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금술사 Mar 24. 2016

가상 인터뷰(2)

좋은 말로 할 때 닫혀라?!


기자:    요즘 구상 중인 아이디어가 있으시다고요?

나:       구상 중이라기보다 그냥 지나가며 떠오르는 잡생각들이죠 뭐.

기자:    한 가지 소개해 주신다면요?

나:        엘리베이터 층 수 버튼을 포스 터치(Force Touch 혹은 3D Touch)로 만드는 거예요.

기자:    누르는 압력의 정도에 따라 다른 기능을 실행하는 감압 터치 말씀이죠?

나:        네.  사람들은 가고자 하는 층 버튼을 누르고 항상 문닫힘 버튼을 연이어 누르잖아요. 비효율적이죠. 차라리, 아래에 멀리 떨어져 있는 닫힘 버튼을 없애고 각 층 버튼을 3D Touch방식으로 만드는 거예요. 살짝 누르면 지금처럼 해당 층이 목적지로 등록되고, 좀 세게 누르면 층이 눌려짐과 동시에 엘리베이터 문도 닫히는 거죠.

기자:     그렇군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편리하겠군요.

나:        ....



 우리의 성급함을 잘 보여주는 예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이 있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의 한 엘리베이터 taken by JSL



개인적인 가설로

국내에 운영 중인 엘리베이터들의 '닫힘' 버튼은

'1'의 그것보다 더 많이 눌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나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곳.

1층.

 

그 막강한 존재감을 이기고

1층이나 지하주차장으로 가며 한 번,

위층으로 올라가며 한 번 

쉼없이 눌린다.


사실,

닫힘 버튼은 큰 역할이 없다.

엘리베이터의 좌우로 열리는 문은

기본 상태가 '닫힘'이다.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을 때도,

위아래, 수직으로 이동할 때도

어김없이 문을 '닫아' 놓고 있는다.


문이 열리더라도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기본 상태로 반드시 되돌아 온다.


그 약간의 시간마저 아까운 정말 열심히 사는 우리.


서두름, 이기심, 효율성을 상징하는 닫힘 버튼보단

여유, 배려, 기다림, 함께를 상징하는 열림 버튼이

더 금방 고장 났으면 좋겠다.


인터뷰 속 아이디어가

가상의 아이디어로만 그치길 간절히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가상 인터뷰(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