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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o습o관 May 15. 2024

105. 미래대화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나의 책 역사엔 두 번의 성장기가 있다. 하나는 고등학교 시절 잠시 과외를 해주던 언니가 소개했던 프로이트와 대학교 1학년 때 구매한 제3의 물결. 

둘 다 내 인생을 바꿨냐고? 못 바꿨다. 왜? 못 읽었다. 글자를 읽긴 읽었는데 이해는 못했다. 그런데 그냥 그 책을 읽었다는 것, 제목을 안다는 허영심을 채운 것만으로 뿌듯했다. 그런데 왜 성장기냐고?  

책을 읽는 이유가 변했기 때문이다. 재밌는 책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 관심이 재미없을 거 같은데 이상하게 재밌는 책, 나를 알아가는 책, 세상을 알아가는 책들도 있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나의 지적허영심은 쭈욱 계속 됐다. 그냥 그런 책이 좋았다. 이해를 못 해도. 



내가 그렇게 주물럭 대던 책을 쓴 엘빈 토플러의 직업은 최근 미래학자로 변했다. 

내가 처음 토플러 책을 접했을 당시 그는 그냥 작가였다. 그리고 작가 이전엔  공장 직원이었다. 

그의 이력에서 미래학 전공은 찾을 순 없다.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들리는 미래학을 40년 전엔 어떻게 했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40년 훨씬 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학을 붙여가면서 일삼아 공부하는 사람들, 학문이 생기는 건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만 잘 연구해도 남들보다 조금 빠른 시간차만으로도 적지 않게 이득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도구가 좋아져 누구라도 가능할 것 같기 때문이다. 



검색창에 미래학이라고 치니

어느 대학에 가면 미래학을 공부할 수 있냐

미래학자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묻는다

공부할 수 있으면 그건 이미 미래가 아니지 않나?  몰라야 미래 아닌가? 




더 멀리 보는 사람, 당장 내일만 보는 사람이 있을 뿐인 거 아니야?

자기 앞일만 간신히 보는 사람,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일에서도 앞 일이 보는 사람이란 차이 아니야?

결국 우린 모두 미래학자 아니야?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미래학에 대해 글을 쓴 분들이 누가 계신가 찾아본다. 

찾았다. 보물. 

심지어 이분은 매거진 없이 브런치북만 3권이고 3권 모두 미래로 시작한다. (출간한 책들은 더 많으시다.)

이야..... 진짜 신은 내 편인 거야? 운명이란 게 있는 거야?! 이건 뭐 거의 개인 맞춤형 브런치다. 

그의 책을 읽으니 권정생 작가의 랑랑별 떼떼롱이 생각났다.

권정생 작가도 미래학자였구나. 

심지어 내가 첫 번째 하트를 날리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뿅뿅뿅 나와라 하트



김현곤 작가의 미래대화를 읽으면서 어떻게 내가 처음 하트를 주는 희한한 행운을 가지게 됐을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내가 궁금한 게 다 있는 책인데, 이렇게 간결하고 요지가 잘 전달되는 책인데 왜일까. 

현재가 초라하고, 힘들고, 지치더라도 미래는 행복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준비하며 살라는 브런치북엔 왜 하트가 없었을까? 



정말로 소통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 없는 이유뿐일까? 

해결책이 비현실적으로 쉬워서일까?

우리가 너무 발등만 보고 사느라 바쁜 것일까? 

현실에 지쳐 미처 눈을 들지 못해서일까?  

현재 없이는 미래가 없어서가 아닐까?

현실 달리기에서 얻은 에너지로 미래의 눈에 불이 켜지는 것이 아닐까?

김작가는 얼마나 치열한 달리기를 하고 미래의 눈을 뜬 것일까? 



외로움은 앞서가는 이들의 숙명이 아니겠나 싶다.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fut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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