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아프리카 공부>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
2020년 3월, 나에게도 기회를 줄 만큼 용기 있는 출판사 ‘힐데와소피’와 의기투합해 아프리카에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책을 내기로 했다. 처음엔 책 디자인이나 마케팅은 몰라도 원고를 쓰는 일은 온전히 혼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독립국의 군주'(⌜직업으로서의 소설가⌟)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말 걸어주지 않아도 글을 재료 삼아 나의 ‘독립국’을 꾸며온 터라 다른 사람과 함께 글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어떤 글이 조회나 공유가 많이 되면 무서워하기도 했다. 이 책도 자칫하면 유달리 긴 독백이 되었을 뻔 했다.
하지만 힐데와소피는 내 글에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었다. 2020년 발간된 두 사람의 공저 <나는 통일을 OO합니다>를 만들며 가장 많이 한 활동이 ‘독서나 글쓰기가 아닌 대화였습니다'라고 책에 썼을 정도로 대화를 좋아하는 힐데는 집요한 질문과 제안으로 내 머리속에서도 명확하지 않았던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줬고, 내 머리속에서만 자연스럽던 맥락과 구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주었다. 올해 초, 친구들이 초고를 읽고 나눠준 다양한 의견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아프리카라는 주제가 한국에선 워낙 마이너해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여럿 써오면서도 이견이나 질문을 받을 일이 거의 없었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질문과 도전이 불편할 때도 있었다. ‘이 정도 설명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해야해?' 투덜거리면서 원고를 다시 깁고 다듬곤 했는데, 수정할 때마다 원고가 나아지는 게 눈에 보여 앞서 짜증 낸게 머쓱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화가 중요하고, 나아가 책을 내는 행위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임을 서서히 이해해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 내 책이 조금이라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늘 걱정이었다. 그렇게 출간 전 마지막 교정 교열을 하고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아주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 우리 원고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지원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출간비 일부를 지원받게 되었다는 사실도 좋았지만, 처음으로 가까운 사람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원고의 가치를 인정해줬다는 점이 더 기뻤다.
원고가 독백이 아닌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힐데와소피, 초고 리딩에 기꺼이 응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큰 용기를 준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심사위원분들께 감사하다.
이제 정말 곧 책이 나온다는 게 실감 납니다. 브런치 독자 여러분, 곧 출간될 <내일을 위한 아프리카 공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