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관심 없지만... 그래도 (해야)할 이야기는 있다
얼마 전 각 당의 후보 등록도 끝났고, 어제(3월 27일)부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되었다.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모습인 것 같지만, 정책은 마치 선거라는 쇼에 구색을 맞추는 배경음악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시간은 다들 그저 자기를 뽑아달라, 누구를 지켜달라, 누구를 심판해 달라, 뭐를 청산해 달라는 말만 목청 높여 외치는 것 같다. 내 지역구의 경우 겨우 글로 적힌 공약 정보를 찾았는데 지지율 1~2위라는 주요 후보들의 지역 정책이 재개발, 랜드마크 건설, 규제 완화 등 거의 같은 내용이라 거의 구분이 안돼서 웃기고 슬펐다. 나는 투표권은 있지만 나를 대표할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 정책을 살펴보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심지어 정말 적은 사람만 관심 있을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정책을 대통령 선거도 아닌 국회의원 선거에서 찾아보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한번 조사해 보았다. 다행(?)히도 역시나(?) 대체로 관심이 없어서 오래 걸리지 않았고, 오히려 글로 옮기는데 더 긴 시간이 든 것 같다. 이렇게 쓰면서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모두가 마음에 안 드는 와중에 어느 당이라도 뽑아줄 만한 실낱같은 이유가 필요한 사람에게, 혹은 선거 지나고 국제개발협력,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말이라도 걸어볼 만한 당이 어딜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혹시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록을 남겨본다.
조사는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의원선거 정책공약집을 대상으로 했다. 두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은 선언적 수준의 10대 공약 외에 자세한 내용을 찾을 수 없고, 그마저도 모정당과 비슷해서 때문에 별도로 조사하지 않았고, 그 외에 제3지대를 표방하는 신생 정당들도 홈페이지에 제대로 된 정책 안내나 정책공약집을 찾을 수 없어 조사하지 않았다.
여기서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공약은 정부 자금으로 집행되는 공적개발원조(ODA)에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글로벌 기후위기와 난민, 무기수출처럼 지구촌 차원의 논의와 더 가까이 연결된 사안, 각종 국제 연대, 남반구 국가 대상 외교 등을 포괄한다. 이런 내용은 각 정당이(혹은 적어도 그 당에서 정책자료집을 준비한 사람들이) 지구촌의 여러 존재를 어떻게 보는지(세계관), 그리고 그곳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자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모두가 성장과 발전을 외치는 와중에 각 당이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싶지만 그건 훨씬 더 많은 품이 드는 작업이라 이번엔 직접 다루진 않는다.
업계(?) 내에서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논의하자고 하면 보통 ODA의 규모나 그 안에서의 무상원조・NGO단체 지급 예산 비율, 전문가 양성, 한국 기업이나 청년의 해외 진출 방안, 국익과의 조화, 한국의 '성공적 발전경험'의 확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체를 표방하는 국제개발협력민간위원회(KCOC)도 대체로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글: https://brunch.co.kr/@theafricanist/155)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렇게 예산 규모나 구성, '주는' 원조 차원에 치우친 논의가 국제개발협력이 한국 사회에서 발전에 대한 논의를 다양화하는데 기여하고, 더 많은 시민의 관심사가 될 기회를 닫는다고 생각해 국제개발협력을 더 넓은 관점의 이야기로 다루고자 한다. 실제로 ODA와 같은 좁은 의미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서조차 앞서 말한 넓은 관점의 주제들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러다간 서론이 본론보다 길어질 수도 있으니, 얼른 세 정당의 22대 국회의원선거 정책공약집에 수록된 국제개발협력 관련 내용을 살펴보겠다. 가나다 순서에 따라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순으로 정리하였다. 개인적인 관점과 고민을 기준으로 정리하고 평가한 내용이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과 연대해 녹색정의당을 출범시킨 녹색당 당원임을 미리 밝힌다.
1. 국민의힘
[투자활성화로 수출강국 도약] - "에너지 강국! 에너지 수급은 합리적으로, 에너지 복지는 두텁게 하겠습니다" (155쪽)
►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원전산업 생태계 기반 구축
- 중점 수주국 대상 세일즈 활동 강화, 자원보유국 대상 SMR과 연계한 자원외교전략 추진 등을 통해 원전 수출 성과 창출
[투자활성화로 수출강국 도약] - "통상대국! 수출 G5국가로 도약하겠습니다" (156쪽)
► 우리나라의 통상 영토를 지구의 90%까지 확장
- 신흥국가 대상 전략적 무역통상협력관계, 경제동반자협정 등 FTA 다변화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서겠습니다" (233쪽)
► UN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책무 충실히 이행
- UN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 통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평화, 안보, 여성, 기후변화, 사이버 등 글로벌 아젠다 주도
►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 아프리카 국가들과 상호이해 증진 및 교류협력 강화
► 'UN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협상회의 개최
- 환경 악화시키는 플라스틱 오염 예방과 감소를 목표로 세계 각 국가별 행동계획 촉진하는 국제협약 체결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
-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간 번역과 발전에 기여
► ODA(공적개발원조) 증대
- 기후변화, 전쟁 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ODA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제사회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책무를 성실히 이행
► 스마트 글로벌 맞춤형 외교 추진
- 유럽연합,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권역별 특성에 맞는 외교방향 강구
[저탄소 전환 촉진]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혁신하고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합니다" (254쪽)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감축목표 상향 및 유상할당 확대
- 제4기 계획기간(2026-2030년) 산업별 감축목표를 국가감축목표 상 부문별 목표보다 상향
[청년] - "청년들의 세계를 향한 도전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277쪽)
► 청년들의 해외 연수 기회 확대
- 해외 싱크탱크 및 기관에서 인턴십 프로그램 기회를 제공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 챌린저' 사업 대상 국가 및 기관을 확대하고 기후변화(환경), AI(첨단기술) 등 대상 분야 확장
► 다문화 청년 등에게 국제교류 참여기회 확대
-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선발시 다문화 청년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 가산점 제고
국민의힘의 경우 남반구 국가 등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이 다른 정당보다 많았고(신흥국 대상 FTA 다변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등), 기후위기에 대해서 이 글에서는 국가감축목표만 언급했지만, 탄소권 거래 등 탄소금융과 소위 말하는 기후산업을 육성하는 방법 등에 치중된 정책이 주를 이뤘다. 이는 개발로 인한 문제를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또 다른 개발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원전산업을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대하겠다는 정책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글로벌 문제로 확산되고 한번 작동되면 쉽게 멈출 수 없는 원자력 발전소가 더 생긴다는 것은 첫째, 글로벌 수준에서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고, 둘째, 원전이 생산할 엄청난 에너지에 맞춰 또 엄청난 생산과 소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ODA 대해서는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서만 언급되었는데, 다문화 청년에게 코이카 봉사단 지원 시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정책은 조금 흥미로웠다. 기왕 하는 거 남반구 국가의 청년들이 한국에 와서 자원활동을 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면 더 다양한 국제교류가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민의힘 총선 공약 자세히 보기: https://www.peoplepowerparty.kr/pledge
2. 녹색정의당
[살리는 생태] - "에너지: 공공중심 100% 재생에너지 대전환" (29-31쪽)
► 석탄발전소 퇴출을 통해 화석연료 사회로부터 벗어나겠습니다
-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및 투자 금지, 국내 탈화석연료법 제정
► 원자력진흥법 폐지 등 조속한 탈핵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노후 핵발전소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
[살리는 생태] - "자연의 권리를 보장! 생태학살은 처벌!" (51-54쪽)
► 난개발 방지를 위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전면 개선하겠습니다
- 월경성 환경영향평가제도(TEIA)를 도입하여 부정적 환경영향을 제거 또는 감소
[돌보는 생명] - "이주민: 공존과 상생의 이주사회 토대 구축" (105-108쪽)
► 인권을 존중하는 난민법을 만들겠습니다
- '인권피해자'로 난민 규정
- 신청서 작성 지원시스템 개선, 심사회부 사전 판단제 폐지 내지 최소화, 보호시설에서의 장기체류 금지 및 시설 개선, 전문 심사인력제 및 심사 이의제기권 도입 등 심사과정 개선
- 심사 일정 기한 지연 시 '인도적 체류허가자' 가인정
- 인도적 체류허가자 처우 확대
► 문화 다양성을 제고하겠습니다
- 문화 다양성 보호와 증진의 내용이 담긴 방송법 개정
[평화로운 생존] - "외교: 녹색 평화를 위한 다차원 협력" (151-152쪽)
► '국제기후평화연대회의'와 '진보정당 인터내셔널'을 추진하겠습니다
- 평화, 기후협력 등 국제사회의 공동 의제 해결을 위한 중견국 및 남반구 국가의 '국제기후평화연대회의' 제안, 상설기구화 추진
- 전 세계 '녹색 평화'의 현실화 선도와 연대, '진보정당 인터내셔널' 추진
- 기후변화 고통 개발도상국 지원 '손실과 피해 기금' 등에 적극적 기여
- 공적개발원조(ODA)를 유엔 권고 수준인 국민총소득(GNI) 대비 0.7%까지 증액, '빈곤퇴치'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으로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전면 개정
[평화로운 생존] - "무기 산업: 무기 산업의 평화적 규범 준수" (164-165쪽)
► 분쟁지역 무기수출금지 등 무기 산업의 평화적 규범 준수를 이루겠습니다
- 분쟁지역 무기수출금지법, 분쟁지역・비인도적 무기 수출에 따른 현지 피해 배상의 근거를 위한 무기수출기업배상법 제정 등을 통해 무기 산업의 축소와 평화적 규범 준수를 위한 국내법적 근거 마련
- 국내 무기박람회 개최 중단 및 기업의 해외 무기박람회 참여 예산 지원 제한
► 비인도적 무기에 관한 국제법 비준 동의를 추진하겠습니다
-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에 대한 완전한 가입과 집속탄금지협약(CCM), 지뢰금지협약(MBT) 등 군축을 위한 국제법 서명과 비준, 국회의 동의 추진
- 무기거래조약(ATT)에 따른 당사국 수출입 내역 보고서에 대한 감시 강화
[평화로운 생존] - "남북의 평화 공생" (154-156쪽)
► 대북제재 완화-경협 재개를 이루고, 경제사회협력협정을 체결하겠습니다
- 대북제재 완화와 연동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에 막혀 있는 남북 경협 재개
- 정치・군사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경협 유지, 일부에게만 대박이 아닌 노동자, 청년 등 한반도 모든 구성원을 위한 경협이 되도록 '남북경제사회협력강화협정' 체결
► 서해 평화수역을 조성하고, 재생에너지・생태 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 북한의 자연재해 대응, 탄소저감 및 재생에너지 역량 강화를 위한 학술교류 및 인프라 지원
- (가칭)'태양과 바람의 한반도 프로젝트' 추진: 가정 태양광 패널 설치, 기초단체별 재생에너지단지 조성, 기초자치단체 중심 자매도시 결연 소규모 재생에너지협력 사업 추진, 남북 합동 풍력발전 조사 등 구체화
- 공동생태조사 및 생태복원사업 실시하여 서해-비무장지대(DMZ)-동해안 접경지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및 보전 추진
녹색정의당은 녹색당과 정의당이 이번 선거를 위해 기존의 정의당을 기반으로 출범한 선거연합정당으로 녹색정의당의 선거 공약에서 드러나는 세계관과 글로벌 연대에 대한 관심은 다른 두 당에 비해 훨씬 폭넓고 다양했다.
우선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및 투자를 금지하겠다는 공약이 눈에 띈다. 한동안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진행되는 석탄발전소 건설에 한국 정부의 개발차관이 투입되거나, (공)기업이 참여하는 문제가 논란이었다. 하지만, 2021년 세계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탈석탄을 추진하며 지금은 사실상 한국 정부와 기업의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투자는 그전에 시작된 것 외엔 거의 중단된 상태로 보인다. 언제 다른 지역에서 석탄발전소 수요가 생길지 모르니 아예 제도로 못 박아 놓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LNG발전소나 수력발전 등에 대한 한국 정부 투자나 기업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서 공공부문의 해외 개발사업 투자나 참여 전반에서 고려하고 지켜야 할 환경・사회적 원칙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원칙을 수립하기 위해선 각 나라와 지역에 적합한 탈중심적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는 무엇인지부터 남반구 정부가 산업화나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로의 이행을 원할 때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하거나,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지 등의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현행 "개도국의 산업발전"과 "대한민국과 개도국의 경제교류를 증진"하는데 필요한 사업에 대출 또는 출자한다고 정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법을 "빈곤퇴치"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으로 전면 개정하겠다는 공약은 유상원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빈곤퇴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관해서는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녹색'정의당 답게 굉장히 많은 공약이 있었는데, 산업과 자본이 아닌 농민과 노동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삶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다른 당과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동시에 탄소세, 탄소금융, 배터리 산업 같은 관련 산업 육성처럼 기후금융과 기술에 치중된 정책을 볼 때는 막상 제도적 측면에서는 다른 당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남반구 국가와의 국제관계에 있어 경제교류나 원조 외에 국가 간, 정당 간 연대기구를 창설한다는 안은 흥미롭지만, 이미 있는 비동맹운동(NAM), 국제연합 내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 글로벌 정치 연대체인 글로벌그린즈, 진보동맹,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등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기여하는 것과 비교해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주로 누군가의 옛날이야기로만 들을 수 있지만, 한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과 단체에게 중요한 일이었던 북한과의 협력을 생태 협력을 중심으로 복원하겠다는 내용도 눈여겨볼만하다.
마지막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 정권 모두가 자랑했던 무기산업, 특히 무기 수출에 제동을 거는 정책은 국제평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개발에서는 인도적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국내 난민 이슈에는 침묵하던 것과 달리 난민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겠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낸 것도 눈에 띄었다.
녹색정의당 총선 공약 자세히 보기: https://www.justice21.org/newhome/policy/index.html
3.더불어민주당
[미래성장] - "무역구조 혁신으로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 (174쪽)
► 수출시장・수출품목 다변화 지속 추진
- 신흥 수출시장 개척,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확대
[미래성장] - "IT・SW 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178-179쪽)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IT・SW 수출 활성화
- 신흥시장 개척 및 선점을 위한 거브테크(GovTech) 해외수출 강화
[미래성장] - "과감한 탄소 감축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211쪽)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2018년 대비 52% 감축 추진
[미래성장] - "ESG와 기후금융 활성화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겠습니다" (218쪽)
► RE100 펀드 조성, RE100용 발전사업 융자 우선 사업 등 기후금융 활성화 추진
- 공적기금의 국내외 탄소 다배출사업 투자 제한 및 RE100 등 탄소중립 투자 활성화
[평화복원] - "평화와 경제적 국익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겠습니다" (265쪽)
► 주변 4강외교의 재편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외교 구현
- 기후위기대응, 개발협력, 보건협력, 국제평화 유지 활동 강화
[평화복원] - "남북교류협력 재개와 인도주의 협력을 촉구하겠습니다" (268쪽)
► 남북 보건의료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협력을 통한 남북 신뢰 조성
- 북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 인도지원, 개발협력,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을 통한 북한 주민 인권 증진 추진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앞서 살펴본 두 정당에 비해 훨씬 더 자국중심적이었고, 남반구 국가는 오직 개척되어야 할 신흥시장으로만 등장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선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된 정책이 많았고, 또 다른 특징은 이미 남용이 너무 심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이익 증대를 목표로 하는 ESG에 매우 치중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인데, 더불어민주당도 그런 문제점을 인식한 듯 "무늬만 녹색인 ESG워싱에 대한 규율 강화"도 공약에 포함했다.
공적개발원조에 대해선 특별한 관심이나 고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여 개발협력 활동을 강화하겠다 정도가 언급되었고, 그 외엔 북한과의 개발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언급 정도만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의원 선거 정책공약집에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고, 나름의 평가를 해보았다. 사실 공약집엔 온갖 공약을 나열하느라 각 공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고,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과 연대한 녹색당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정부나 기업이 다른 나라의 개발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평소에 잘 이야기하지 않아서 일부 평가는 원래 의도나 맥락에 대한 오해나 각 당에 가진 나의 편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올해 ODA 예산만 해도 6조가 넘었다는데 관련된 논의와 감시는 찾기 어렵다. 시민사회에서는 발전대안 피다나 참여연대 정도가 그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말 정치판으로, 국회로 국제개발협력 이야기,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벌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주요 정당에는 국제적인 주제를 다루는 위원회들이 있다. 각 당의 국제위원회가 얼마나 활발한지는 모르지만, 일단 녹색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는 국제위원회가 있고, 정의당에는 국제연대위원회가 있다. 아직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좁게는 ODA에 대해 정당 차원에서의 대응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더 많은 국제개발협력 활동가가 정당 활동이나 그간 꾸준히 정책 감시를 해온 발전대안 피다의 활동에 참여한다면 논의의 공간도 넓어지고, 시민과 정치권, 언론의 관심도 키워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도 꼭 하고, 뭔가 말 걸어보고 싶은 정당이 있다면 당원으로 가입해 지역이나 국제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