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짧은 메일 한통이었다.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발행하는 나에게 콘텐츠에 대한 협업 제안문의였다.
권복님 안녕하세요 :) 오디오 콘텐츠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ㅇㅇㅇ CMO 입니다. 권복님의 '1일 1성장, 성장읽기' 에피소드를 늘 즐겁게 청취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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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ㅇㅇㅇ와 권복님이 좋은 파트너로 함께 할 수 있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꼭 긍정적으로 검토해보시고 연락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콘텐츠 제휴에 대한 제안은 평소에도 종종 있던터라 가볍게 메일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넘겨버렸다. 요즘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이 탄생되고 다양한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에게 이런 제안은 사실 종종 있다. 그래서 솔직히 이런 제안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당장 수익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다. 만약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커다란 대기업이 뒤를 받쳐주는 서비스라면 솔깃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오디오 플랫폼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내게 메일을 보내온 그 회사 주변에 일정이 있어서 한번 들려서 이야기나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회사이고, 어떤 생각으로 오디오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했는지가 궁금했다. '유튜브 시대에 오디오 플랫폼 사업을 하겠다니...'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어떻게 이길 생각이지?' 이런 궁금증에 담당자와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나는 크리에이터인데... 채용 제안을 받다
회사의 위치는 상수동. 커다랗고 높은 유리로 된 화려한 업무용 빌딩... 은 아니었고, 주택가와 음식점이 밀집한 지역의 한 업무용 건물 6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의 첫인상은 넓은 가정집 같은 느낌..? 여러 개의 방 중에서 조그마한 방 1개를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었고 거기서 첫 미팅을 가졌다.
실제 미팅을 한 공간
첫 미팅에서 대략적인 회사의 서비스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이 기업은 이제 막 발을 떼고 있었고 자사의 앱에서 활동할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집의 일환으로 나를 만나보고 싶어 했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오디오 크리에이터의 생태계로 흘러들어 갔다. 오디오 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네이버 오디오클립, 카카오 음 등 대기업들이 이미 진입한 오디오 시장에서 어떤 생각과 전략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갈지 궁금했다. CMO는 기업의 입장에서, 나는 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서 각자가 바라보는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생각을 1시간 정도 나누었다.
나는 이런저런 것들을 지원해주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평소 유튜브 채널 「 너와 나의 은퇴학교 」를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그 콘텐츠를 보여줄 플랫폼이 없는 분들을 많이 만나왔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디서 어려움을 겪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분들의 어려움과 필요로 하는 니즈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런 것들을 해주어야 크리에이터들이 솔깃할 것이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지원들을 해주면 나도 적극적으로 그런 분들에게 이 서비스를 소개할 자신이 있었다. 다행히 담당자는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고, 미팅이 끝나갈 무렵에 담당자는 나에게 뜻하지 않은 채용 제안을 했다. 그런 크리에이터를 섭외하고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리해나가는 일을 해줄 사람이 마침 필요했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1인 기업가로서, 1인 크리에이터로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자유로운 나는 몇몇 조건들이 맞는다면 해볼 수 있다고 답했고, 그렇게 회사의 내부적인 회의를 걸쳐 2차례 면접 이후 최종 채용 제안을 받게 되었다. 사실 내가 채용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아주 간단한 생각에서였다. 정말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몇몇 이유로 그것들을 콘텐츠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분들에게 어떠한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그분들도 좋고, 이 기업도 좋은 것 아닐까. 모두가 좋은 일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