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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노트 14. “삼식이 되지 말라" 는 선배의 조언

아니! 자네가 여길 어떻게!

by 사무엘



오늘은 회사가 운영하는

퇴직 임원들을 위한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

그곳은 오랜 시간 회사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다시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조용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뜻밖에도

10년, 아니 15년 전쯤 함께 일했던

K 부사장님 선배를 만났다.

이제 연세는 어느덧 일흔 다섯.

그럼에도 여전히 이 공간에 나와

공부하고, 쓰고, 생각하고 계셨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무언의 귀감이 되었고,

그분의 반가움이 담긴 표정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셨다.


“아니, 자네가 여길 어떻게...”


반은 반가움이었고,

반은 아쉬움이었다.

그분의 눈빛 속엔

사랑스러운 후배에 대한 격려와,

예상보다 일찍 이 길에 들어선 내게 전하는 안타까움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분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공부하게.

삼식이 되지 말고,

운동도 하고,

너만의 길을 만들어가게.”


짧지만 밀도 있는 조언.

살아온 시간만큼 숙성된 말들이었다.


그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떠올랐다.


많은 선배들이 이미 이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나도 이제, 그 길의 초입에 서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길을 그대로 밟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답게’ 가고 싶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조금은 더 뜨겁게,

조금은 더 확실히 “내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누구이고 싶은지”를 증명해내고 싶다.


인생 2막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예상치 못한 퇴직으로 인해

끝내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


그 아쉬움이 이제는

다짐으로, 결심으로 바뀌고 있다.


인생 3막에서는 그 모든 것들을 터뜨릴 것이다.

그건 단순히 나를 위한 성공이 아니라,

세상과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내가 축적해온 것들을 기꺼이 꺼내 보이는 삶.


나는 그걸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속도와 언어로 살아낼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의 첫걸음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마음노트를 통해 내 마음을 다잡는 이 기록에서 시작된다.


선배님, 아직은 제가 삼식이 되지는 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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