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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서 과연 무엇을 찾고 있을까?

by 조영환


2025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계획들이 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나는 매년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나 자신을 우선시하며 살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그 결심은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점차 동력을 잃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새해를 맞아 자신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년의 반복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반복 속에서 성장의 기반을 발견할 수 있다. 결심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경험이 중요한 교훈이 되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이러한 성찰은 단순히 실패와 좌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기 위한 귀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는 끊임없는 질문이 떠오른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이 세상에서 과연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히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삶의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점이다.


늘 그렇듯이, 답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마치 미로 속을 헤매듯 오리무중이다. 어쩌면 이 질문들은 평생을 걸쳐 풀어야 할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답을 찾는 과정 자체이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밤하늘의 별을 보듯, 우리의 삶도 무수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별이 나를 이끄는지, 어떤 길을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곧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때로는 답을 찾지 못해 좌절하기도 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나를 성장시킨다.


결국, 삶은 정답을 찾는 여정이 아니다.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스스로에게 진실된 질문을 던지는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해의 계획이 한 해를 모두 바꾸지 못하더라도, 그 계획을 세우는 순간은 이미 나를 변화시키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마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과거의 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다. 주어진 직위와 직책에 따라 언제나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로 인해 매일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며칠씩 야근을 하고 밤을 새워 일을 하는 날도 많았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업무와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스트레스는 높아갔고 점차 지치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 더 나아가 자신을 증명하는 것에 대한 강박이 결국 나를 지배하게 되었고, 진정한 나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는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예전처럼 목표를 추구할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나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더 이상 과업을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의 존재는 반드시 무언가를 이루는 것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은 나에게 큰 자유를 선물했다. 목표를 통해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 깨달음은 내 삶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더 이상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며 내면의 평온을 찾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목표 없이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이제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순간들은 나에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갈 길에 있어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그저 '그냥 산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나는 잠시지만 깊은 혼란에 빠졌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 믿었던 내게, 이는 커다란 깨달음이었다. 세상은 끊임없이 돌고,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내가 찾고 있는 것은 과연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무언가일까? 아니면 내 안에 이미 존재하는 어떤 것일까?


나는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삶의 질문은 답을 얻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질문 속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철학적으로 보면, 우리는 항상 '목적론적 사고'에 갇혀 살아가곤 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간 존재의 본능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난 후, 우리는 다시 그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진정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 되묻게 된다. 철학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며, 그 자체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가 끊임없이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할 때, 사실 우리가 찾고 있는 목적은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라는 순간 속에 존재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다.


나는 그 말을 되새기며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목표를 이루는 것을 삶의 중요한 의미로 여겼지만, 그 의미를 이미 내 삶의 과정 속에서 찾고 있었음을.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모든 사람들이 당연한 듯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점차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인지, 혹은 그저 살아가는 존재일 뿐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상은 결국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다.


철학자 알베르 까뮈는 '시지프스 신화'에서, 신들을 속인 대가로 바위를 산 정상에 올려놓은 후, 바위가 다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무한 반복의 시지프스 형벌을 이야기하며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을 설명한다. 반복되는 출근과 퇴근, 목표와 성과, 달성된 목표 뒤에 다시 주어지는 목표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시지프스의 형벌일지도 모른다.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고군분투는 때때로 허무하고 헛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노력은 시지프스의 부조리한 인식과 너무 많이 닮아 있다.


까뮈는 우리가 세상에서 겪는 반복적인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무의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무의미함을 직시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진정한 자유를 얻는 길이라고 했다. 나는 이제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역할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때로 다른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혹은 사회가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살아간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러한 기대와 부응, 목표는 나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런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그 성취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다시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여전히 공허함이 남는 이유는, 목표 그 자체보다는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자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더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목표가 아닌 '과정' 자체가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내가 어떻게 느끼고,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결국, 무엇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무엇을 발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의 성취가 아니라, 내가 매 순간 경험하는 내면의 변화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삶의 깊이이다.


나는 이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기보다, ‘그냥 살아가는 것’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나는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기로 했다. 삶은 고통과 의미를 함께 안고 가는 여정일 수 있다. 그것을 이해하고,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것이 결국 삶의 본질을 살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삶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여정임을 기억하며, 나는 오늘도 내 속도로 걸어가려 한다.

@thebc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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