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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Sep 03. 2016

#5. 우리는 토익공부를 꼭 해야하는 것일까?

나는 왜 토익 공부를 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토익을 공부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대부분의 학생들의 진로인 

취업을 하기위해서 

토익을 공부해야 하고,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같은 

국가시험을 보는 학생들도 

토익을 공부해야 한다. 



심지어는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졸업을 위한 요건으로 

토익점수를 몇점 이상 받도록 

요구하고 있어 


토익을 보지 않으면 

학교를 졸업할 수 조차 없는 

실정이다. 



대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학생도, 

중소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학생도, 

고시를 보는 학생도, 

창업을 하려는 학생도. 



모두가 토익공부를 해야하고 

토익점수가 필요한 현실이다.





나 역시 토익공부를 했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행정고시 응시자격에 

토익 700점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어서 

토익점수가 필요했다. 




국가공무원 일을 하면서 

영어가 얼마나 많이 쓰이고 

거기에 토익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기위해서 

일단 공부해야했다. 




토익을 공부하기위해서는 

일단 학원을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교에서는 

졸업요건으로 

토익점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토익을 가르쳐주는 

대학교 수업은 없다. 




책값과 강의료는 

모두 개인이 부담해서 

알아서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토익 책도 

파트별로 

수준별로 

수없이 많은 책들이 있다. 



입문자 수준의 책부터 

900점 이상의 고득점자들을 위한 

기본서와 문제집까지. 



대형서점에 가보면 

토익이라는 코너가 

아예 따로 있을 정도이다. 



책 값 역시 한권 한권의 값이 

일반 서적보다 

훨씬 비싸다. 



게다가 종류별로

한권씩은 사야하니 

큰 부담이 된다. 



대학 등록금만해도 

어마어마한데 


거기에 

부수적으로 토익이라는 

부가적인 수험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어도 

그에 따른 효용이 높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토익공부를 공부하면 

실제 업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던지, 


또는 

나의 영어실력이 

향상된다면 

돈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토익에서 

아무리 고득점을 맞아도 

영어회화 한마디 편치 않은 건 

변하지 않는다.





토익은 

R/C와 L/C로 

나뉘고 


4가지의 보기중 

정답 하나를 찾는 

객관식 시험이다. 






짧은 시간동안 

200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를 하나하나 천천히 읽고 

고득점을 맞기란 쉽지 않다. 


시간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온갖 편법과 

꼼수가 난무한다. 



토익이라는 것이 

비즈니스 영어능력을 

테스트하기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어느순간 

토익공부는 

점수를 높게 맞기위한 

목적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독해문제가 있으면 

이 글의 주제문은 

보통 글의 앞부분이나 뒷부분에 나오니 

제일 처음과 마지막만 읽고 

주제를 찾는 요령을 

알려준다. 



듣기문제에서는 

처음의 질문을 잘 듣고 

‘What~’으로 시작하는 질문에 

‘Yes’나 ‘No’로 대답하는 보기는 

모두 잘못된 것이다라고 

토익 강사들은 가르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토익 수험생들은 

이런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토익공부가 

더 이상 영어공부가 아닌 

토익공부 그 자체가 되어버렸고 

토익점수와 영어실력의 상관관계도 

연관성을 잃게되었다. 



토익점수가 높다고해서 

영어실력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토익공부를 해야 한다. 





토익공부가 

영어실력을 

보장하지도 않고, 


영어실력을 

키워주지도 않는다는 것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여전히 토익공부를 계속 해야 한다. 



영어실력이 아니라 

단지 높은 토익점수가 필요해서 

토익공부를 해야 한다. 



토익점수가 없으면 

국가공무원 시험도 응시할 수 없고, 

웬만한 기업에는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니까 말이다. 



마치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모두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까.




그래서 누구도 

더 이상 토익공부를 

왜 하는지 묻지 않게 되어버렸다.


 ‘토익점수가 몇점이냐’, 

‘토익공부 언제하냐’, 

‘토익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냐’라고는 

물어보지만 


‘토익공부를 왜 하냐’는 

질문은 하지 않게 되었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토익점수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려서 



토익공부는 필요 없지만 

꼭 필요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토익공부를 하고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때면 


누구든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 



자주 나오는 문제 패턴을 외우고, 

문제푸는 스킬을 공부하고 있는 나 자신을 자각할 때면 

자신조차도 왜 하고 있는지 

모르는 그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상함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마치 길을 가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그 줄의 맨 끝에 일단 서고보는 

행인의 마음이랄까. 






그게 무슨 줄인지는 모르지만 

남들이 저렇게 길게 서있으니 

나도 일단 서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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