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짓말을 한다

The book club , 2월 모임후기

by 짱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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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의 특징으로는 3V를 꼽는다. Volume(양), Variety (다양성), Velocity(속도)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이런 빅데이터들을 조직하고 분석하여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내가 어떤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를지 데이터분석을 통해 예측하고 있고, 이런 예상은 지인이나 가족의 예상보다 더 정확하다고 한다. 평면적으로 보이는 데이터이지만 속도를 가지고 있는 자료들이다 보니 그 중에는 어떤 흐름과 방향성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빅데이터분석은 기존의 통계나 설문조사, 데이터분석이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의미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트럼프의 당선이나 브렉시트를 예견한 구글모델 같은 것들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책의 주된 내용은 데이터를 통해 기존의 통계자료를 보완-수정하는 일련의 과정과 기존의 조사방법으로 증명하기 어려웠던 사회적 통념들을 통계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연구 결과들이었다. 예를 들면, 독감증상에 관련된 검색이 늘어나면 그 지역에 독감 환자가 증가한다는 것이나 포르노 검색량이 늘어나면 그 지역의 실업률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방식의 접근이었다. 또한, 포르노 사이트에서 게이동영상의 시청비율을 비교분석하여 실제 동성애자의 인구비율을 추론하거나, 위키피디아에 올라와 있는 저명인사들의 출신지역을 취합하여 ‘안정적인 환경이 사회적 성공에 도움이 된다’는 통념들을 입증하는식이었다. 이러한 내용들을 연구하기에 온라인이라는 공간은 데이터의 풍부함과 더불어 가감없이 본인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 없이 적합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었다.

brand_computer_desk_google_internet_laptop_macbook_mobile-916883.jpg "작고 네모난 빈칸에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자취를 남기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이면 결국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 (p. 17)

이런 과정들을 보면서 모임에서 다양한 지적들이 나왔다. 아무래도 주어진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해석하여 결과를 도출하다보니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함께 그 지점들을 토론하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로 ‘구글독감모델’과 같은 소개된 몇가지 사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상관성이 떨어진 것들도 있다고 한다. 꼼꼼히 생각하며 읽어 온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달리 무비판적 독서가 체화된 내게 흥미로웠던 것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발상 그 자체였다. 마치 예전 알쓸신잡에서 유현준교수가 건물의 위치에너지로 권력이나 국력을 추정하는 과정을 보며 느꼈던 기분이었다고 할까.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들을 토대로 궁금한 사실들을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60e687bb1faee6ba3c0732f423523917.jpg "데이터폭발로 개방된 넓은 미답의영역 대부분은 소수의 진보적인 사고를하는 교수나 통념에 반항적인 대학원생, 취미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져왔다. 이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주변에 독서모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고 해보자. 주변 사람들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아니면 실제로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을까? 진실을 찾기 위해 통계청 자료외에 현재 네이버랩을 이용해 ‘독서모임’을 검색해 보자. 실제로 그 검색 추이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사회에 불어닥친 인문학 열풍 덕이었을까 아니면 사회활동 욕구와 IT발달로 인한 환경의 변화 덕분이었을까? 실제로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긴 할까?


이런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작가의 발상과 과정이 상쾌하고 재미있었다. 이런 과정과 연구 결과들을 소개해주는 것 외에도 온라인 자료를 이용한 검색의 한계와 확장성들에 대해서 유쾌하게 풀어낸 책 이었다. 제목과 부제에 낚여 도대체 충격적인 내용은 언제 나오나 싶은 기분으로 읽었지만, 모임이 아니었으면 읽지 않았을 책이라는 점, 읽을때보다 그 뒤가 더 재미있었다는 점 그리고 효용성이 있다는 점에서 뒷맛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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