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뿌리를 따라가 보자
어떻게 하면 한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여전히 궁리를 한다.
내 나라 말에 관심을 가져준 것도 고맙고,
소수 언어인 한국어에 관심을 가져준 이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들이 더 사랑해 줬으면 해서 말이다.
여전히 언어를 배우려면 문화를 알아야 하고 문화를 알려면 글 만한 게 없다고 믿는다.
그렇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한국의 글을 소개하고 싶었다.
어떤 글을 소개하면 좋을까
어떤 글이 한국을 잘 소개할 수 있을까
좋은 작가가 없어서 고민은 아니다.
훌륭한 문장가가 없어서랴
시대정신이 투철한 작가가 없어서랴
재미난 이야기꾼이 없어서랴
명작을 선뜻 추천할 수 없는 건 언어 공부라는 목적이 있어서다.
언어의 목적을 생각하면 너무 오래 전에 쓰여진 글을 고를 수는 없다.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을 생각하면 난해한 주제는 인기가 없다.
특별한 배경이나 상황이어도 교재로는 적절치 않다.
저작권 문제까지 있으니 쉬운 일이 아니다.
욕심 같아선 되도 않는 깜냥으로 한국 문학의 찐맛을 뵈 주고 싶지만
결국 그저그런 글을 골라야 할 모양새다.
그런데 한 가지가 포기가 되지 않는다.
눈 앞에 떨어진 급급한 목적에 맞춘다고 해도 말이다.
정체는 바로 한국의 정신이다.
너는 누구냐?
일단 꼬리를 밟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