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꿈을 꾼다. 크게 넓지는 않아도 아늑한 보금자리에서 가족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꿈. 이사다니지 않고 내 집에서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곳. 그런데 그게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꿈이 되어버렸다.
내 집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단순히 내가 가진 자산이 많다 적다의 문제가 아니다. 집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주거비용은 나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한달에 실수령금액 2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삶을 생각해보자. 서울에서 원룸 방 한칸 얻으려면 저렴한 지역이 40~50만원, 강남권은 70만원 이상이다. 200만원 월급받아서 50만원을 주거비로 쓴다면 25%정도가 고스란히 사라지는 셈인데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주거비용으로 50만원을 쓰고나면 남는 돈은 150만원. 150만원 안에서 식비, 통신비, 교통비, 공과금 등을 내고나면 저축을 할 수 있는 금액은 극히 적다.
그렇게 거의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들을 빼고 친구들과의 약속 줄여가며, 하고 싶은거 참아가며, 먹고 싶은거 줄여가면서 최대한의 금액을 저축한다고 가정해보자. 200만원 월급에 절반인 100만원 정도를 말이다. 그렇게 1년을 저축하면 1200만원을 저축할 수 있게 되고, 10년을 저축하면 1억 2천만원을 모을 수 있다. 26세부터 취업을 했다고 하면, 숨만쉬고 회사만 다녀서 36세에 1억 2천만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승진하고 근속연수가 쌓이면 월급이 올라가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동의한다. 그러면 애초에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씩 저축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1년에 2400만원을 저축할수 있게되고 10년이면 2억 4천만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2억 4천만원이라는 금액이 내 통장안에 있는 것이다. 이제 좀 안심이 되는가? 그런데 이 안심은 안심할 수 없는 안심이다.
현실적으로 2억 4천만원으로 할 수 있는건 많지 않다. 현재 비강남권 신축 풀옵션 원룸 전세가가 1억원에 육박한다. 10년이 지나 2억 4천만원이 내 통장엔 있을 땐, 아마 전세가도 지금보다 더 높아져 있을 것이다. 얼마까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보다 오르는건 확실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로 눈을 돌려보자. 2억 4천만원으로 20평대 아파트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정말 찾기도 힘들지만 만약 있어도 굉장히 낡았거나 교통이 굉장히 불편한 곳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환경이 뛰어난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의 아파트를 한번 살펴보자. 누구나 선호하고 좋아할만한 중소형 아파트이다. 전용 면적 59.98㎡의 매매가는 무려 11억 6천만원이다.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이다. 11억 6천만원. 한달에 200만원씩 1년 저축하면 2400만원. 그렇게 10년 저축하면 2억 4천만원. 50년을 저축해야 12억원을 모을 수 있다. 내가 반포자이에 입주하려면 지금부터 50년간 다달이 200만원을 저축해야한다. 그렇게 50년을 다달이 저축하기도 쉽지 않지만, 50년을 그렇게 저축하였다고해도 아마 반포자이에 살 수 없을 것이다. 50년동안 반포자이의 가격은 더 올라가 있을테니 말이다. 한마디로 거의 불가능하다.
강남권 아파트라서 너무 비싼아파트 아니냐고? 강북권에 있는 아파트를 살펴보자.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아파트를 살펴보자.
59.92㎡의 매매가가 7억 500만원이다. 월 200만원씩 저축하면 1년에 2400만원이니까 30년정도 저축하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를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파트가격은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번 양보해서 아파트 가격이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고 해보자. 아니 올랐다가 때마침 30년이 지나서 돈이 모이니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내려왔다고 해보자. 어찌되었든 이제 나는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되었다. 목표를 이뤘으니 정말 다행이다. 이제 온 가족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나의 집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 집을 사기위해 30년을 꼬박 안쓰고 안먹고 절약하고 저축했다.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렇다. 남들은 꿈도 못꾼다는 내집 마련의 꿈을 결국은 이루게 된 것이다. 이제 해피엔딩인가? 30년간 목표로 했던 집을 사게 되었으니 괜찮은 것인가? 나의 소중한 30년을 오로지 집을 사는데 모두 바치고 말았다. 다행히 목표는 이뤄냈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눈이 맑고, 귀가 밝고, 신체가 건강한 황금 같은 시간을 집과 바꿔버렸다. 당신의 인생은 성공한 것인가?
이런 상황을 상상해보자.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신체의 젊음을 사고팔수 있게 되었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건희가 제안을 한다. “당신의 젊음을 내가 사고 싶소. 얼마를 주면 나에게 팔겠소?” 내가 이렇게 답한다. “1000억원을 주십시오. 1000억원이면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답변을 들은 이건희는 아마 이렇게 답할 것이다. “1000억원에 젊음을 파시겠다고? 내 당장 사겠소.”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는 아마 자신의 전재산을 주고서라도 나의 젊음을 사려고할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1000억원은 그야말로 헐값이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 고작 10억정도 하는 아파트 사는데 가장 소중한 시간을 다 써버리고는 나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건 성공한 인생이 아니다. 10억원의 아파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시간을 써버린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순간 행복해야 한다. 현재가 미래를 위해 희생되어서도 아니고, 현재의 불행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아파트를 사기위해 돈을 한푼 두푼 모으는 과정이 하나의 행복이라면, 그 삶은 행복한 삶이다. 설령 아파트 값이 더 올라서 사지 못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사느냐 못사느냐가 목적이되어 행복한 삶인지 아닌지 구분짓는 기준이 되어버리면 그때부턴 내 삶은 아파트 한 채에 팔려가는 삶이 되어버린다. 삶이 이래서는 결코 안된다. 돈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이지만 결코 삶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앞에 우리는 왜 금융을 공부해야하는가 (2) 저금리( 글 보러가기 클릭 )에서 저금리 시대에는 저축이 답이 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선택지는 이제 둘 중 하나 뿐이다. 집사기를 포기하고 전월세를 살면서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방법, 다른 하나는 투자를 해서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물론 여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위험 없이는 수익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테크수단으로 적금을 고려한다.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이자를 수령할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적금이 가져다주는 안정성은 이제 가장 위험한 방법이 되고 있다. 지금은 과거처럼 금리가 10%인 시대가 아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만한 금리가 유지되고 이는 시대다. 가만히 있어도 물가가 올라서 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표면상이 수치는 내 돈이 그대로 있고,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물가가 오르면서 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과거의 1천만원이 지금의 1천만원과 다르듯이 말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위험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 저축금리가 낮은 지금의 상황에서 저축은 답이 될 수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동산도 좋고 주식도 좋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금융자산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포트폴리오가 대부분 편중되어 있다.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만큼 수익률도 낮게 된다. 주식투자는 상대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더군다나 너도나도 주식투자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는 주식의 가격 역시 쌀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높은 이유도 결국은 투자자산으로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 아닌가.
혹자는 말한다. 주식투자는 너무 위험한거 아니냐고. 내가 이에 답한다. 모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욕심에 눈이 멀어 투기적으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제대로 배우기만 한다면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주식투자는 나쁘지 않다.
집 하나 빚으로 사서 그 빚을 갚는데 나의 일생을 바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들과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이를 ‘경제적 자유’라고 한다. 돈에 구애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삶 말이다. 대단한 사치를 부리자는게 아니다. 거위 간을 먹자거나 상어지느러미, 송로버섯을 먹자는게 아니다. 나의 가족들과 평범하지만 따뜻한 식사한끼, 가까운 사람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원금이 보장되는 저축으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주식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지금의 금리로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편견을 모두 배제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