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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Dec 08. 2016

김윤석이 성희롱 논란에 대처하는 법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김윤석

구화지문 설참신도(口禍之門 舌斬身刀, 입은 재앙이 드나드는 문이고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든 ‘입조심’은 미덕이라는 뜻이죠. 특히 대중 앞에 나서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입단속이 필수입니다. 잘못된 사상이 입밖으로 나왔을 때의 파괴력은 상당하니까요.


최근 배우 김윤석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신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온라인 인터뷰 자리에서 흥행 공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그는 당시 여성 출연진인 채서진과 박혜수가 무릎에 덮고 있떤 담요를 내려주겠다고 답해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죠. 그는 진행자의 만류에도 해당 발언을 반복했고, 함께 있던 배우 김상호가 방송 말미에 이에 대한 사과를 했죠.


당연히 성희롱 논란이 일었습니다. 물론 악의는 없었겠지만, 아무 생각 없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했던 말이라고 그 잘못이 희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그간 쉬쉬하고 넘어갔던 여성 인권 신장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김윤석의 발언은 논란을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이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반감을 줄 요인이 될 수도 있었죠.



지난 5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윤석은 취재진과 대중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간담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먼저 양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잡은 그는 “여러분께 사과의 자리를 드리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 염치 불구하고 일어섰습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발언 이후)주말이 낀 바람에 좀 늦은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제가 한 인터뷰에서 영화 흥행 공약을 말하며 시작된 농담이 저의 경솔함과 미련함을 거치면서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했습니다. 분노와 불편함을 느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깊이 반성하겠습니다”라고 덧붙인 그는 오래도록 허리를 푹 숙인 채 사과의 뜻을 전했죠.


이를 ‘정면 돌파’라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즉각적인 사과는 칭찬할 만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불편함을 느낀 대중에 앞서 채서진과 박혜수에게 미안함을 전했더라면 좋을 뻔했다는 것이었죠.


어쨌든 김윤석은 간담회 내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차분히 답변에 임했습니다. 영화 속 설정처럼 과거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담배를 배우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내기도 했죠.


그러나 상황상 미묘하게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쎄씨봉’에 이어 또 한 번 멜로 연기에 도전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시나리오의 탄탄함과 캐릭터의 매력을 꼽은 후 “극 중 젊은 수현을 연기한  변요한이 부러웠던 점은 애정신이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부럽지 않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나 조금 더 조심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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