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계 신스틸러, 이 영화에 다 모였다

영화 ‘주토피아’

by 나효진

영화 ‘주토피아’의 롱런이 심상찮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 17일 개봉한 이후 13일 현재까지도 상영 중이고, 누적관객수 470만을 돌파했다.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주토피아’는 어린이들 이상으로 어른들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가해지는 차별과 배제를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일 터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묘사와 환상에 가깝지만 통쾌한 결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과 쾌감을 동시에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낭자한 피와 살점 없이도 공존한다는 설정 덕에, ‘주토피아’에는 상당히 귀엽고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스크린으로 손을 뻗어 쓰다듬고 싶을 만큼 제대로 묘사된 털의 질감은 물론 각 동물의 특징에 따라 부여된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주인공인 토끼 주디와 여우 닉 만큼이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스틸러’ 동물들을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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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늘보 플래시

플래시는 정식 경찰로 발령받지 못한 주디의 수사를 돕기 위해 닉이 소개해 준 나무늘보 공무원이다. 당초 닉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날쌘돌이’라 칭했으나, 웃음을 터뜨리는 데도 한참이 걸리는 느림보다. 주디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차량의 번호를 긴 손톱으로 느릿느릿 입력하는 플래시를 볼 때면 답답함에 앞서 폭소가 터진다. 같은 나무늘보들이 업무를 맡고 있는 옆 창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부러 슬로우모션을 건 것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나무늘보들의 모습이 큰 웃음을 자아낸다. 귀띔하자면, 플래시는 엄청난 스피드광이라고. 운전대만 잡으면 폭주기관차로 변하는 플래시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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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치타 클로하우저


주토피아 경찰서의 마스코트이자 수문장이다. 항상 달콤한 도넛과 콜라를 입에 달고 살아서인지 치타 특유의 날렵함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포동포동 살이 쪄 있다. 심지어는 목살 밑에 도넛이 낄 정도. 처음 주토피아 경찰서에 부임한 주디에게 “정말 귀여운 토끼”라고 했다가 그로부터 “실례다”라는 일갈을 듣는다. 그렇지만 이내 말실수를 사과할 줄 아는 착한 치타이기도 하다.
갑자기 흉폭하게 변한 몇몇 육식동물들 때문에 수문장 자리를 뺏기고 지하 자료실로 유배(?)당하는 신세가 되지만, 주디와 닉의 활약 덕에 모든 오해를 풀고 다시 마스코트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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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극뒤쥐 미스터 빅

주토피아의 툰드라 지역을 지배하는 북극곰 폭력단의 두목이 누군가 했더니, 한주먹에 겨우 잡힐 듯한 북극뒤쥐 미스터 빅이었다. 마치 영화 ‘대부’의 말론 브랜도를 연상케 하는 쉰 목소리로 근엄한 포즈를 취하는 미스터 빅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암흑 세계를 지배하는 자이면서도 딸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아버지다. 무작정 들이닥쳐 자신을 체포하겠다며 엄포를 놓는 주디를 없애려 했던 미스터 빅이었지만, 주디가 딸의 생명을 살려 준 은인이라는 사실을 듣고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나중에는 주디를 손주의 대모로 삼겠다고 말할 정도로 정 많은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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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자 라이언하트


주토피아의 시장. 영화 ‘위플래시’의 지독한 교수 역을 맡았던 J.K. 시몬스가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다. 멋진 갈기와 당당한 풍채를 지닌 라이언하트는 노회한 정치인의 풍모를 내뿜는다. 최초의 토끼 경찰관이 된 주디를 중용하는 척 주토피아 경찰서로 발령낸다거나, 육식동물 실종사건의 배후를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까 두려워 이를 말하지 않는다.
결국 주디에게 모든 비리를 발각당한 라이언하트는 감옥에서도 스피치를 연습한다거나 토크쇼에 출연하는 등 실제 정치인 같은 모습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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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젤은 가젤

멋진 두 개의 뿔과 늘씬한 몸매, 섹시한 눈빛을 지닌 가젤은 주토피아 최고의 인기가수다. 익숙한 음성이다 했더니, 가수 샤키라가 목소리 연기와 노래까지 맡고 있었다. 시골에서 온 토끼 소녀 주디가 주토피아에 첫 입성하는 감격적 순간을 비롯해 그가 어엿한 경찰로 자리매김한 해피엔딩 위로 메인 테마 ‘Try Everything’이 흐를 때면 마치 샤키라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신나고 벅차오른다.

[사진] ‘주토피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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