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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Oct 04. 2019

『여행의 이유』, 김영하

리뷰 작성자 :  현민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모두의 독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북클럽 #책갈피




제목과 작가가 주는 기대감 그리고 실망감

2019년 지금,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는 상당하다.


좋아진 경제상황과 항공산업의 발전은 여행의 범위를 넓혔고, 50대 작가가 처음 여행을 했을 당시와는 다르게 ‘여행’은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게 되는 단어 또는 주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과는 다르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왜 여행을 가는가” 즉, 여행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지는 않았거나 항상 궁금해왔을 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TV를 통해 높은 인지도를 쌓은 김영하라는 작가가 풀어낸다고 하니 ‘여행의 이유’라는 책은 제목과 저자만으로 사람들이 책을 사게 되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나 역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상이 지쳐 떠나는 여행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이유를 작가와 함께 고민해보고자 책을 펼쳤으나, 3박4일의 시간 동안 나는 그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책의 서장은 보통의 여행을 다루는 책과 같이 저자의 경험과 함께 시작한다. 하지만, 그 경험은 크게 공감을 주지 못하였고 두번째 읽어보았을 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추구의 플롯’은 고전, 마이너리그 선수의 이야기에 연결되어 단편적으로 여행의 이유만을 찾는 내게는 크게 와 닿지 못했다.


 이 책은 여행이라는 대중적인 주제와 스타작가의 만남만으로도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특정 독자층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장의 내용은 이러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장의 내용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었다면 “처음은 조금 가볍게 시작해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라면, 책의 머리말에 독자가 이 책을 만나기 전, 조금은 준비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대중에 대한 사소한 배려

알쓸신잡은 평균 6%의 시청률을 기록한 TVN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그건 나영석이라는 스타 PD와 유시민이라는 작가의 출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김영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나 역시 김영하의 작품은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김영하가 유명한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 책을 구매한 많은 독자들은 김영하라는 작가는 알지만 그의 소설이나 글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빛의 제국’, ‘검은 꽃’과 같은 그의 소설을 알아야 이 책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본인의 책을 홍보하는 이유라면 이해해볼 수 있지만,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설명하면서 작가는 “이를 읽어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라고 설명한다. 이 문장 하나로 앞의 그의 책에 대한 언급까지도 나에게는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책에 대해 김영하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을 쓰는데 내 인생 모든 여행 경험이 필요했다.” 차라리 본인의 여행 경험을 통해 설명하려고 했던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 좋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쉽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첨언하자면 책을 읽는 중 저자의 실제 여행 경험이 내게 와 닿았던 것은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에서 저자의 노르망디 여행기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했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게 이 책에 대해 물어본다면, 당연히 추천할 책임에는 망설임의 이유가 없다. 먼저,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기대감을 접어두고 차분하게 읽는다면, 충분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으며, 공감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한 장으로도 이 책이 주는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작가가 제목을 통해 말했던 여행의 이유에 대해 작가는 어렵지 않게 표현한다. 매달 여행을 갈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나도, 누군가 여행이 왜 좋냐고 물어보면 “그냥”이라고 대답하게 된다. 그만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이유에 대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장으로 수많은 여행의 이유를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나로서는 내가 다녀온 모든 여행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었고 앞으로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부분이 책이 주는 메시지의 아주 일부분이었고 어떻게 보면 뻔한 이유에 대해 명문화한 부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페이지였고 내게는 의미 있는 부분이었다. 


 두번째는 비여행과 탈여행에 대한 개념화때문이었다. 여행이라면 항상 내가 직접 다니던 여행만 여행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여행의 개념을 확장시켜주었으며, 진정한 여행의 의미는 세가지의 여행을 모두 더해져 비로서 하나의 여행이 된다는 작가의 말은 앞으로의 나의 여행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여행 전 읽었던 여행관련 서적, TV 프로그램도 내 여행의 일부였고, 친한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그 사람의 생각과 느낌마저도 내 여행을 완성시켜주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요새 여행에서 무엇을 보는가 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다. 생면부지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관점을 느끼게 되는 매력을 알게 되었다. 다만, 이 책 여행의 이유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지만, 앞서 말한 두부분 외에도 서장에서 언급된 추구의 플롯, 노바디와 섬바디의 개념 등이 앞서 말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By. 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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