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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망 the Amant Mar 27. 2017

[Issue] 바로 지금, 정치학.

네 알 바 아니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우린 이 역사적인 시기를 어디서 무얼하며 보냈을까. (난 집에서 혼자 조용히 입막고 봤다. 소름돋아.)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그녀가 어떻게 되든 하루는 조용히 흘러갔고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사실 그 날 나도 평소와 같이 일어나고 밥을 먹었으며 보통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내 삶도 크게 변하지 않았겠지.


근데 말이지. 그 말을, 노예가 해방 되었을 때나 여성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졌을 때도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탄핵되어서 "좋다." 또는 "안타깝고 불합리한 결정이다." 등의 가치판단과 다르게 "내 알 바 아니"라는 말은 다분히 폭력적인 말이다. 내 안위가 걸려 있지 않으면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나는 나의 이익 추구에만 박차를 가하겠다는 말의 미니어쳐 버전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모 경제학자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살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있다. 내가 얼마를 버는 것과 동시에 누구에게 또는 무엇에게 얼마를 나누어 줄지를 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나는 나라는 사람 안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누가 정치는 '선택'이라 했다. 어제 저녁 뭐 먹었는지 알아요? 그건 당신이 선택한 거니까 그게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책임 지면 될 일이다. 어려울 일 뭐 있어요? 꼭 나라를 운영하는 게 꼭 정치가 아니다. 모 정치학자는 '민족'을 강조하며 국가 보다는 민족끼리 힘을 합쳐야한다고 했고, 모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들이 똘똘 뭉쳐 자국의 국익만을 추구하고 타국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모 사상가는 국가야말로 이상적인 사회로 향하는데에 옮아 붙은 기생충 같은 불필요한 존재라고 하면서 자본주의는 멸망하고 국가는 없어질 것이며 사회는 공산주의로 향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뭐가 맞는 말이냐고 묻는다면 먼저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그러게. 당연히 인식하고 있는 나라와 국민이라는 개념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뭘.


바라는 방향이 있어도 이 세계는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절대 승복해야 하지만, 개인의 의견은 충분히 가질 수 있고 존중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어쩌라고" 류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정부라고 하는 곳에 불평할 자격이 있을까 싶다. 토마스 홉스라는 사람은 개인의 권리를 나보다 훨씬 강한 존재인 국가나 정부에 위탁했다고 했다. 돈을 맡겼어도 그랬을까. 아니면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종의 자기 부정적 제스쳐일까. 어떤 교수는 찬성과 반대 한쪽을 고르지 못하는 소위 중립 스탠스를 일컬어 암묵적으로 기득권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 문제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성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의도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 사실 나는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일어나 네, 또는 아니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서 북한과 무관하게 사회주의 같은 이념적인 이야기를 눈치 보는 일 없이 하는 사회가 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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