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again #4
이들 동작이 어느 순간 마치 톱니바퀴처럼 척척척 맞춰져서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온다.
나는 음치이자 박치이다. 게다가 몸치이다.
그래서 몸을 잘 쓸 줄 모른다.
오랜 시간 훈련이 된 동작은 습관화가 되어 할 수 있지만 처음 배우는 동작은 좀 더디게 습득하는 편이다.
습관 된 동작에 새로운 동작을 하나 추가하면 어김없이 꼬여 버린다.
그날은 기존에 늘 하던 자유형이지만 팔동작을 할 때 내 어깨를 한 번 짚고 리커버리를 하는 날이었다.
난이도 ‘하’의 쉬운 동작이다.
그런데 또 나만 안 된다.
출발하자마자 나만 남들과 다른 동작을 하고 있었다.
이상했다. 머리로는 100% 이해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다른 회원분들은 모두 다 제대로 하는데 나만 겉돈다.
또 어느 날은 접영을 연습하는데 오른팔 두 번, 왼팔 두 번, 양팔 한번 리커버리를 하라고 한다.
호기롭게 스타트를 했으나 몇 미터 못 가서 낙오가 되었다.
중간에 돌아와 줄 맨 끝으로 갔다.
그리고 잠 시 숨을 돌렸다.
나는 갑자기 어린 시절 집 앞 골목에서 놀던 때가 떠올랐다.
동네 언니오빠들 틈에서 같이 놀이를 하는데 술래잡기도 돈가스도 고무줄놀이도 나만 못했다.
그 당시 어리기도 했지만 키도 작고 왜소한 탓인지 언니오빠들이 아무리 알려줘도 잘하지 못했다.
야무지지도 못했던 그 작은 몸은 항상 느리고 자주 넘어졌다.
나중엔 언니들이 손을 잡고 같이 뛰어주거나 나만 유리하도록 놀이의 룰을 바꿔 주기도 했었지만 나는 결국 깍두기가 되어 한 타임씩 쉬면서 담벼락 밑에 앉아 놀이를 지켜보곤 했었다.
나는 오늘 다시 그 작은 깍두기 소녀가 된 듯했다.
이왕 어린 시절이 떠올랐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그때를 돌이켜 보자.
나는 그날 뭘 보고 뭘 느꼈었지?
돈~까쓰! 돈돈~까쓰!
무궁화 꼬~~오치~~~ 피었습니다!
땅~따다! 땅땅~ 따다!
따다다 따~아아~~따다다다다!
오잉? 리듬이 귀에 착착 붙네!
나는 언니오빠들을 지켜보며 흥얼흥얼 그 리듬을 따라 해 봤다.
마침내 깍두기의 휴식을 끝내고 내 경기에 들어섰다.
담벼락 밑에서 입으로 흥얼거린 그 리듬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표현해 봤다.
그날로부터 며칠이 지나 나는 깍두기에서 주전선수로 당당히 입성하게 되었다.
나는 대기줄의 끝에 서서 열심히 수영하고 있는 회원들을 바라봤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갈 때 역시 리듬이 있었다.
슈~웅~~ 웅탁
(표현하기 힘든데 이런 느낌이었다.)
끊어짐 없이 부드러운 리듬 슈~웅~~ 웅탁
팔동작과 발차기의 소리가 달랐다.
입수킥과 출수킥의 박자가 달랐다.
박자가 다르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었으나 동작에만 신경 쓰느라 규칙적인 그 박자를 놓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동작이 잘 안 될 때면 보고 익히는 것에 더해 소리에 집중한다.
몸동작과 소리의 반복되는 리듬을 찾아내려 애쓴다.
리듬을 찾아낸 후 흥얼거린다.
그러면 한결 수월해지고 즐거워진다.
마치 노래를 하며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춤을 추는 사람들만 리듬의 감각을 익히는 게 아니었다.
운동도 리듬의 감각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삶 속에서도 리듬은 중요하다.
내 삶 모든 곳에 나만의 리듬이 존재한다.
4분의 4박자로 살아가다가 4분의 3박자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내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드럼의 빠른 비트를 경험해야 할 때도 있다.
우린 늘 삶의 리듬 속에 살아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리듬이 맘에 들지 않을 때는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써야 할까?
그럴필요 없다.
우린 그저 그 리듬을 타면 된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리듬에 맞춰 춤도 춰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그리고 가끔은 미친 사람처럼 몸도 흔들어 보자!
뭐 어떤가? 내 인생인데!
리듬을 얘기하니 갑자기 완선언니의 명곡 중 명곡 ‘리듬 속의 그 춤을’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수영을 하며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물속을 가른다.
신이 난다.
리듬을 춰줘요
리듬을 춰줘요
멋이 넘쳐흘러요
멈추지 말아 줘요
리듬 속에 그 춤을~~
Oh 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