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내년 사업 계획 세우느라 다들 바쁘죠.”
얼마 전 만난 외식업체 임원의 말입니다. 행사에서 만난 그는 2021년 사업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 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힘겨운 한해를 보낸 외식업계 관계자임에도 오히려 차분한 모습이었습니 다. 의외였습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외식업을 하며 올해처럼 힘든 적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이죠. 이런 경험을 해서인지 내년 계획 수립은 오히려 어렵지 않게 느껴집니다.”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일까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편안해보였습니다. 편안함을 되찾은 데 는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도 한 몫을 했을 겁니다. 기업 활동에서 가장 두려운 게 불확실성입니다.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의 생명을 갉아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돕니다.
외식업체 임원처럼 요즘은 어디를 가나 사업 계획 때문에 분주합니다. 사업 계획은 올해 실적을 토대 로, 다양한 환경 변수를 감안해 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사업 계획을 세우다보면 부서간, 혹은 팀간에 조율이 필요한 일이 생깁니다. 작은 수치에 대한 이견은 충분히 조율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사업 방향 에 대한 의견이 다를 경우는 사실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차이가 新舊의 차이입니 다. 新舊란 나이의 많고 적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향하는 바의 차이입니다.
구세력은 노련함과 진중함이 장점입니다. 이들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경험입니다. “예전에 비슷한 사업 을 해봤는데…”로 말문을 연 후 꽤 긴 시간 경험을 들려줍니다. 아쉬운 점은 과거 경험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대화도 과거 인물들과 지난 이야기를 주로 합니다. 경험을 중시하다보니 ‘내일’이 결여될 때가 많습니다.
젊은 세대의 최대 장점은 신선함과 패기죠. 남다른 시각, 신선한 아이디어, 여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입니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의 출발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 게서 이런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요.
좋은 사업 계획이란 이들 新舊의 의견이 조화를 이룬 거겠죠. 그럼에도 계획이라면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이상과 능력과 업적에 걸쳐 현재의 수준을 그대로 반복, 유지하려는 조직은 이미 적응력을 상실한 것 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계의 사물현상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변화인데, 현저하게 변모할 내일의 세 계에 그러한 조직이 살아남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입니다.
당신은 新舊 어느 편에 더 가까우신가요? 성향과는 무관하게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업 계 획에 담겨야 하지 않을까요. 회사가, 그리고 자신의 삶이 지향하는 바가 담긴 사업 계획이라면 더할 나 위 없겠죠.
더바이어 신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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