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 사람들이 누리는 삶부터 가진 것이 몸밖에 없는 노동자들, 이 상태로 살아갈 방법이 있나 싶은 밑바닥의 삶까지 다양한 삶 속에 들어갔던 경험은, 처음에는 인간을 볼 줄 아는 지혜를 주는 듯했다.
그런데 드넓은 우주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 만큼이나, 사람들의 내면에는 각각 행성 하나의 크기는 됨직한 세계들이 있었다. 나는 인간을 많이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모르는 것은 훨씬 더 많아졌고, 아는 것조차 알고 보면 모르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정말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인간을 어느 정도 안다고 말해왔던 것들이 부끄럽다. 어디까지 안다고 해야 할 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인간을 알아가는 것이 과연 삶을 유익하게 하는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