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건강한 이기심

<인생을 완성하는 시너지>

by 찬빛별

나의 배려는 한낱 가벼운 티끌이 되어 흩날렸다.


그러면 다행인 걸까.

어떤 먼지는 날아갈 수 없는 무게가 되어 가슴 한구석을 꽉 틀어막은 채 버티고 있다. 내 마음의 자리를 자신의 자리인 마냥 당당히 요구하고, 나의 마음 씀을 자신의 몫이라며 당연하게 행동하는 태도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 흔한 먼지 취급을 하게 한 건, 어쩌면 스스로 초래한 결과인 걸까.



<마음이 헐값이 되다>

배려라는 말에 나의 자리는 없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베풂은 없었다.

분별없는 마음 소비는 스스로를 향한 선택을 뒷전으로 미루게 했고, 타인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기는커녕, 상대의 하소연을 끊어낼 수 있는 용기가 없어 무작정 들어주고, 원하지 않는 자리를 거절하면 외면당할까 두려워 억지로 나가고, 마음 없는 관계여도 경조사를 챙기지 않으면 미움받을까 불이익을 받을까 싶어 억지로 챙기고,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과 돈, 그리고 심신을 낭비하며 홀대했다.


마음은 헐값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거창한 포장지를 씌운다 한들 아무에게나 베푸는 배려는 이미 성심도 사라지고 기쁨도 사그라든 알맹이 없는 껍데기일 뿐이었다. 뿌듯함도 없이 모래알만 잔뜩 낀 기분은 스스로를 쓰라리게 했다.


그렇게 먼지는 뭉치가 되었다.

어느 날은 먹구름 행세를 하며 걱정과 근심을 몰고 오기도 했고, 어떤 날은 가슴을 답답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감정과 기분으로 유지되는 관계라니… 원하지 않았다. 단호히 거절하겠다 마음먹었다. 어차피 그런 관계는 내가 힘들거나 무너지게 되면, 모래성처럼 사라질 존재들이니깐.



<인생을 완성하는 시너지>

이제 내가 할 일은 하나였다.

그 몹쓸 먼지 뭉치의 머리 한 움큼을 거침없이 쥐어 잡았다.

그러고는 살살 흔들며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뭉치가 반 정도 빠져나온 게 확인되자마자 손아귀에 온 힘을 주어 잡아뽑았다. 거무튀튀한 뭉텅이가 쑥 하고 딸려 나오더니 뻥 뚫린 구멍이 생겼다. 그제야 편안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속이 후련했다.


상대의 배려를 어찌 가볍게 취급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단 말인가.

그 사람의 시간과 마음 모든 게 포함되어 있으니 귀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숫자에 불과한 나이와 언제가 사라져 버릴 지위라는 거품으로 남의 성심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길 마음에 새긴다. 서로 다른 숫자와 다른 경험으로 같은 세상을 살아갈 뿐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아차 싶을 때가 있으니 되새김하며 조심하려 한다. 나의 마음 또한 아무에게나 헤프게 베풀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진정 소중한 사람에게, 그리고 귀하게 여겨주는 분에게 값지게 사용하는 분별력이 내 안에 있길 희망한다.


다만, 타인을 향한 마음 씀이 자신을 향한 박해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러니, 건강한 이기심으로 자신을 먼저 지키기로 선언했다.

이기적이라고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건강한 이기심은 내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더 이상 자신을 뒷전으로 미루지 않고, 그 누구보다 본인을 위한 선택을 최우선으로 택하겠다는 약속이다. 푸념이 일상인 사람에게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멀리하고, 심신이 고달픈 날은 세상과의 소통을 잠시 단절하고, 불편한 자리에는 마음이 갉아먹히지 않도록 피하고, 마음 없는 사람에게까지 경조사를 챙기는 건 받는 사람도 마음으로 받지 않으니 그런 우는 범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한정된 에너지와 시간이 타인에 의해 버림받기보다 자신을 위해 소중히 쓰임으로써, 건강한 인생을 완성하는 시너지가 되리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스스로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길,

의미 있고 보람된 선택으로 충만하길,

나의 친절이 선물로 전달될 수 있길,

나를 위한 누군가의 선물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한 인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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