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심장이 세 개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동물을 좋아하는 작꿀이는 유튜브 선생님한테 배워서 가끔 별의별 희한한 동물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문득 심장이 세 개인 삶은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제가 만난 관계 문어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제가 빵 먹으러 가서 물어요.
나 빵 먹을 건데 너 먹을래?
문어가 안 먹는다고 하네요.
진짜지? 이따 달라고 하면 안 준다.
거기다 협박이랍시고
한 입만 그런 거 하는 애들이 제일 싫어.
있어야 되는 것은 없고 없어도 되는 식탐이 있는 저는 빵이 나오면 누가 뺏아 갈세라
두 번 묻지도 않고 먹어요.
저 같으면 치사해서 인간 따라 빵집 다시 안 갈 거예요.
하지만 문어는 따라나섭니다.
문어가 빵을 먹고 싶을 땐 달라요.
나 빵 먹을 건데 너도 먹을래?
다이어트한다고 맨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제가 한 번 튕기며 그럽니다.
아니.
그러면 문어가 그래요
한 입만 먹어봐
싫어.
그럼 문어가 또 물어요.
진짜 맛있어서 그래.
안 먹으면 후회할 거 같은데
그럼 다이어트에 급 진심인 척 제가 짜증을 내며 그럽니다.
너 때문에 다이어트도 못하겠다.
못 이기는 척, 먹어주는 척, 왕 한입을 먹어요.
그럼 문어는 배알도 없이 실실 웃어요.
거봐 맛있다고 했지?
아주 드물게 단호한 제가 끝까지 안 먹을 때면
문어는 미안해할 필요도 없는데 미안해하며 혼자 빵을 먹습니다. 이쯤 되면 같이 먹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제 다이어트는 인간의 속도예요.
때로는 같이 안 먹기도 해요.
처음엔 이게 이해가 안 됐어요. 문어가 빨판을 달고 뻗어대는 관계가 피곤하다고도 생각했어요.
뭔 걱정은 그리 많은지 알아서 하겠다는데 빨판을 왜 이렇게 들이대는지. 급해서 달리는데 척 붙은 문어 다리를 떼어내려고 하니 죄책감도 들잖아요. 다리 하나 뗀다고 해도 남은 다리가 많으니 괜찮겠지 흘끗 보고 냅다 달립니다. 순해터진 문어한테 매정하게 한 죄책감도 나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니 문어 탓이죠. 쿨한 거 멋있잖아요. 상처도 안 받고 단순하고 편하고 빠르고. 심장이 세 개여도 세월 앞에 어쩔 수 없는지 문어 다리가 흔들리네요. 비겁한 저는 세월 탓을 해봅니다. 제가 걱정할까 봐서인지 덜덜 거리는 다리로 문어는 춤을 춘다며 씩씩하게 웃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