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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o습o관 May 13. 2024

104. 시 탐정 사무소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칭찬도 그리고 상도.

상을 준다는 건 잘하고 못하는 거, 더 나은 거 못한 거가 있다는 의미인데 글에도 그런 게 있다고 하면 예술에서 창의성, 개인적 선호도를 어떻게 줄 세울 수 있냐는 반발 세력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에미상, 퓰리쳐상, 연예대상, 뉴베리 상, 칼데콧 상 이런 게 존재한다. 상을 받았다고 다 좋은 책이라거나 내가 좋아할 책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상만큼 좋은 걸 고르는데 유용한 필터도 없다. 

정말 좋은 건진 몰라도 적어도 누가 읽어봤다는 이야기 아닌가. 아무나도 아니고 그 분야에서 방귀 좀 뀐 사람들이 그중에 좋은 걸로 골랐다는 이야기니까 넓은 바다에서 물고기 잡는 것보다 대야에서 잡는 게 쉽지 않겠나 싶은 기대감이 생긴다. 


그리고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도대체 글 잘 쓰는 사람은 누구냐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다음 단계는 도대체 상 받는 글은 어떤 글이야 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그렇게 들어가 브런치 수상작을 둘러본다.

흥미로운 책들이 여럿 보인다. 그런데 그중 유독 눈에 밟히는 책이 있다. 


 정 사무소


이락 이강휘 작가의 책을 읽으니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취권이 생각났다. 빵빵한 근육도 몸을 뺑 둘러싼 총알띠도 없이 허름한 옷 하나만 입고 휘청휘청거리면서 심지어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모습으로 술에 취한 듯 힘을 가지고 노는 경지가 영화에서 내가 본 취권이고 나한테 이작가의 소설이다.


어미의 뜻을 생각하며 시를 읽는다고? 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박진감 넘치는 추리소설에 엮는다고? 이렇게 시가, 시인을 궁금하게 한다고? 이게 자유자재로 가능하다고? 

게다가 인물설정을 통해 대중성까지 챙긴다.


가지고 논다는 말이 생각난다.


다른 수상작품 중에는 출판과 동시에 글을 브런치에서 삭제한 경우도 있는데 이작가가 남겨두신 덕분에 아직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매거진보다 이야기가 매듭지어진 브런치북을 선호한다. 그게 내 정신건강에 좋아서다.책이란 게 그렇지 않나. 끝이 없는 인생이지만 책만큼은 눈에 보이는 끝이 있다. 그만큼 위로가 되는 끝이 있을까. 그런데 이 작가님 책엔 끝이 없다. 
남은 시는 네가 직접 찾아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맞으시구나.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poemdet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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