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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트 25. 상처를 자산으로 바꾸는 심리학

현실상황을 전환 하는 능력에 대하여

by 사무엘


"우리 인생은, 결국 상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 빅터 프랭클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살아가면서 누구나 마음에 하나쯤 깊게 패인 상처가 있다.

애써 잊은 척 살아보기도 하고,

꺼내기 두려워 오래도록 덮어둔 채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상처는 그저 '없던 일'로 만든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상처는, 마치 지하수처럼 언젠가 다시 스며오르고,

우리 삶을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중요한 건 상처를 '없애려는' 게 아니라,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쓰러졌던 자리, 흘렸던 눈물, 배신당했던 기억,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자산 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내가 약해졌던 곳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믿는 것.

내가 아팠던 만큼 세상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상처는 내 안에 깃든 두 번째 심장이다.

한 번 다치고도 다시 뛸 줄 아는 숨은 생명력이다.


만약 지금, 가장 아프게 패인 곳이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앞으로 가장 빛나는 꽃이 피어날 자리다.

흔들리는 가지에서 가장 향기로운 열매가 열리듯,

부서진 마음 위에야 가장 단단한 의지가 자라난다.


나는 깨달았다.

상처를 애써 지우려 하지 말고,

그 위에 나만의 이야기를 덧칠하라고.

그리고 오늘도, 나는 내 상처를 조심스레 매만진다.

그곳에 자그마한 씨앗을 심는다.

언젠가 그 씨앗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꽃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상처는 인생의 오점이 아니다.

상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성장의 서사다.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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