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꿈꿨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함이 아니다. 먼저는 가족을 위함이고, 다음은 함께 살기 위함이다. 소극적으론 남에게 손 내밀어 폐 끼치지 않기 위함이고, 적극적으론 나누기 위함이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내 이름으로 후원하는 단체가 5군데이나,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더 많은 곳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담임목사로 청빙 받지 못한 목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곤 몇 개 없다. 개척하든, 유학하러 가든, 일하든. 일이라 봐야 경력 없는 중년 남성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운전이나 배달이 전부다. 물론 막노동도 있겠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배우자가 일하지 않는 형편에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고민하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이다. 난 운이 좋았다. 능력 있는 아내가 기업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정규직이어서 해고당할 일은 없으니, 내가 자리 잡을 때까지 아내는 기꺼이 생활비를 마련하는 헌신을 쉬지 않으려 했다. 왕복 3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오가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내에게 감사함과 미안함만 가득할 뿐이다. 덕분에 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막힌 일을 선택했다. 주식투자가 그것이었다. 경제 분야에 관심 있고, 조금만 공부해서 노력하면 얼마든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게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소액이긴 하나, 실제 매월 수익이 있었으니 그냥 하는 말은 아니다.
(2022년) 5월에 종목별 합산 수익률 정점인 82.82%를 찍고 나서, 수익률은 현저히 줄어들어 6월엔 10.16%, 7월엔 20.04%에 그쳤다. 심지어 이후 4개월 동안 전혀 수익의 기쁨을 안겨주지 않았다. 가족에게 미안했고, 나 자신에겐 실망했다.
주식투자로 경제적·시간적 자유를 누리게 되면 경제 관련한 아카데미를 열고 싶었다. 그리고 나처럼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부목사나 개척교회 목회자에게 경제와 주식투자를 교육하려고 했다. 그들 스스로 경제적 독립하여 목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나는 지인 몇에도 경제 아카데미 개설에 대한 소망을 말하기도 했을 정도로 난 진심이었다. 하지만 4개월의 패배는 이런 내 소망에 반기를 들었다. 주식투자만으로 생계를 책임지려고 했던 안일한 내 생각에 신물이 났다.
여전히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더 많은 개인과 단체를 돕고 싶다. 이왕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회와 목회자를 돕고 싶다. 경제 아카데미를 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웃을 향한 내 바람이 간절하다면, 길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