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꼼이의 선물>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그 뒤를 따라 쫄래쫄래 따라오는 녀석이 있습니다.
항상 저만치서 발그레하게 웃으며
빼꼼히 나를 바라보고 있어 빼꼼이라고 부릅니다.
빼꼼이는 빈손으로 오는 적이 없습니다.
손에 한 아름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옵니다.
올해는 반짝이는 은색 가루와
수놓을 실도 가지고 왔네요.
빼꼼이가 엉덩이를 방실방실 거립니다.
나를 치장시킬 생각에 흥이 나나 봅니다.
선물 보따리에서 은색 가루를 한 움큼 집어
내 머리 위에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고운 실들을 한 올 한 올 손목에 걸치더니,
얼굴에 곱게 수도 놓아줍니다.
빼꼼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잘 살아내고 있다는 인생의 상이고, 훈장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