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론(持論)이 있다. 교회사역이 가정의 행복이란 유리창에 금이 가게 한다면, 과감히 포기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교회보단 가정이 우선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공동체로서의 우주적 교회가 아닌 지역교회를 말한다. 구체적으론 지교회에서 목사로서 하는 사역이다. 돌려 말하는 데엔 소질 없으니 그냥 대놓고 말하겠다. 가정을 돌보기 위해서라면 목사란 ‘직업’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솔직해지자! 교회 일을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주의 일을 했다기엔 스스로 민망하지 않은가? 말씀을 전하고, 성도 가정을 심방하고, 교회와 성도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보다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회의하고 진행하기에 정신없으니, 이것으로 주의 일 했다며 가정을 등한시하기엔 아내와 자녀에게 미안할 뿐이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 보다 더 악한 자니라-
디모데전서 5:8"
‘목회’ 아닌 ‘사역’에 지쳐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할 때마다 생각나는 말씀이다. ‘주의 일’이라며 합리화하나, 성경 말씀은 핑계 대지 말라고 한다. 가족조차 돌보지 못하면서 다른 성도를 돌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성경은 가족을 돌보지 않는 자를 악한 자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냥 악한 자가 아니다.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라고 한다. 난 악한 자, 아니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가 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