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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Jan 27. 2021

맛집 블로거가 피부로 느낀 코로나19 식당의 현실

코로나19의 민낯이 보여준 K자형 자영업자의 성장곡선



최근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맛집을 리뷰하러 다니는 맛집 블로그. 어차피 밥은 매일 먹으니까 먹게되는 식당들에 대한 리뷰를 작성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블로그의 콘텐츠가 좋으면 무료로 밥을 먹을 수도 있겠다라는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리뷰를 쓰면서 무료로 밥을 먹어보겠다는 꿈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금방 이뤄졌다. 아직 블로그가 크지도 않았는데, 몇몇 체험단 이벤트에 선정이 된 것이다. 서울 뿐 아니라 지하철이 닿는 곳이라면 모두 신청부터 한 것과 장사가 잘 되지 않을수록 마케팅을 더 많이 할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마 큰 역할을 했으리라. 어찌됐든 그렇게 나는 다양한 식당들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맛집 블로거로서 다양한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느낀 점들을 한번 적어보고자 한다.




1. 오후 8시 10분, 가게엔 나와 다른 팀 이 둘뿐이었다.


체험단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방문을 하든, 내가 개인적으로 방문한 내돈 내산 가게이든 나는 보통 오후 6시에 방문을 했다. 오후 6시란 시간은 식당은 물론 주점도 문을 열 시간이고, 밥을 먹기에도 술을 먹기에도 괜찮은 시간이었으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식당 방문 시각은 오후 6시로 거의 똑같았다. 이 오후 6시라는 방문시각이 신의 한수가 되었던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후9시면 영업을 못하기 때문에 2시간정도만 있으면 대략적인 가게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과 글은 무관합니다




코로나19는 식당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신문에서 보는 것처럼 정말 망하기 직전이고, 다 어려운 것일까? 내가 직접 보고 느낀 식당은 조금 달랐다. 일단은 구분을 해야했다. 정말 순수하게 밥을 파는 곳과 포차나 주점 같이 술을 파는 곳으로. 저녁을 파는 순수한 밥집들은 내가 방문했을때 손님들도 꽤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손님이 아예 없다거나 이런 것은 드물었고 오히려 코로나19 때문에 힘들다던데 손님 진짜 많네 라는 느낌을 준 가게들도 많았다. 반면에 포차나 주점은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오후 6시에 가서 오후 8시가 좀 넘는 시간까지 주점에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내가 들어간 후 7시 50분쯤에 한팀이 더 들어왔다. 내가 나온 시간이 오후 8시 10분쯤이었으니까 손님은 그게 거의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오후 9시에는 문을 닫아야 하니까. 참담했다. 이런 곳이 무려 2곳이나 있었고 내가 방문한 주점 대부분손님이 많지않았다.






2. 치킨집, 피자집은 돈 엄청 벌고 있대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과 '배달의 민족 주문~'이라는 소리로 들어오는 손님이 있다. 그래서 식당 안에서 눈과 귀만 열어놓으면 대략적인 주문량을 짐작해볼 수 있다. 내가 저녁시간에 밥을 먹으러가면 식당 홀에 손님이 몇몇 있는 경우와 쉴새 없이 '배달의 민족 주문~'이라는 소리가 울리는 곳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두 가게의 차이는 내가 경험하기에는 그렇다. 코로나19 이전에 배달을 했던 가게들은 그래도 배달이라는 주문시스템에 굉장히 적응이 되어있어서 홀의 손님은 줄었지만 배달 주문량이 늘었다. 하지만 고깃집과 같이 배달을 하지 않고 오로지 홀 영업으로 손님을 받던 곳은 거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래도 손님들이 홀에 방문하기는 했지만 밤 9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5인이상 모임금지는 이들 가게들에 치명적이었다. 내가 방문했던 한 가게의 주인 분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배달을 주로하는 치킨집하고 피자집은 지금 돈 엄청 번대요~



물론 이 가게 주인 분의 이야기가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배달서비스가 취약했던 이 가게의 매출이 줄은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배달로 주로 먹는 음식이 아닌 가게가 바라보는 배달음식 전문점에 대한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사진과 글은 무관합니다







3. 코로나19 누군가에겐 위기, 누군가에겐 기회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사회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이는 GDP성장률로도 확인이 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모든 사람들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 쿠팡, 마켓컬리의 매출이 코로나19이후 급증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 코로나가 끝나길 그냥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이 코로나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야할지를 고민하는 곳은 결국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는 것 같다. 물론 이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 쥐꼬리만한 정부의 보조금, 이제 끝나나 싶으면 터지는 대량 확진자. 코로나 위기가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내가 방문했던 가게들을 보면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그냥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는 주인 분이 있는가하면, 가게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감사하다며 서비스라도 하나 더 주려고 하는 주인 분도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결국 코로나 라는 위기 속에 어떤 가게가 살아남고 어떤 가게가 살아남지 못할지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어렵다보니 어떤 가게든 생존자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백신이 나온 현 시점에서,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결국 어떤 가게가 살아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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