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꿈꾸는자본가 Sep 21. 2022

오늘부터 나는 두부만 먹습니다

오늘도 두부를 삼키는 삶 1화


나에게 음식은 단지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맛있느냐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왕이면 맛있으면 좋지만, 2시간을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맛집이 있다면 차라리 바로 먹을수 있는 맛집 옆집을 가리라.



그런 나에게도 특별한 음식들이 몇몇 있긴 하다. 생존하기 위해서 먹는다기보다 그 음식이 가진 메시지가 필요할때 그 음식들을 찾는다. 이를테면, 소주는 내 삶의 힘듬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진통제다. 세상의 쓴 맛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소주의 쓴 맛을 찾는다. 세상의 쓴맛을 닮은 소주의 맛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잊으려고 애쓴다. 이쓴치쓴이다.



이런 음식들이 많지는 않지만, 몇몇 있다. 소주, 맥주, 광어초밥, 시래기 된장국 등...

두부도 그 중 하나이다. 두부는 내게 지난 날의 잘못을 덮어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구치소에서 나온 사람에게 다시 새 삶을 살라고 두부를 먹이듯, 두부는 내 잘못된 지난 날을 덮고 다시 새 삶을 살고 싶을때 먹는 음식이다. 이제까지 살아온 내 삶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질 때, 나는 두부를 먹는다.






오늘부터 나는 두부를 먹었다. 아니 정확히는 어제부터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를 삶의 문제들이 나에게 엉겨붙기 시작했다. 끊고 싶지만 끊을 수 없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끊어나가야할지 모를 문제의 끈들이 내 삶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매듭을 못풀면 끊으면 되지 않느냐고. 나도 그랬다. 나의 문제가 아닐 때는 너무나 간단한 솔루션이 내 문제가 되면 복잡해진다. 끈이 너무 좋아서 재활용을 하고 싶다든지, 끈을 끊다가 끈을 싼 물건이 훼손될 것 같다든지 등. 끈을 끊지 못하는 속사정이 너무나도 잘 보인다. 그렇게 그 사정이 잘 보이면 보일수록 시간은 흐른다. 끊어야할까 말아야할까 그렇게 고민하는사이 그 끈은 더더욱 나를 옭아맨다.



그래서 두부를 샀다. 대형마트에서 제일 싼 두부이다. 어차피 나는 두부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구입한 것이므로 굳이 비싼 두부를 살 필요가 없다. 이 두부를 사가지고 와서 끊을수도 끊지 않을수도 없는 끈을 두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본다. 두부를 앞에 두고 '내가 어떻게 잘 해보면 되지 않을까?' 마음을 굳게 먹어본다. 아니 마음을 굳게 먹기 위해 두부를 먹는다.



밥 대신 먹으면 다이어트도 되고, 내 삶에 메시지도 채울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음식이 없다. 그래서 한동안 두부를 먹어야 할 것 같다. 어느정도 내 삶의 문제들이 정리가 되어서 더이상 두부의 메시지가 필요없어질때 까지. 평생 두부만 먹고 살게되는건 아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성장전략 특강 안내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