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효진 Dec 07. 2016

조재현의 용기 있는 선택

JTBC ‘솔로몬의 위증’ 조재현

tvN ‘도깨비’가 방송 한 주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JTBC가 주말 안방극장이라는 전쟁터에 참전했습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가 쓴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솔로몬의 위증’을 통해서인데요.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보니 낯선 배우들이 많이 보입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참신한 캐스팅이지만, 공유와 이동욱이 버티고 있는 경쟁작과 비교한다면 다소 폭발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이도 있고, 데뷔 4개월 만에 주연을 꿰찬 이도 있습니다. 조금은 불안한 상황에서 ‘솔로몬의 위증’이라는 이야기의 힘 만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조재현입니다.



지난 6일 열린 ‘솔로몬의 위증’ 제작보고회에서 조재현은 존재 만으로도 묵직한 중심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그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죠.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가 익숙지 않을 어린 배우들 사이에서 그의 노련함은 단연 빛났습니다.


조재현은 “익숙지 않은 얼굴들과 연기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설레고 좋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느낌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실제 상황 속에 들어가서 연기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연기를 능숙하게 잘 하는 것보다 진실되게 캐릭터를 표현하고 진짜 그 인물처럼 보이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며 신인들과 작업을 하게 된 소감을 전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몰입이 필요한 드라마인데, 촬영을 하면서 배우들이 이 점을 충족시킨 모양입니다.


나라가 안팎으로 시끄럽고, 멀지 않은 과거에 아이들이 희생된 참사가 발생했던 상황에서 ‘솔로몬의 위증’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아이들에게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는 어른들의 억압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처음에는 매니저가 조재현에게 대본을 전달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의 출연 분량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정치적 해석의 요지도 다분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조재현은 우여곡절 끝에 이 드라마의 대본을 접했습니다. 그는 “내용이 심상치가 않더라고요. 이런 경험은 저도 처음인데, 연기자들은 시나리오에서 자신의 캐릭터나 재미를 먼저 보게 되거든요. 그런데 ‘솔로몬의 위증’은 이야기에 먼저 설득을 당했던 것 같습니다. 출연을 결심했다기보다는 이 작품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하며 쑥스러운 듯 웃었죠.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는 많았지만, 젊은 세대에 동조하여 변화하는 인물은 거의 없었죠. 조재현은 그런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



특유의 재치도 유감 없이 뽐냈습니다. 조재현은 극 중 자신의 출연 분량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아직까지는 잘 나오지 않아서 출연료 받는 것이 민망하기도 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줬죠. 그러나 드라마 중반 이후에는 맹활약을 펼칠 예정이라네요. 연극 ‘에쿠우스’와 영화 ‘뫼비우스’에 이어 ‘솔로몬의 위증’에서도 함께 하게 된 배우 서영주가 “조재현 선생님의 눈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고 말하자 그는 “촬영할 때 딴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받아치기도 했죠.


민감한 질문도 그의 몫이었습니다. 동시간대 방영 중인 ‘도깨비’에 맞서는 ‘솔로몬의 위증’의 경쟁력을 묻자 조재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마이크를 잡았죠. 그는 “이런 자리에 나서기 전에 예상 질문을 백 개 정도 뽑아 답을 준비하는데 이 질문은 준비를 못했습니다. 할 사람이 없어서 제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드라마가 너무나 많이 달라서… 틀림없이 그 드라마도 잘 될 것이고 우리 드라마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진 않겠지만 좋아하실 분들이 계실거란 확신이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놨죠.


내내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드러냈던 조재현, 그가 고른 작품이니 이번에도 믿을 수 있겠죠? ‘솔로몬의 위증’은 오는 9일 첫 방송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드립의 제왕이 눈물로 전한 애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