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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이어 Jan 18. 2021

CES에서 인정받은
스마트팜 기업 엔씽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으로 수출활로 개척

스마트 팜 전문기업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이 CES 2020에서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농업 관련 제품이 CES에 전시된 것도, 혁신상을 받은 것도 엔씽이 처음이다. 재배 단계에 따라 농장을 모듈화하고 이를 농장 규모와 작물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연결·확장할 수 있는 것이 엔씽의 핵심 기술이다.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내부.


스마트 화분에서 스마트 팜으로

2014년 설립한 엔씽(n.thing)은 IoT 화분 ‘플랜티’를 만들기 시작해 2017년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며 본격적으로 스마트 팜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화분에서 시작해 스마트 팜으로 영역을 확대해온 것이다.


엔씽의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이하 농장)은 40피트(12.192m) 규모로 온도와 영양 등을 완벽하게 통제해 최대 연 12회까지 수확할 수있다. 연간 생산량은 노지 재배 대비최소 40배~최대 100배까지 높아진다.


흙과 농약 대신 박막식 수경재배 방식으로 길러 농약이 필요 없다. 친환경 배지와 순환하는 영양액으로 작물을 길러 세척 단계 없이 공급할 수 있다. 노지 재배 대비 최대 98%까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박막식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라는 작물들.


엔씽은 2020년 9월 12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180억원이며, 투자 이후 기업가치인 포스트머니밸류(Post-money Value)는 500억원이다. 시리즈B 투자에서는 유진투자증권, 삼성벤처투자, 우아한형제들 등이 신규 투자사로 참여했다. 유진증권이 설정한 프로젝트펀드에는 이마트가 출자자(LP)로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엔씽의 궁극적인 비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가능하게 공급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엔씽은 다양한 투자자들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전 세계 곳곳에 농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1동부터 1000동까지 유연한 확장

엔씽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듈이다. 농장은 모듈을 활용해 제품처럼 만들었다. 모듈을 수평혹은 수직으로 연결해 재배 성과와 작업 효율도 높였다.


엔씽의 모듈은 총 5가지로 입구/방역 모듈, 수확과 포장을 하는 작업 모듈, 육묘 모듈, 재배모듈, 저장/출하 모듈이 있다. 각 모듈은 역할별로 시스템 및 구조가 다르며 해썹(HACCP)에 준하는 시설을 갖췄다. 엔씽은 재배 모듈에 국내 로봇기업과 손잡고 로봇 팔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사람 손이 필요한 모든 곳을 자동화하기 위해서다.


밖에서 바라본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과 작업 모듈.                                 



역할별 모듈로 이루어진 농장은 초기 구축 비용이 낮고 리드 타임이 적다. 필요한 모듈만 추가해 늘릴 수 있어 농장 1동부터 1000동까지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유지보수가 간편한 점도 강점이다. 엔씽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이유도 모듈에 있다. 작은 규모로 현지에서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씽은 모듈에 사용되는 모든 부자재를 직접 개발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추가 비용을 꾸준히 절감하고 있다. 스마트 팜에서 원가를 많이 차지하는 LED도 직접 개발해 사용 중이다. 기존 식물 생산용 파장으로 알려진 것에서 진화한 버전으로 LED의 발열이 기존 제품보다 적다.



CUBE OS로 실패 기간 ‘ZERO’

엔씽은 환경을 제어하는 하드웨어와 작물을 생산하는 소프트웨어 CUBE OS를 함께 제공한다. CUBE OS는 일종의 작물 레시피다. 습도, 온도, 빛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EC(전기전도도)와 pH(산도) 값을 측정해 배양액을 조절하는 것 역시 CUBE OS 몫이다. 배양액은 타깃하는 작물 특성에 따라 비율을 달리 조절한다.


CUBE OS의 데이터는 본사로 실시간 수집돼 작물별 최적의 재배 환경을 연구하고, 데이터를 더욱 정교화하는 데 사용된다. 이 과정을 통해 CUBE OS는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CUBE OS는 웹과 앱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엔씽 측은 스마트 팜이 좀 더 보편화 된 이후에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소프트웨어 개선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


CUBE OS 교육은 한작기 혹은 두작기에 걸쳐 진행한다. 김주희 엔씽 홍보팀 팀장은 “CUBE OS가 농업계에서 더 유의미한 이유는 초기 실패 기간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농사는 5년은 망해봐야 제대로 한다고 하는데, CUBE OS를 활용하면 그럴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파트너사 외식기업 25

엔씽은 경기도 용인에 농장 15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재배 모듈은 10개다. 한 재배 모듈의 연간 생산량은 3톤으로 전체 연간 생산량은 30톤이다.


엔씽은 공간 대비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재배효율 및 작업 프로세스 개선 등 여러 측면에 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실례로 현재 한 농장에서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포트를 1920개에서 30% 늘린 2560개로 개선할 예정이다.


엔씽의 국내 파트너사는 25곳으로 모두 서울강남과 광화문,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외식업체다. 콜드체인 차량으로 월·수·금 주 3회 직접 파트너사에 배송한다.


첫 파트너사인 SG다인힐과는 식자재 유통 서비스 MOU를 체결해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협약 내용은 레시피에 따른 특별 작물 재배 및 공급, 다양한 메뉴 구성 기획 개발,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솔루션 제공, 크라우드펀딩(선주문) 등이다. 현재 붓처스컷, 블루밍가든, 썬더버드, 오스테리아꼬또의 일부 메뉴에서 엔씽이 제공한 미니 로메인을 사용 중이다.


또 다른 파트너사인 외식업체 모퉁이우의 김호윤 셰프와는 작물의 모양과 맛을 섬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특수채소와 유럽산 샐러드류에 강점

엔씽에서 많이 재배하는 작물은 대부분 한국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기능성 채소와 유럽산 엽채류·허브류다. 대표 작물은 로메인, 바타비아, 버터헤드다. 차후 과채류 등 다양한 작물 재배를 시도해 나갈 계획이다. 


김주희 팀장은 “파트너사에서 한국에서 재배하기 어렵지만, 수요가 꾸준한 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어 해 유럽산 엽채류와 허브류를 주로 키우게 됐다”며, “2019년에는 타이식당인 소이연남과 타이바질을 키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엔씽의 작물은 모양과 크기, 식감 등 균일한 품질을 유지해 실제 사용했을 때 로스율이 상당히 낮다. 또 씨앗부터 유통과정까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더 안전할 뿐만 아니라 보관 기간도 2주 이상 긴 편이다.


품질과 수확량이 일정한 덕분에 작물 가격은 일반 공산품과 같이 책정한다. 전기세, 부품비 등 원가를 산출해 계산한다.


김 팀장은 “엔씽은 기존 국내시장에 없는 특수 작물 위주로 재배하고 있다”며, “엔씽 작물은 가공이 쉽고 로스율이 적어 외식업체에서 사용했을 때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내 UAE에 농장 100동 수출 예정

2019년 8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먼저 컨테이너 2동을 보내 설치했다. 재배 테스트를 통해 사막의 여름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후 2020년 1월 8동을 더 보내 기술 검증사업(Proof of concept, PoC)을 진행하고 있다.


엔씽은 연내 아랍에미리트 기술검증 직후 예정된 컨테이너 농장 100동 규모(100억원 상당)의 수출을 준비 중이다. 원래 2020년에 진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현재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농장을 원격 운영하고 있다. 아부다비 농장의 연 생산량은 12톤이며, 현지에서 수요가 많은 오크리프, 롤로 등 신선 엽채류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재배된 채소는 아랍에미리트 왕가와 현지 호텔, 레스토랑, 한인마트에 공급된다.


엔씽은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준비하며 해외 겨냥을 본격화하고 있다. 온화한 기후에 노지가 저렴한 한국보다는 환경이 척박해 식량안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국가에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는 국토 면적의 870%가 사막이고, 7월과 8월에는 일 최고기온이 48도까지 올라가 노지에서 엽채류 재배가 힘들다. 아랍에미리트는 연간 농산물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팜 테크에 관심이 많다.


엔씽 농장을 방문한 무헤이리 아랍에미리트 식량안보 특임장관은 “식량안보 해결을 위해 종자와 영양액, LED 등 모든 부분에서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엔씽과의 기술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비친 바 있다.


엔씽은 단기적으로는 채소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동,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지에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을 수출할 계획이다.


http://www.withbuy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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