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한 한 주간의 고령화 이슈
2019년 7월 넷째주
22일, 충남 홍성에서 출발해 삼척으로 가던 승합차가 전복되었다. 이로 인해 탑승객 16명 중 운전자를 비롯해 4명의 사망자와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이겠지만 이 사건은 고령화로 인해 벌어진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들 중 3명이 잠적했고 그들 모두가 외국인(태국인)이라는 점, 탑승객 16명 중 절반 이상이 불법체류자라는 점(16명 중 9명), 외국인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고령의 나이(70세 이상)라는 점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은 곳들 중 하나는 바로 '농어촌'이다. 기계로 인력을 대체한다 하지만 여전히 손이 많이 가는 업에 속한다. 문제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젊은 사람들은 도심지로 떠나고,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되며 '일을 도울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인력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도 없다. 직업 특성상 '바쁜 때'에만 인력이 필요하기에 단기근로자를 선호하는데 고된 업무로 인해 지원자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따로 일자리가 없는 숙련된 노인이나 젊지만 일하기가 어려운 불법체류자를 채용한다. 이렇듯 사회에서 배척된 이들이 대개 '팀 단위'로 움직이며 일손이 부족한 곳에 일당을 받으며 일을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이들 역시 이런 '팀 단위로 활동하는 단기근로자들'이다.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이번 일은 예견된 점'이자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농어촌에 고령화가 심화되고 사람이 계속해 줄어드는 이상 결국 외부로의 인력 유입은 '무조건'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도 전국 각지에서 사람을 뽑아가지고 말이다. 일할 곳이 없어 경제적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이런 일을 마다하지 않을 테니 언제고 비슷한 일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에서 인력을 관리하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마련해줘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령화라는 흐름 속에서 농어촌은 지원을 받기 어렵다 보니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관련 기사 : http://www.hani.co.kr/arti/area/gangwon/902914.html
23일, 통계청은 '2019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 인구는 1344만 1000명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전체 고령층 인구 중 64.9%(897만 9000명)이 앞으로도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년도 대비 0.8% 높아진 것을 보면 앞으로도 수치는 증가할 거로 예측된다.
이들이 생각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세로 나타났다. 물론 일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이 가장 컸다. '생활비에 보탬'이 취업희망 동기라는 이들이 60.2%로 다수였다. 이외에 일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라는 답변 비율이 32.8%였다. 따라서 고령층이 일을 함에 있어 즐거움보다는 먹고 살 걱정이 우선임을 알 수 있다. 이게 무엇을 뜻할까는 대한민국 국민이 고령층에 진입했을 때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란 점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는 문제가 '연금'이다. "고령층 인구가 일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연금을 수령했다면, 그래도 고령층 인구가 일을 하려 했을까?"라는 질문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현재 연금제도는 개인이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하기에 한계점이 분명하다. 실제로 작년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61만 원이었다. 더욱이 연금수령자의 70% 가까이가 50만 원 미만으로 연금을 수령한다고 조사되었다. 연금만으로는 결코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고령층 인구의 연금제도의 개혁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고령화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
관련기사 : http://www.fnnews.com/news/201907231502443221
문경시 마성면 상내 1길에 위치한 공동체 마을. 이곳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조성한 은퇴자 공동체 마을이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자유롭다. 놀고 싶으면 놀고, 먹고 싶으면 먹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면 된다. 공동체라고 해서 강제로 함께 하는 건 없다. 그저 원하던 귀농생활을 마음껏 즐기면 된다. 생활 유형이 두 개로 나뉘기에 본인이 원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 길게 머물고 싶다면 귀농·귀촌 교육 위주의 정주형(8~10개월 단위)을 선택하면 되고, 짧게 누려보고 싶다면 농·산·어촌 체험 위주의 체험형(3개월 단위)을 선택하면 된다.
선택 유형도 그렇고 공동체라고 해서 강제성도 없다 보니 이곳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체험형의 경우 129명 모집에 741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5.7대 1이었고 정주형은 31명 뽑는데 217명이나 지원, 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단순히 며칠 정도 머무는 수준을 넘어 최소 3개월을 머물며 산다는 걸 고려해보면 지원자가 많다는 게 놀라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에 그토록 끌렸던 걸까? 여러 이유가 존재하겠으나 우선 귀농에 대한 로망을 실현시켜줬다는 점, 월 사용료가 20만 원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머물 수 있다는 점,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모여 동질감을 느끼는 점 등이 있다. 많은 이들이 귀농을 고려할 때 우려하던 점들 중 '정책 비용이 높다', '집단에 섞이는 게 어렵다'를 언급하는데, 이곳에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하다.
고령화라는 흐름 속에서도 이런 시도는 바람직하다. 은퇴자 마을은 대개 전국의 빈집이나 폐교를 리모델링한다. 이 경우 흉물스러운 건물을 수리하고 사람이 머물러 유동인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정체되어 있는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공무원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은퇴 후 귀농, 귀촌을 원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전부터 골치였던 빈집과 폐교 문제 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관련기사 : https://bit.ly/2Ojh1Yt
이화준 콘텐츠 에디터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 봉사활동
죽음학 수업 강연 진행중
Death Cafe 모임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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