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봉사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한 Jan 12. 2020

함께 비를 맞는다

올해 유난히 낮은 온도를 가리키는 사랑의 온도계를 보니 복잡한 마음이 든다. 후원 문화는 믿고 내 돈을 맡긴다는 신뢰의 문제가 걸려있어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하나만 터져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나도 오래전에 헌혈 은장을 받고 금장을 향해 가다가 적십자의 경영 실태를 보고 헌혈을 끊었다.


어느 단체든지 1000원을 후원한다고 1000원이 온전히 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지는 않는다. 최소한의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비가 들어가게 되니까.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잘 운영된다고 하는 NGO 단체들의 운영비 평균을 계산했던 사람이 있다. 운영비 비율이 후원금의 약 30% 정도 되었다고 한다.


해비타트의 운영비 비율은 20% 정도 되니까 꽤나 괜찮은 편이다. 여기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지금까지 해비타트에서 함께 고친 집이 한 300여 가구쯤 되는 것 같다. 서울 전역에 걸쳐서 고쳤으니 가끔 돌아다니다가 고친 집들을 지나가게 되면 감회가 새롭다.


내가 더 많은 집을 고친다고, 책을 더 많이 읽는다고 사랑의 온도계가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봉사일기 - 고척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