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형용이 사라진 자리

by YeonJeong

모든 형용이 사라진 자리.

옳음도 그름도,

선함도 악함도,

아름다움도 추함도,

깨끗함도 더러움도,

정결함도 타락함도,

순진함도 영악함도,

박식함도 무식함도,

상쾌함도 불쾌함도,

맑음도 흐림도 없는 이 곳.


모든 나열이 사라진 자리.

안과 밖,

좌와 우,

위와 아래,

전과 후가 무용한 이 자리.


모든 판단이 사라진 자리,

모든 분별이 멈춘 자리,

모든 생각이 정지한 자리,

모든 말과 언어가 소실한 곳,

그래서 어떤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 곳.


형용이 사라진 그 자리에 나는 있다.



2024년 8월, 형용이 사라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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