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 책들은 고전에 들어갈 수 있을까.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시대를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이야기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미래라는 아주 한정적인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한 책이 미래학 책이다.
게다가 미래가 현재, 또는 과거가 되면 그 가치는 어떻게 될까. 맞으면 다행이지만 맞지 않는다면 돌팔이 되기 십상이다. 도서관에서 천 원에 처분되는 책들을 보면 책에 연도가 붙어있는 책들이 많은 이유다.
내가 아는 가장 큰 뼈다귀를 제일 먼저 읽지 못한 이유는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토플러의 책이 한 권도 없어서다. 희한하지 않나? 600만 부나 팔린 책인데 이제는 더 이상 찾는 이가 없다는 사실이.
앨빈 토플러는 내가 심하게 주물러 대고도 반도 기억을 못 하는 제3세계의 저자고 가장 뛰어난 미래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검색 엔진에서 조그만 찾아도 금세 찾을 수 있는 인물이다.
나는 그를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미래의 충격을 읽기로 했다. 그가 책 서문에 말했든 미래를 점치는 일 따위는 점성술사에게 맡기고 그가 미래를 보는 방법이 궁금해서 말이다.
토플러도 동의한 미래를 보는 방법 중 하나는 권정생 작가처럼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토플러는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미래를 본다.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비 인형을 만든 마텔사의 마케팅 전략을 관찰해서 일시성이라는 경향이 미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를 통찰했다. 앉은자리에서 천리를 본다는 게 이런게 아닐까.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에서 영속성의 종말, 일시성, 새로움, 다양성이라는 네 개 묶음으로 미래를 분류했다.
비록 종이로 만든 웨딩드레스는 틀렸더라도 애들 생일파티에 수두룩하게 쌓이는 일회용 접시, 환경 문제, 핵개인, 돌싱들의 연예프로의 인기를 50년 앞서서 예측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공지능과 인공 생체기관도 구체적인 이름과 방법을 맞추진 못했지만 개념은 이미 예상했다.
사람들이 변화하는 미래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게 될 증상도 처음으로 진단했다.
이로서 나의 병명이 밝혀졌다. Future shock.
토플러는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자세로 관찰(observing), 관계 (relating), 선택(choosing)을 제시한다. 지금 빅데이터를 장착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데 저걸로 되느냐고?
그딴 시시한 정보를 얻으려고 책을 미친 듯이 읽었냐고?
맞다. 난 그래서 읽었다.
미친 속도로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가는 세상.
그곳에서 불안하고 준비되지 않아 마음이 병든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변하지 않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했다.
속도를 잡아야 돈을 버는 세상이니 돈은 조금 못 벌더라도
변화가 속도를 위해 재끼고 간 소중한 것을 주섬주섬 주워서
아이들이 준비할 수 있는 곳, 쉴 수 있는 곳을 꾸며야 한다는 확신을 위해서.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책 말미에 개인적인 처방도 받았다.
그리고 미래의 충격은 고전이다.
미션 네 번째.
그렇다면 좀 더 구석구석 살펴볼 안경과 도구를 제시해 줄 수 있는 책은 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