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자본가 Feb 14. 2017

# 28. 시작은 누구나 두렵다. 주식투자도 그렇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이라는 질문을 본 적이 있다. 질문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거대한 코끼리를 어떻게 냉장고에 넣어? 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답안이 뭔가 살펴보았더니 답은 다음과 같았다.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넣는다.

3. 냉장고 문을 닫는다.






답을 보니 속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맞긴 맞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질문을 처음 마주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끼리와 냉장고를 떠올리게 된다. 코끼리는 TV에서 나오는 거대한 모습이고 냉장고는 우리집 주방에 놓여있는 냉장고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는 곧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냉장고 라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냉장고를 떠올려봐도 코끼리 보단 크지 않다. 그래서 냉장고에 코끼리를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문제에 대한 답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코끼리가 들어가고도 남을 냉장고가 존재한다면 우리의 결론은 틀린 것이 되고 만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집어 넣을 수 있게 되고, 모범답안이라고 제시된 답 처럼 냉장고 문을 열어서 코끼리를 넣고 문을 닫으면 된다. 굉장히 쉬운 문제인데 우리는 굉장히 어렵게 문제를 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말이다.



주식투자를 하는데 있어서도 이런 편견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주식투자를 하면 많은 돈이 필요하고, 투자를 하더라도 망할 가능성이 높고, 어떻게 하는지도 어려워서 모르겠다라는 생각. 물론 이는 반은 맞다. 하지만 반은 틀렸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핸드폰으로 증권사 앱을 다운받는다

2. 가입한다.

3. 만들어진 증권계좌에 투자할 돈을 입금한다.






요즘은 지점 방문 없이도 간단히 주식계좌를 만들수 있다. 그냥 누워서 손가락 몇개로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단지 주식계좌를 만드는 법이 어렵다거나 몰라서가 아닐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주식투자를 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반대로 수익을 볼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여기서 누군가는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그럼 도박을 하잔 얘긴가? 그것은 투기아닌가? 물론 그런 면이 주식투자에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이 도박이나 투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에,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주식투자가 투기나 도박의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은 '수익'이라는 목적이 주식투자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입학하기 전 사이. 추운 겨울이었다. 대학교를 합격하고나서 받은 새뱃돈으로 아버지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에 갔다. 대학에 합격했다고하니 친인척들은 새뱃돈을 넉넉히 주셨고, 그렇게 받은 50만원 정도의 자본으로 나는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다.




주식계좌를 처음 만들던 때는 오늘까지 햇수로 10년이상이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억은 머릿속에 생생하다. 그 이유는 증권사 지점에 생전 처음 가본것 뿐만 아니라 계좌를 만들기위해 기다린 대기시간이 굉장히 길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2시간 남짓을 계속 기다렸는데, 당시 지점장이 너무 오래기다리는 것이 미안했는지 비누세트를 하나씩을 나눠주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암튼 그렇게 주식계좌를 만들었고, 나의 투자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PER, PBR 같은 각종 수치는 물론 재무제표가 뭔지도 몰랐던 나는 겁없이 주식을 매수하였다. 지금이야 PER이니 PBR이니 재무제표 같은 것들을 모두 들여다보지만, 그때는 그런걸 볼줄도 몰랐고 그런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






그런 내가 처음 선택한 종목은 '메가스터디'였다. 내가 수능을 공부할때 한창 메가스터디 인터넷강의가 EBS 인터넷 강의보다 더 인기가 있었다. 주식을 매수할 당시에는 메가스터디의 성장성 이런 것보다 내가 메가스터디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수능공부를 하였고, 친구들도 모두 메가스터디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 기업에 익숙했었다. 익숙하다는 의미는 뭐랄까. 주변 친구들이 다 메가스터디를 듣고 있으니 이 기업은 잘될 것 같다는 그런 믿음이었다. 지금이야 다른 경쟁사들이 많이 뛰어들고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주가가 많이하락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메가스터디는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지닌 기업이었다. 실제로 당시 내 주변에는 EBS보다 메가스터디를 더 많이 듣고 있었으며, 한과목당 몇십만원씩 하는 인터넷 강의료도 학원비를 생각하면 그렇게 큰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당시 메가스터디 주가를 나타낸 차트이다. 내가 주식을 시작해서 메가스터디를 매수한 시점은 2007년 설이 막 지난 시점이었다. 메가스터디의 차트를 보면 이미 메가스터디는 2005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주가는 20만원에 다다를 정도로 치솟았다. 재무제표 하나도 볼줄 모르는 생초보의 상태에서 매수한 종목이었지만 선택은 탁월했고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아마 이때의 즐거움이 주식투자를 지금까지도 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정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주식투자하면 다 망한다는 그 생각조차 의심하였고 믿지 않았다. 당시 내게있어 주식투자의 영역은 미지의 영역이었으며, 반드시 해야하는 것도, 반드시 하지말아야 하는 것도 아닌 것이었다. 설날 연휴가 끝나고 나는 새뱃돈을 모두 은행에 넣을수도 있었고, 그 돈으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사먹을 수도 있었다. 아마도 은행에 넣었다면 지금도 여전히 통장에 그 돈이 있었을 것이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사먹었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식을 매수하였고, 그 선택은 지금까지도 후회하지 않는다.





지난번 글( # 27. 주식투자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 3가지 )을 발행하고 몇몇 분들이 항의를 하셨다. 너무 주식의 긍정적인 면만을 써서 주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 의견의 일면에 대해 수긍은 하지만 정도가 지나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주식투자로 2배, 5배, 10배를 벌어 대박을 터뜨리기위해서 주식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지막지한 수익을 볼 수 있으니 주식투자를 하라고 이야기 한적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증권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증권과 관련된 일을 하지도 않는다.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종목을 추천해준다는 명목으로 컨설팅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나 역시 그냥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어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보통의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다. 단지 소액으로 소소하게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는 것 밖에는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넌지시 하는 이유는 1%남짓한 예금금리의 대안을 찾아보자는 측면에서 주식투자도 하나의 방법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주식투자는 나쁜거다, 주식하면 전재산 다 날린다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자는 것이었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냉장고를 코끼리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만이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어볼 가능성이 생긴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웠듯이 말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모두 정답이다. 누군가에게는 주식투자가 잘 맞을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식투자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을 수 있다. 뭐 어느 쪽이 되었든 각 개인의 사정과 성향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주식투자가 꼭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말고도 투자할 수 있는 것들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판단함에 있어서 편견을 가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자신의 시야를 좁힐 뿐 아니라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전 재산을 걸고 주식시장에서 승부를 보라는 말이 아니다. 주식에 대해서 한번 직접 알아보는건 어떤지, 내가 주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