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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Jul 21. 2019

『나는 아직,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더북클럽 「책갈피 」 세 번째 책 리뷰 by. 여행자


세 번째 책 리뷰 『나는 아직,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by. 여행자 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지만,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등포역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겨서 방문했다.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방문한 것은 아니다. 그냥 구경하러 갔다. 그러다가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 산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분께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은 새 책으로 구매했어야 하는데… 이 책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에게 새 책으로 선물했다.


 



 책이 약간 두꺼워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중간중간 삽화도 들어가 있고, 내용에 집중이 잘 되어 금방 읽는다. 가장 큰 장점은 짧게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다. 짧은 호흡이기에 장소-시간에 상관없이 독서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과 장소는 잠자기 전 침대인 거 같다. 침대에서 읽다가 마음에 드는 내용을 생각하며 잠드는 것.


 

 책 제목에서는 느낀 감정은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수 있나?’였다. 책을 읽다 보면 제목은 기억에서 지워진다. 제목과는 동 떨어져도 너무나 좋은 내용들로 가득 차여있다.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삶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사랑에 관한 내용이 절반 정도는 되는 거 같지만, 사실 사랑이 인생에서 그만큼 중요한 거니까 이견은 없다.  


 예전에는 이렇게 짧은 호흡의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보다는 책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호흡이 짧은 책을 읽으면 ‘뭐야, 아직 이야기기 안 끝났는데, 더 얘기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책을 읽을 때면 나머지 이야기 혹은 생각을 내가 할 수 있고, 그래야 더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신기한 점은 호흡이 짧은 책이고, 한 내용과 다음 내용이 그렇게 연관성이 있지는 않는데 집중력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책의 페이지에 비해 글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하지만 내용이 적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른 책 보다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든 내용에서 감동을 받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좋았다. 그중에 내가 감동받은 내용에 대해서만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


 


<아무리 천천히 가도>

 “우리가 아무리 천천히 가도

세상에는 우리가 보는 것, 그 이상의 것이 있대.

우리가 아무리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들이 있을 수밖에 없대.”


- 본문 중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중학교 이후로 책을 소리 내어서 읽은 적이 없다. 그냥 눈으로만 책을 읽으면 중간에 그냥 넘어가는 내용들도 있고, 생각을 덜하게 되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소리를 내어 읽으면 모든 단어를 읽어야 하며, 속도가 느리기에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일어나서 출근을 할 때, 빠르게 빠르게 걷는다. 그러면 분명 내가 놓치는 것들이 있다. 그럼 인생 자체가 재미가 없어진다.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된다. 그럼 인생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모르지만, 적어도 행복이 1%는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나는 관찰한다. 이런 생각은 쉽게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관찰한다는 것은 집중력도 필요하고 참을성도 필요하다. 나에게 부족한 것들…그래서 더 힘든 관찰이지만 제대로 해낼 때는 나도 모르는 세상에 눈을 뜰 때가 있다. 그리고 오히려 매일 지나가기에 더 관찰을 못하는 것일 수 있다. 내가 지금 내 주위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나를 피해자로 기억하는 성향>

“내가 이미 가진 무언가보단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더 중요하다, 혹은 더 갖고 싶다.
한없이 내가 아닌 타인만을 부러워하는 우리.

우린 도대체, 왜 그런 걸까? "


-본문 중에서

 사람들은 각자 과거에 대해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을 한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이 그렇게 사과를 하지 않는가 보다. 어렸을 때는 나는 기억력 하나는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억에 대한 것은 늘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배려심 없고 멍청한 생각인지 모른다. 사람의 머리라는 게 태생이 불완전한 것인데, 그 불완전한 것을 옳다고 생각하고 강요했다니…. 내가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그러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둘 사이는 더 멀어지고, 생각의 생각이 쌓이면서 오해를 낳게 된다. 


 요새 내 주위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생겨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사자들은 서로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강화하며 이전에는 없던 사실들도 생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고 불쌍하다. 그런 상태에서 제 3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강화된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를 다시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생각이 진실인지(진실이라기 보단 조금 더 객관적인 사실에 가까운) 내가 만든 사고의 괴물은 아닌지…


 

<어쨌든 공짜니깐, 일단 킵!>

 “ 혹시 내가
누군가의 마음도
누군가의 배려도
누군가의 회의도 그렇게 넙죽 넙죽. "


 다음은 공짜에 대한 이야기다. 할인 매장에 가면 1+1, 오늘만 세일 등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이 많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필요하더라도 사게 된다. 공짜라는 생각으로. 이런 공짜니깐 라는 생각으로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내가 편하게 이용하는 게 아닐까?라는 게 주요 요지다. 


 이런 말 하면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나는 적어도 누구의 마음을 이용한 적은 없다. 하지만…. 남에게 이용당한 적은 있다. 친구든, 연인이든, 사회적인 관계든. 가장 초반에는 그렇게 이용을 당해도 괜찮았다.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그렇게라도 내가 필요한 존재라고 느꼈으며, 그런 기분이 들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사람들은 더 당연시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지쳐가고 그런 사람들과 멀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무식한 생각과 행동인가. 얼마 전에 읽은 에리히 프롬의 책에서 평등이란 사람이 도구로서 사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사실 축약해서 표현했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조차 나에게 평등을 주지 않았으니, 다른 사람이 나에게 평등을 주었을 리 만무하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며, 이미 그러지 않고 있다. 내가 굳이 희생하거나 비위 맞추면서 상대방에게 잘해 줄 필요가 없다. 나의 가치라는 것은 남이 만들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이 평가할 수 없다.


 

< 힘든 사람, 슬픈 사람, 외로운 사람>

 “물론이죠
세상 어딜 가도
슬픈 사람은 슬픈 것이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법이죠.”

- 본문 중에서

 

 한 사람이 텔레비전에서 사람들이 너무 기뻐 보이는 곳이 나와서 그곳으로 휴가를 갔는데, 텔레비전에서 만큼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이다. 그것을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말은 좋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거부감이 많이 생긴다. 힘들거나 힘들어 보이면 소위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은 “너만 힘들어? 다 힘들어. 생색내지 마.”라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다들 힘들겠지. 다들 어렵겠지. 그게 중요한가? 다른 사람이 힘들어한다고 내가 힘든 것이 쉬워지나? 내가 힘든 게 다른 사람보다 더 힘드나? 말이 안 되는 가정이지만, 만약 내가 객관적으로 더 힘들다고 하더라도 그게 중요한가? 남이 나의 힘듦을 알아주기 바라는 것도 문제지만, 다른 사람의 힘듦을 멋대로 평가하는 것도 문제이다.


 


 한마디 : 지금 삶이 힘들고, 사고가 많아져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읽으면 위로가 많이 된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 독서에 취미 붙이려고 할 때 처음 책으로 정해도 나쁘지 않을 책이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지만 무한대로 무거워질 수 있는 책이다.


                                                                                                                                                         by.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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