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3화 투자의 목적'에서 난 각자 상황에 맞는 투자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목적에 따라 목표로 해야 할 수익률이 달라지게 되고, 투자 대상과 방법도 그에 맞게 설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은 처음 투자를 시작하고자 하는 입장에선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투자의 목적을 설정하고, 그에 적합한 목표수익률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오랜 기간 투자를 공부하고 실행해 온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초보 투자자에게는 모순적인 주장이다.
투자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일생의 과업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는 투자자의 상황이나 지식수준 등에 맞춰 변하기 마련이다. 내가 주장한 '상황에 맞는 투자의 목적과 목표 수익률 설정'은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지침에 가깝다. 투린이가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설정해야 할 내용이라곤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투린이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이렇다.
'연간 수익률 5%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자산을 모아라.'
연간 수익률 5%라니 너무 적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물론 수익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을수록 리스크 또한 함께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드시 수익률과 리스크가 비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은 필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동반한다.
변동성이 높은 자산은 초보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변동성을 리스크로 만들지 않기 위해선 수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QQQ라는 ETF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 주식거래소인 나스닥에 상장된 100개의 상위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ETF이다. 신이라고 칭송받기도 하는 미국주식, 거기에 100개 대기업에 분산투자를 한 ETF인데도 2000년 버블닷컴 이후 고점 대비 무려 80% 가까운 하락을 맞았었다. 너무 오래전 이야기 같은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는 53% 하락을 맞았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는 1개월 만에 30% 하락을 맞았었다. 자산이 하루가 갈수록 10%, 20%, 30% 씩 하락하는 것을 보면서도 견디는 것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어렵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자산을 공포에 질려 매도하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는 강한 믿음이 필요하다. 강한 믿음은 많은 공부와 경험에서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 특히 투린이들은 많은 공부와 경험을 쌓을 시간이 부족하다.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에야 자투리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런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난 최소한의 수익률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평균 3% 내외이다. 그 말은, 최소 4~5% 정도의 수익률이 돼야 제자리걸음은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투자를 하는 이상 최소한의 수익은 동반되어야 하므로 연간 수익률이 최소 5% 정도는 돼야 한다. 그리고 이 사실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연이율 5%에 미치지 못하는 예금에 돈을 묶어놓기만 하면, 표기된 숫자와는 다르게 자산은 쪼그라들고 만다.
연간 수익률 5%라면 자산이 빠르게 불어날 순 없다. 그래서 자산의 '안정성'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십수 년간 수익률을 꾸준하게 유지해야만 복리의 힘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연간 5%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준 자산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인덱스펀드(S&P500 등), 부동산(매물에 따라), 금 등이 있고, 그 외에도 공부하고 찾아본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중 자신이 잘 알거나, 공부해보고 싶거나, 성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 투자를 시작하면 된다.
투린이가 일시에 목돈을 넣어 투자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공부와 경험이 쌓이기 전까진 소액으로 하는 것이 좋고, 점차 늘려가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위 말하는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서 난 '연간 수익률 5%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자산을 모으는 것'을 추천한다.
적절한 수익률을 장기간 유지하여 복리를 누리는 투자가 어려우면서도 쉬운, 가장 일반적인 투자 방법이다.
그리고 사실, 위 주장엔 내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투자의 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일군 자산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 자산에 시간을 녹여 복리의 힘을 싣는 것'이다.
자산을 지키는 것이 자산을 불리는 것에 우선한다. 그 자산이 작든 크든 중요하지 않다.
인플레이션, 변동성, 그리고 온갖 리스크에 맞서 내 자산을 지키고 거기에 조금씩의 수익을 더해 오랜 시간 키워가는 것이 진정한 투자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 유명한 워렌 버핏도 말했다.
다음 투자의 2원칙을 지키라고.
첫째, 돈을 잃지 말라.
둘째, 첫번째 원칙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