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리는 돈에 대한 사용료 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이처럼 금리에 대한 설명은 간단한데, 금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금리의 종류와 역할이 경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생각보다 금리의 종류가 많다. 우리는 보통 예금금리, 대출금리 정도를 알고 살아가고 여기서 기준금리 정도를 아느냐 모르느냐 이정도 수준에서 금리를 이해하고 있지만 이 세상에는 우리가 피부로 느껴보지 못한 수많은 금리들이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콜금리, 환매조건부채권금리, 회사채금리, 전환사채금리, LIBOR금리, CD금리, 코픽스금리, 통화채금리, 금융채금리 등. 이 금리들을 달달 외울필요는 없지만 이런 금리도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둬서 나쁠 것이 없다. 그리고 이 중에서 꼭 알아야하는 몇가지 금리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하고, 제일 중요한 금리가 바로 '기준 금리'이다. 기준금리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한 나라의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이다. 각종 금리들이 이 기준금리에 따라서 움직이고, 중앙은행은 이 기준금리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동향, 국내 경제상황, 국외경제상황, 금융시장 등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이렇게 결정된 기준금리는 금융기관 간 초단기 금리에 해당하는 콜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콜금리는 시장금리, 예금 금리, 대출 금리 등에 영향을 주어 결국에는 물가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콜 금리' 역시 기준금리 못지 않게 중요한 금리 중 하나이다. 콜 금리는 2008년 2월까지 지금의 기준금리 역할을 했던 금리였는데 2008년 3월부터는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콜금리는 무엇이며, 왜 콜금리는 기준금리로 계속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일까?
콜금리란, 금융기관 상호간에 지극히 짧은 기간동안 돈을 빌릴때 내는 이자이다. 여기서 금융기관이라고 함은 은행, 보험, 증권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창업투자회사, 선물회사, 공공자금관리기금, 예금보험공사 등과 같은 기업, 기관들을 의미한다. 은행이든, 보험회사이든, 증권회사이든 타인의 돈을 유치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때문에 돈의 유출입이 매우 활발하다. 이러한 금융기관, 금융기업들은 돈을 맡긴 고객들이 언제 돈을 찾으러 올지 모르기때문에 가능성은 높지않지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위험을 피하고자 금고안에 돈을 가지고만 있는다면 금융기관들은 돈벌이를 할수가 없다. ( 이전글 # 19. 은행이 금리로 돈을 버는 방법 참고 ) 상시 돈을 내어줄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만을 은행에서 가지고 있고 나머지 돈들은 돈이 필요한 곳에 대출을 해줘야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받은 돈을 대출해주고, 예금을 수시로 입출금하다보면 일시적으로 가진 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고객들이 갑자기 평소보다 많은 돈을 찾기시작하면 은행으로선 일시적으로 돈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영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돈을 제외하곤 모두 대출해주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돈을 고객에게 못돌려준다고해서 은행이 파산 나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그래서 각 금융기관들은 상호간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빌려주고 빌려받게되는데, 이때 빌려주는 돈의 사용료가 바로 '콜 금리'가 된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진 금융기관이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콜'이라고 하기때문에 이 금리의 이름을 '콜 금리'라고 부른다. 콜 금리는 금융기관들의 일시적인 자금부족을 해결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매우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콜 금리물 약 90% 이상이 하루짜리 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콜금리가 얼마이다라고 말을 할때는 1일물 금리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콜금리를 더이상 기준금리로 사용하지 않게된 것은 시장의 자율에 따라 콜의 금리가 결정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의도에 따라 금리가 움직이게 됨으로써 효율성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콜금리는 앞서 말했듯이 개인과 기관이 거래할때 적용되는 금리가 아니다. 금융기관들끼리만 적용되는 금리이다. 콜금리는 금융기관끼리 거래할 때 쓰이는 금리이지만, 금융기관끼리 온전히 자율적으로 금리를 정해서 적용하지는 못한다. 기준금리의 눈치를 봐야 한다. 만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였다고 해보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해서 시장이 바로 금리를 따라 내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자신의 돈을 가지고 시중에 나와있는 채권들을 매입하기 시작한다. 많은 돈을 바탕으로 채권을 매입하니 자연스럽게 채권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한다.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채권의 금리(수익률)는 내려가게 된다. 중앙은행은 채권의 금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때까지 매입하여 금리를 원하는 만큼 내릴 수 있게 된다.
어찌되었든 기준금리의 변동은 채권의 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채권의 금리변화는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가계의 대출금리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앙은행에서 면밀히 국가경제를 살피고, 국외의 경제여건을 모두 살펴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인하할 것인지, 동결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즉 기준금리의 방향은 우리에게 단순히 앞으로 대출이자를 더 내야 하는지, 덜 내야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준금리의 방향은 중앙은행이 우리 경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이고, 우리는 그러한 중앙은행의 결정을 지켜보며 우리 자신의 가계경제운용을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는 앞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입장에서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예고하고 있다면 현금을 보유하기보다는 자산을 매입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부를 증대시킬 수 있게 된다. 금리인하를 예고한 상태에서 계속 저축을 하고 있다면, 저축금리는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나의 이자소득은 줄어들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자산가치는 많이 상승했는데 반해, 나의 현금은 그만큼 상승하지 못했으므로 손실을 보게된다.
그래서 우리는 기준금리를 꼭 살펴보아야 한다. 금통위에서 어떠한 이유로 금리를 내리거나 동결시키는지, 혹은 올리는지를 잘 파악하고 우리의 자산을 그에 맞춰 적절하게 재구성해야한다. 그러한 돈의 흐름을 예측해나가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돈을 지킬 수 있고 불려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