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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조의 호소 May 10. 2016

인생은 소설 같지 않다

작가튼 현실지망생의 삶

소설작가지망생 2년 차.

지긋지긋한 회사만 떠나면 드라마틱한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던 순진무구의 나.

지면 위에서 만큼은 전지전능하다는 '작가신분' 뒤에는 사실,

에덴동산의 열매의 것보다 더 처절한 대가가 따른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뒤늦게 뼈아픈 현실을 깨닫는다.


작가지망생의 현실.

유약하고

가난하고

불행하고

누군가에 기생하지 않으면 살 수 없고

현실을 회피하는 겁쟁이라고,

자기만족에 산다고,

차가운 손가락질을 받고

지면 밖 세계로부터 불필요한 존재로 치부되어 또다시 밖으로 내몰리는,

소외감과 불안에 몸을 떨 줄만 아는 쫄보.


창작의 고통.

외로움이라는 사치.

눈만 뜨면 두개골을 박살낼 듯 달려드는 통증.

어느 누구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숙제.

작가지망생의 숙명이라 부르기엔 너무 거창한 나의 문제.

내가, 나 스스로 어떻게든 매듭지어야 할 문제.

철없는 몸살.

질서 없이 떠다니는 사유를 땅바닥에 눌러앉히면 유치한 엄살일 뿐.

삼시세끼 꼬박 공복에 시달리는 뱃대기는 허무함 이상의 의미가 없다.

세상을 향해 한 획을 긋겠다던 포부는 일찌감치 희미한 비명이 되어 잊혀졌다.

저멀리로, 빛을 잃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지 말라고, 그만 하라고.

'이래도 관두지 않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래?'

이건 고민이 아닌 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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