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에서 말하는 진짜 보물의 의미
원피스를 사랑하시는 여러분!
혹시 가이몽 이라는 캐릭터를 기억하시나요?
상자에 낀 조그마한 아저씨..
워낙 이야기의 처음 부분에 나오고, 그렇게 길게 다뤄진 이야기가 아니라서 기억 못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출연 장면은 짧지만,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어 이렇게 다루게 되었습니다.
가이몽 아저씨는 해적이었습니다. 우연히 섬에 도착해서 보물상자들을 찾다가 선장이 수색하지 않은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게 됩니다. 거기서 보물상자 5개를 발견하지요. 동료들은 이미 수색을 마치고 짐을 정리해 섬을 떠나는 상황이었고 그 순간 손을 잘못 짚은 가이몽씨는 봉우리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땅에 있던 보물상자에 몸을 끼게 되었고, 그 후부터 보물상자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년...
루피, 나미, 조로, 우솝이 가이몽씨가 있는 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가이몽씨와 이야기를 하게되죠. 바로 보물상자 말입니다. 보물상자를 찾아 다니는 해적을 했던 가이몽씨는 원피스를 찾아다니는 루피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가이몽 아저씨는 해적왕이 되어 원피스를 찾겠다는 루피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립니다.
언젠가 이 손으로 꿈을 잡는다
우리들은 옛날부터 그렇게 생각했었다
보물을 찾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아.
그 정열이 내 인생을 전부 바꿔버린거야.
- 가이몽
여러분은 가이몽씨처럼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은 보물상자 하나씩 있으신가요? 내가 죽기전에 이건 꼭 이뤄보고 싶다 같은 버킷리스트나, 꿈 같은거 말이죠. 아마도 가이몽씨는 그것이 보물상자였던 것 같고, 루피는 원피스인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을 바꿔버릴만한.. 그런 보물상자.. 어릴적부터 꿈꿔온 꿈 같은 것일까요?
가이몽씨의 이야기를 들은 루피는 상자에 몸이 끼어 봉우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가이몽씨를 대신해 봉우리에 올라갑니다. 20년간 소중하게 지켜온 그 보물상자를 전해주기 위해서 말이죠. 보물상자를 가지러 올라간 루피는 가이몽씨의 말대로 보물상자 다섯개를 발견하게 됩니다. 가이몽씨를 비롯해 나미, 조로, 우솝 모두 보물상자에 기대감이 부풀어있던 그때 루피가 돌연 보물상자를 가이몽씨에게 주지 않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가이몽씨가 20년간 소중히 지켜왔던 보물상자는 모두 빈 상자였고, 루피는 가이몽씨의 마음을 알기에 보물상자를 주지 않으려 했던 것이죠.
이 상황을 눈치챈 가이몽씨는 루피에게 괜찮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고는 루피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보물지도가 존재하는 재보에는 흔히 있는 일이야.
와보면 보물은 벌써 도둑맞은 뒤...
그 정도로 보물찾기는 해적한테 있어 시련이란거야
평생을 기다리든.. 목숨을 잃어버린든..
보물 자체에 다가갈수없다
- 가이몽
사실 우리가 살면서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갖기위해 혹은 이루기위해 노력하지만 그 노력이 무심하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년을 공부한 공무원 시험,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위한 취업준비, 식판까지 바꿔가며 도전한 다이어트 등... 우리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을 두고 가이몽 씨는 흔한 일이라고 위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것에 도전하고, 많은 것들을 원하지만 손에 넣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손에 넣을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더이상 원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고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너의 장미 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 어린왕자 중에서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가 바라는 것이 그토록 소중하고 간절한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원하고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에겐 철밥통이라고 폄하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또 누군가에는 월급쟁이라고 이야기되는 대기업 회사원이 그토록 나에게 소중하고 간절한 이유는 내가 그것을 그렇게 바라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어쩌면 보물이라는 것은 그 보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내가 노력하고 애쓴 것들,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하나하나 착실하게 준비해온 대학생활.. 진짜 보물이라는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경험과 과정이 아닐까요. 금은보화나 합격, 입사 등은 과정 속에서 따라오는 덤 같은 것이고요.
우리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가 떨어지고, 취업준비를 해서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지 못하고,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다시 살이 찐다면 우리의 그 노력은 무의미한 것일까요? 아니요. 그건 그대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무언가를 해봤지만 결국 결과는 같은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을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이라는 것을 했을테니까요.
이제 보물상자를 지킬 필요가 없는 가이몽씨에게 루피는 동료가 되어 같이 바다에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그런 루피의 제안에 가이몽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밀짚모자!
보물은 없어졌지만
나에겐 그 외에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이녀석들과 20년 괴로운 일도 즐거운 일도 함께 했다. 떨어질수는 없다.
보물이 없다는 걸 알고나서 난 처음으로 자유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어
이제부터는 정말로 나다운 인생을보낼수 있을것 같아
사실 나 상자생활이 약간은 마음에 들고 말야.
가이몽씨는 자신이 보물이라고 믿어왔던 보물상자를 잃고서야 진짜 보물이 무엇인지 알게되었습니다. 가이몽씨에게 보물이란 보물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 보물상자가 아니라 그 보물을 함께 지킨 섬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었습니다. 상자를 지키기위해 함께 동고동락했던 그 시간들이 동물친구들을 가이몽씨에게 보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가이몽씨는 보물이라고 생각한 그것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정말 소중한 보물을 알아보지 못한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도 이런 경우가 많지요. 뭔가에 집착해 그것만 맹목적으로 따라가다가 정말 소중한 것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 명문대학 입학이라는 것만 제일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 나머지 그때의 추억이나 친구들을 많이 얻지 못했습니다. 모두 대학입학에 집착한 나머지 공부 외에 다른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대학입시가 끝난 지금 이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3년을 대학입시라는 감옥에 저를 가둬두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언가에 집착해 자신을 옭아매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보물이라고 생각한 그 보물이 사라지자 가이몽씨는 거기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고 '자유'라는 진짜 보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루피는 가이몽씨의 보물상자를 통해 가이몽씨에게 정말 보물을 선물한 것이 되었습니다. 비록 그것이 가이몽씨가 생각했던 금은 보화는 아니지만 그것보다 값진 정말 소중한 친구들과 자유를 얻게 되었으니 사실 그 보물상자는 빈 보물상자가 아니라 진짜 보물이 들어있던 보물상자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보물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보물이라고 생각한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진짜 보물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