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도 마음공부도 저항이 문제였군요! 그렇다면…

start again #3

by 더앨리스

수영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은 물의 저항을 느낄 줄 아는 것과 그 저항을 잘 다루는 것에 있다.


(저항 : 물체의 운동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땐 모든 게 그저 저항이었다.


시간을 정해 등록을 하고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수영장까지 가는 과정에서 그 흐름을 방해하는 모든 일들도 저항.


몸이 피곤한 날이나 날씨가 궂은날엔 수영장에 갈까 말까 백 번쯤 고민하다가 수영가방을 집어 들고 나왔던 그 모든 상황도 저항.


수영장 물속에 들어갈 때마다 낯선 힘에 휘말려 물속에서 걷는 것조차도 힘이 들었던 것도 물론 저항이었다.


그땐 그게 저항인 줄도 몰랐다.


어떤 힘의 원리가 나에게 미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그 낯선 힘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겨우 뜨고, 겨우 숨 쉬고, 겨우 발차기를 했던 내가 다양한 동작을 연습하고 숨쉬기와 팔과 다리동작의 균형을 잡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저항이 무엇인지 알기 시작한다.


수영이라는 운동은 물의 저항을 넘어서기 위해 수많은 동작을 훈련한다.


사소한 차이도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더 사소한 저항까지도 잡으려 애쓴다.


미세한 동작을 끊임없이 수정하여 훈련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개발하며 저항을 줄이고 심지어 수영모도 저항이 될 까봐 머리를 밀고 훈련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저항이 무엇이기에 치열하게 이 힘과 싸우고 있는 것일까?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그렇게도 없애려 했던 저항이 진짜 사라진다면 수영은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


수영은 그 자체가 저항을 즐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물의 저항은 정직하다.

내가 밀어내는 힘에 대해서만 세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면 물은 그에 대항하는 만큼의 힘을 내게 보낸다.


리커버리를 처음 배울 때 강사님은 물을 잡으라고 하셨다.


물을 잡는다?

액체인 물을 어떻게 잡으라는 말인가?


손과 팔에 느껴지는 물의 저항을 느끼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물 잡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떻게든 물을 잡아보려고 어깨와 팔에 힘을 잔뜩 주고 팔을 휘저으면 물을 잡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내가 물에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엉뚱하게 새어나간 내 힘으로 인해 균형이 깨져버린 내 몸은 이리 흔들 저리 흔들거린다.

마치 물이 나를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릴 때 동생에게 장난감을 주려고 했다 말았다 하는 행동을 하며 놀렸었는데, 물도 나에게 잡힐 듯 말 듯 한 행동을 반복하며 날 놀리는 듯 느껴졌다.


그러나 이렇게 억지로 저항을 이기려 하면 내 몸만 아프고 내가 밀어낸 힘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간다.

여기에 물의 조롱은 덤으로 얻는다.


자연스럽게 물을 타기 위해서는 물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물속에서 감각명상을 하는 게 물타기의 시작이 되어 줄 수 있다.


내가 보내는 다양한 힘들에 물은 어떻게 응답하는가?


손바닥으로 밀어내보고 주먹 쥐고 밀어내보고 물속에서 하찮은 율동도 해보자.


물과 나 사이에 일방적인 조롱은 더 이상 없다.

내가 한번 네가 한번 주거니 받거니 장난을 쳐본다.

조금은 익숙해진 물과의 스킨십을 이제 수영할 때 느끼는 물살로 옮겨간다.


저항과 함께 내 힘을 조절하며 자세의 균형을 잡고 기꺼이 물의 힘을 받아들이면 나는 오히려 그 저항을 이용해 더 큰 추진력을 일으킬 수 있다.


수영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마음공부를 해나가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다.

마음공부의 저항도 수시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수영은 물의 저항을 이해하고 느끼며 그 저항을 이용할 때 비로소 비약적인 성장이 있다.

마음공부도 다르지 않다.


호기롭게 시작한 마음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삶 속에 꼭꼭 숨어있던 나의 그림자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보기 싫고 알기 싫어서 피하고 싶고 모른척하고 싶던 나의 이면을 직면했을 때 난 무엇을 해야 하나?


수영에서 했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일단 그 그림자 실체를 충분히 느껴보고 작은 쨉으로 툭툭 건들어 보는 것이다.


무조건 이기고 없애려 하지 말고 알아가 보는 것이다.


오늘 내게 드리운 그림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왜 나에게 네가 왔을까?

혹시 너와 비슷한 다른 그림자들도 있을까?

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너를 어떻게 대했을까?


그림자의 실체를 알게 되고 충분한 스킨십을 했다면 이제 그 그림자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그림자를 이용해 나를 성장시켜 보자.


감각이 열려서 저항의 세기를 알아차리고 그 저항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한다는 것은 과거와는 달리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저항이 유독 크게 느껴질 때를 만나게 된다면 절대 좌절하지 말자.


당신이 저항을 크게 느낀다는 것은 그 저항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당신의 힘이 커진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론 : 수영도 마음공부도 저항이 문제였다면 일단 느껴보고 그다음엔 이용하고 마지막으로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