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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상 Jan 16. 2022

부동산 대신 '포레스트 검프' 보고 OO을 사자!

비트코인, 주식, 부동산 얘기 다 나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똥글

금융, 경제, 기술, 사회구조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흘러가는 대로 적었습니다.

반박 시 당신의 의견이 맞습니다.



1. 1994년작 톰 행크스 주연작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뜻밖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다. 월남 파병으로 인연을 맺은 장교가 그의 돈 관리를 해주면서 포레스트 검프의 자산을 애플(구 애플컴퓨터)에 투자했고, 당시 애플의 주가 상승으로 엄청난 부를 이룬 것. 


1994년 당시 애플 1주는 0.30달러였다. 2022년 1월 15일 기준 애플 주가는 173.75달러다. 30년 좀 안 되는 기간 577.5배 올랐다. 흔히들 영화적 소재라고 가볍게 웃고 넘기기 일쑤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포레스트 검프' 개봉 해에 영화를 크게 감명받고 10점짜리 영화라고 극찬을 한 영화 덕후가 재테크 관점에서 영감을 받고 포레스트 검프를 기념하는 마음으로 적당히 큰 맘을 내서 애플 주식 100만 원어치를 샀다. 이 덕후가 그때 투자한 100만원은 2022년 1월에 약 5억 7700만원이 된다. 자본주의 도처에 깔려있는 훌륭한 자산 투자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몇 곱절로 가치 상승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애플은 사례로 드는 건 결과론적인 분석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1994년에 그저 그런 기업이었거나 아예 없었던 전 세계 시총 상위권 리스트의 다른 기업은 어떨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TSMC, 넷플릭스, 어도비, 에어비앤비 등의 기업들이 성장세를 밀접하게 지켜본 사람들은 많지만 투자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얘기다.


제로금리의 시대에 "~라고 할 때 살 걸"은 전 국민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이 대사가 밈이 되어갔던 과정을 면밀히 뜯어보면, 흥미로운 함의 3가지를 찾을 수 있다. 첫째, 대세가 되고 오를 만한 자산은 사람들 욕망이 쌓이는 속도만큼 가치 상승이 빠르다는 것. 두 번째, 큰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생각보다 비일비재하게 등장한다는 것. 세 번째, 아무리 매력적인 투자처를 발견하더라도 투자 결정과 투자 집행까지 이어지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것.


그래서 지금이라도 애플 주식을 사는 건 어떨까? 

"아니, 577배가 올랐는데 이걸 지금 산다고 말이 되냐?" VS
"577배도 사실 적은 거임! 풀매수 간다~"


1994년이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이니 28년 후인 2050년에 다시 이를 복기하는 글을 써봐야겠다 :D



2. 일터인 뚝섬역-서울숲역 근처에서 고층 빌딩이자, 랜드마크가 되는 인공물은 단연 성수를 대표하는 고층 아파트 트로이카인 갤러리아 포레, 트리마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옆 부지에 부영건설이 올릴 새 빌딩이 들어오면 성수대교 나들목엔 마천루가 조금 더 웅장해질 예정이다.


으리으리한 이 아파트들은 나름 꽤 공익적인 일을 한다. 다른 한강변 동네 야경과 다르게 밋밋했던 성수동 일대에서 아쉬웠던 구석을 해소해준다. 고층 아파트 수백 세대의 조명은 땅거미진 서울숲 전반을 은은히 밝혀준다. 선선한 늦은 밤 서울숲 잔디에 드러누워 지낼 수 있는 것은 세대주들의 낭낭한 전기료 덕분이니라.


진경산수화 속 산봉우리처럼 풍경을 제공해주는 성수 트로이카

성수와 뚝섬을 오고 가는 직장인들은 이 아파트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기생충'에서 기우가 으리으리한 저택을 처음 방문하고 느낀 그 마음? 높은 건물 없이 비슷한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성수 일대에서 대충 내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측량기준점을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까? 아니면 트리마제 사는 프리지아가 현중이랑 아직 사귀고 있을까? 


나는 조금 창의적인 상상력을 해봤다. 아니, 그래 내가 갤러리아 포레에는 평생 살아보지도 못하겠지만, 조금은 현실적인 월세를 생각해보자! 놀랍게도, 그 아파트에도 월세 매물이 있었다.


나는 합리적이고 돈을 절약해야 하니까 가장 작은 평수인 70평(..)으로 해야겠지? 보증금은 너그럽게 2억밖에 안 하네. 월세는 1100~1200만원 정도. 하루 40만원 정도니까 핵 좋은 호텔에서 매일 호캉스 한다는 셈 치면 된다. 부담을 심리적으로 덜어내고 싶으니 더 쪼개 보자. 갤러리아 포레에서의 1시간은 16666원이고, 10분에 2770원 정도! 이러니까 엄청 싼데? 이 정도면 다른 거 조금 포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지경. 당장 내일 가서 계약할 수 있을 거 같다...! 10분에 2770원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보증금 2억은 알잘딱깔센 준비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제 와서 하긴 민망하지만, 나는 딱히 갤러리아 포레를 사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하! :D



3. MZ세대는 집을 못 사는 세대다. 조금만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번 돈으로는 타협 없이는 집 못 사는 세대다. 더 풀어보자면 어떤 직장을 다니더라도, 소위 전문직이어도 은행이나 부모든 누구의 금융 지원 없이 내 눈높이를 충족할 집을 못 산다. 


그래도 극소수는 태생적으로 부동산 허들을 넘을 수 있다. 여러 조건이 얽혀 있겠지만, 대부분 내가 태어난 산부인과가 어디에 있느냐로 허들을 넘을 수 있는지 없는지 달렸다. 제비가 날아가녔고, 90년대 오렌지가 무르익었던 동네에 가까운 산부인과일수록 내 생애 중에 내 벌이와 상관없이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응애"하고 태어났는데, 어떤 동네 산부인과인지를 보고 삼신할매에게 출생을 물릴 수 없으니, 거의 모든 신생아들은 각자의 여생을 잘 사는 데 전념하게 된다. 우리는 그걸 인생이라 부른다.




4. 2000년 후반부터 2010년대 88만원 세대 뒤통수를 후려치며 당대를 풍미한 '노력충'도 2020년에 접어들면서 이제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열정 넘치고 큰 용기로 인생을 마주해 모든 난관을 헤쳐가며 견디면 다 해결할 수 있고 종국에 행복하게 살 수 있다던 노력충도 '노오력'만 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했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동산 앞에서 서로에 흔쾌히 동정하는 데 합의를 마쳤다. 그 어느 것으로도 불가능했던 사회 대통합은 부동산에서 달성됐다. 당신이 집을 사지 못해도 누구도 당신을 책망할 수 없다. 그렇다고 여전히 집 하나 사지 못해 괴롭고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5. 나는 사실 누군가의 금융 지원 없이 부동산 취득을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있었다. 그러니까 집을 살 수 있는 자산 규모를 단기에 달성할 수 있던 기회가 있었다는 것. 자,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알려드린다. 


나는 2021년 4월 19일 국내 P2E(Play To Earn, AKA 코인 벌리는 게임) 대표 게임사로 유명한 위메이드의 토큰 위믹스(Wemix)를 822원일 때 꽤 큰돈을 투입해 대량 매수했다. 생각보다 큰돈을 투자한 것! 위믹스 코인은 2021년 중반 이후 P2E 게임이 떠오르는 테마가 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코인으로 등극하며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그러다가 2021년 11월 22일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그 가치는 28000원을 상회했다. 약 34배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고, 적지 않은 돈이었기에 인생 역전의 기회였다! 만약 이때 더 욕심내지 않고 결단력 있게 팔았으면 서울에 적당히 괜찮은 집 하나를 살 수 있는 정도의 돈이었다.


하지만 위믹스는 다른 이의 꿈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2021년 4월 말 비트코인 하락세와 함께 위믹스 코인 역시 휘청였다. 내가 매수한 뒤 보름 이후에 하락을 시작했고, 661원일 때 위믹스 코인을 전량을 매도했으니까! 




6. 부동산 불패신화가 여전히 유효한 동시에 제로금리 시대의 끝과 인구절벽의 문턱에 선 한국 사회를 보면 부동산 시장의 명암을 함부로 추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내 집 마련'이란 목적의식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깔고 앉는 일은 조금 망설여진다. 노스트라다무스인 양 부동산 시장 폭락을 예고하는 게 아니다. 부동산 가산 가치 상승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폭발 잠재성 있는 투자처가 더 많다고 생각할 뿐이다.


어쨌거나 "나는 집 살 현찰이 눈앞에 있어도 딱히 집을 사고 싶지 않아!"라고 외쳐본다.



대한민국 시민을 '집을 산 사람'과 '집을 살 사람' 두 가지로만 분류해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사람들에겐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개 비아냥의 대상이 된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을 못 사서 배가 아프니 집값이 떨어졌으면 하는 저주를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말이다. 


여기서 편 가르기가 종결되면 다행이지만, 이 문제는 더 나아간다. 부동산 문제와 집값 상승 혹은 하락은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의 심리와 의견, 심지어 푯심까지 나눠버린다. 이 정도로 양극화된다는 건 그만큼 시장 그 자체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집 살 돈으로 집 대신 다른 자산을 매수하는 행태가 등장할 것이며, 이런 패턴은 점점 더 빈번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이를 필연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상승을 이끈다는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



7. 인구절벽에도 집값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해외 주요 거대도시들, 가령 뉴욕이나 런던, 도쿄를 보면 역사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 큰 이유다. 최근 해외 주요 국가의 집값에서도 상승 둔화 혹은 주춤하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금리 인상을 겪으며 부동산 투자 심리에 공통적으로 혼동기가 찾아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일지, 국제 금융 시장의 변곡점이 될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집값 변동에 외부요인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인간에게 필연적이었던 물리적, 지리적, 공간적 한계가 느슨해 질 수 있다는 것. 바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다. 코로나19로 급격히 앞당겨진 재택근무의 일상화는 집과 직장의 분리가 가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 대학 신입생들은 대학교의 인상을 캠퍼스보다 줌(Zoom)으로 떠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기도 하다. 한국에 거주하며 외국 대학교의 수업을 듣는 친구들을 보는 게 낯설지 않아 졌다. 가상 세계에서의 의사소통 능력 증대는 VR과 AR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실제 물리 공간의 역할은 더더욱 덜 중요해질 수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VR 협업 툴을 공개하며, 원격근무의 한계 극복에 초록불을 켰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 검색 필수!


자동차 자율주행도 주요 도심에 집을 사고 싶은 욕망을 완하해 집값 상승의 근거를 상쇄할 게임 체인저가 된다. 지금까지는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일은 비생산적인 시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 집중이 필요하거나 큰 수고가 들어가는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앞으로 자율주행으로 차 안에서의 시간은 학업이나 업무시간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여건이 되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화장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된다. 꼭두새벽 서울로 출근길을 나서는 수도권 외곽 거주자들에겐 수면시간을 더 제공해줄 수도 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기술을 사례를 들면서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술 낙관주의라고 비판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도시 길거리는 아침저녁 러시아워를 겪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매번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고 유용한 서비스가 출시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공간을 인식하는 틀이 빠르게 해체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공간에 대한 인식 틀이 깨지는 속도만큼 부동산 가치 역시 변동하겠지!



8.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포레스트 검프의 시대에는 애플이 있었다. 지난 시대에 부동산이 그랬고, 얼마 전부터 지금까진 테슬라와 비트코인(암호화폐)이 그러했다. 2022년에도 분명 "~라고 할 때 살 걸"이라는 밈에 걸맞은 종목이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그 기회를 포착하고 투자 결정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그래서 뭐 사요? 언제 사요?"라고 묻자면,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고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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