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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충전하는 법

MBTI 너 대체 뭐니? 

창업가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매출을 올려 매년 몇 배의 성장을 하는 것을 꿈꾸며 빛나길 바란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매일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아이가 잠든 새벽 2~3시부터 6시까지가 나의 피크 업무시간이 되었고, 낮에는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이런 모습을 본 예전 지인들은 나를 보며, 사업을 한 뒤로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40이 다 돼가도록 내가 발견 못 한 내 성향이 이제야 발현되는구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얼마 전 우연히 MBTI를 반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할 때마다 내 성향이 바뀌어서 나왔다. 내향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외향적이라고 나오는 등 나 자신도 당혹스러울 정도의 결과들이었다. 또다시 사춘기를 겪는 건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현실의 나는 평온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러다 일이 발전되었고, 오히려 전보다 안정되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에너지가 뚝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 건 요 며칠 전이었다. 투자를 받겠다고 멘토링을 받겠다고 더 밀어붙이던 어떤 날, 끈이 후루룩 떨어지듯 부정적 기운이 가득해졌다. 뭘 해도 이 상황이 달라질 수 없을 것 같고, 나보다 훨씬 잘할 사람들이 널렸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고, 돈만 낭비하는 건 아닌지, 집에서 애나 잘 키울 것이지, 할머니한테 폐만 끼치는 것 같은.. 나열하기에도 너무 많은 여러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감싸버렸다.

심리전문가이신 김수향&정소희 대표님이 평소 나를 보고, 뭔가 성격검사가 다르게 나온 거 같다고 했다. 뭐.. 성격검사가 어떻게 딱 맞을 수 있을까 하며 반신반의하며... 다시금 읽어갔는데. 어머...! 이건 나잖아! 뭐지.. 나를 다 읽힌 거 같은 이 느낌은...! 나를 잘 알아야 나로서 더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자신이 살아갈 수 있다며 말이다.


이렇게 나를 알고 나니.. 부정적인 기운을 몰아낼..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찾아냈다. 그건. 나를 보살피는 거였다. <디어라운드>가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나를 보살필 방법을 몰랐다니..! 그 사실을 알고, 더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임신 때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신체적으로 홀로 지내는 시간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그 상황 때문이었나보다. 나에게 이런 글쓰기 시간이, 그림 그리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그 시간이 행복하고 호기심 어린 시간을 가져다줄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아이가 세상을 마주하는 그 호기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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