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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Oct 31. 2019

『자만의 덫에 빠진 민주주의』, 데이비드 런시먼 (2)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너무 자만하고 있는 게 아닐까?

더북클럽 서평팀, 책갈피

리뷰작성자 : 개미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모두의 독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북클럽 #책갈피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역사의 실제 사례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건이다. 


'1차세계대전-세계대공황-2차세계대전-수정자본주의-쿠바미사일 사태-신자유주의-소련붕괴'. 


 이미 고등학교때부터 배워왔고 익숙하게 들었던 사건들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이 모든 사건들이 민주주의의 운명을 가를만큼 큰 위기였다는 사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그 과정에서 커다란 결함들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특유의 유연함으로 위기들을 잘 극복해왔다는 점. 그리고 그 위기관리 능력으로 체제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토크빌의 통찰을 빌려 이야기한 민주주의의 특성들이 주효했다는 것이 책 전반의 내용이다.


 이제 민주주의는 '역사의 종말'을 선언할 만큼 그 가치와 능력을 현실에서 증명해냈다. 여전히 세계에는 민주주의 외에도 다양한 정치체계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강력하다. 심지어 서브프라임 사태를 통해 자본주의의 심각한 헛점을 목도하고 전지구적 경제위기를 겪었음에도. 더 나아가 지금의 세계질서가 완전히 붕괴될뻔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아끼지 않고있다. 그리고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민주주의가 주도하는 지금의 세계에는 그 해결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래서 저자는 민주주의가 '덫'에 빠졌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본디 위기를 포착하고 피하는데 뛰어나지 못하다. 다만 위기관리에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역사에서 스스로 증명했다. 이제는 이 위기관리 능력에 의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 어떠한 위기가 닥쳐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자만의 덫이다. 이 덫에 빠진 민주주의는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때까지 해결해야 할일들을 미뤄두고 묵혀둘 것이다. 그 때 인류가 마주해야 할 위기는 과연 돌이킬 수 있을 만큼의 것일까?


 저자는 상상력을 발휘해보자고 한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통해 드러난 ‘신자유주의 질서‘의 한계를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그리고 서로의 민주주의를 배우자고 한다. 각국의 민주주의가 본디 같을 수 없으므로 서로의 장점들을 학습해보자고 말이다. 인류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기 전에. 





 어려웠던 책이었다. 볼륨도 컸고. 그래도 너무 좋게 읽은 책이었다. ‘자만의 덫’이라는 짧고 강력한 메시지도 좋았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서사도 좋았다. 하지만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는 저자의 마지막 말은 어렵게만 다가온다. 



신자유주의 질서를 대신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큰 정부‘ 의 등장이 가능할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과 같은 뉴딜정책으로는 고용창출이 충분하지 않다. 무역과 금융, 기업의 규제는 초거대 다국적 기업 앞에서 당위를 잃어가고 있다. 이미 신자유주의를 대신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출현은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기대수명은 늘어나지만 빈부격차는 커지는 세상. 거기에 전지구적 환경문제까지. 예상되는 사회적 불안정이 아직도 산적해 있다. 역시, ‘역사의 종말’은 오지 않은 듯 하다.






By.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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