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최고의 스승
자녀를 양육하는데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은 ‘독서’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나 개인적으로 독서의 중요성만큼은 아들이 확실하게 인식하도록 사명감을 품었다. 식후 양치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매일 책 읽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게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아들이 6살 때부터 책을 읽어주었으니 아빠로서, 그리고 육아대디로서 최소 할 일은 했다. 세어보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한 책을 서너 번 반복해서 읽은 것까지 계산하면 책 종류로만 1,000권 이상이고, 읽어준 건 2,000회 이상은 될 것이다. 나보다 더한 부모도 많은 터니, 사실 자랑할 것도 못 된다. 그저 사실을 말할 뿐이다.
어릴 적, 나 책 읽으라며 어머니가 비싼 돈을 주고 국내 위인전집을 사주셨는데, 장영실과 이순신만 조금 읽다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에 먼지가 쌓이고, 한 장 펼쳐보지도 않아 페이지가 붙어있던 새 책은 누렇게 바랬다. 세상에 위인전만큼 재미없는 책은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그 책과 다르나, 그토록 읽기 싫었던 위인전을 이 나이가 되어 아들에게 읽어주는 나 자신을 보니 참 우습다. 마음 같아선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하루 한 권씩이라도 읽어주고 싶었지만,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멈추게 되었다. 사명감에 읽어주었지, 누가 돈을 준다고 해도 다시 하고 싶진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난 할 만큼 했다고 스스로 자부를 느낄 뿐이다.
감사하게도 아내 역시 다독가(多讀家)이다. 하지만 아들에게 책 읽어주는 건 늘 내 몫이었다. 누구든 더 간절한 사람이 움직이는 법이다. 하긴 둘 다 책 읽어주는데 극성이었으면 아들은 진작에 항복했을 것이다. 부부가 책을 좋아하기에 아들도 따라 읽을 수밖에 없었고, 카페에서 식구 모두 책을 읽거나, 서점에 가서 읽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특히 마음껏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북카페는 주말이나 휴가 및 여행 중 필수코스이며 최애 장소이다. 내가 아들에게 읽어준 도서 외에 아들 스스로 서점과 북카페 등에서 읽은 책만 해도 수백 권은 될 것이다. 서점에서 산 책만 해도 금액으로 따지면 상당하다.
어느덧 3학년이 된 아들은 J.K. 롤링이 쓴 「크리스마스 피그」나 「해리포터」 시리즈 정도는 가볍게 읽을 정도가 되었다. 이보다 얇은 책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빨리 읽어서 혹시 페이지를 건너뛰며 대충 읽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확인 차 책 내용을 물어보면 기막히게 답을 한다. 우리 부부에게 없는 속독 능력이 아들에게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