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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Nov 26. 2017

부자가 되는 첫걸음, 돈의 중요성을 인정하자

우리는 돈을 너무 천대시하고 있는 것 아닌가?



      

  조선의 이씨 왕조는 고려시대의 통치사상이었던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새로운 통치수단으로 삼는다. 그리고 조선왕조 600년동안이라는 긴 시간동안 유교는 조선의 통치수단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그렇게 고려왕조가 지속되는 동안 번성했던 불교는 조선의 유교에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사상이 새롭게 자리 잡게 마련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조선왕조의 역사도 1910년 일제강점을 기점으로 끝이났다. 600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통치사상으로 쓰였던 유교는 근대화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나면서 낡은 시스템이 되었다. 상공계급을 천시하고 지나치게 격식과 형식을 따지는 유교의 시스템은 근대화라는 새로운 물결에 휩쓸리고 말았다. 




  물론 1960년대 이후 유교권 국가들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그 이유를 유교문화에서 찾은 적이 있었다. 미래학자인 허먼 칸은 일본,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와 같이 급격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한 나라들이 유교문화권에 속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들 나라의 국민들이 유가 전통의 훈도를 받아 일련의 공통적인 특질을 갖추었기에 이런 성장이 가능했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유교권 문화에 속한 나라들이 지닌 공통적인 특질이라는 것은 인, 의, 예, 지와 같은 덕목들의 강조, 높은 교육열,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시하는 공동체 의식, 도덕과 윤리를 중시하는 사회의식 등을 말한다. 이러한 유교적 특성 때문에 허먼 칸은 “한계에 부딪힌 서구적 자본주의를 대신하여 유교적 자본주의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런 유교 자본주의의 신화는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무너지게 되었다. 온정주의, 혈연주의, 관료주의, 수직적 조직관계, 부정부패, 가부장적 권위주의 등 유교 자본주의의 단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해진 규칙이나 절차를 무시하고 친분이 있는 사람이면 먼저 우대해 주는 문화, 내 친척, 내 자식이면 특혜를 주는 문화, 위에서 지시하면 무조건 수행하는 상명하복식의 조직문화 등 이러한 유교적 문화들이 재벌기업을 만들고 정치와 기업을 유착시킨 것이다. 




  유교자본주의의 신화는 이렇게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끝났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겪은 유교권 국가들은 1997년을 기점으로 유교가 가진 많은 문제점들을 개선시키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삼아 경제체질개선을 통해 국가의 경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이 시간동안 국민들은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직장을 잃고, 생계에 내몰리고, 가족이 해체되는 등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이런 아픔을 통해 나라의 경제체계는 더욱 탄탄해졌다. 부실기업들이 정리되고, 기업들의 재무건정성이 높아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우리나라가 비교적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유교 문화는 점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서 변화하였다. 자본주의에 맞지않는 문화와 관습은 서서히 사라지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와 관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도 유교사회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수직적 조직문화, 물질 천시, 연공서열, 선공후사 등이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대표적인 유교문화의 잔재들이 그것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물질을 천시하는 문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와 상극이다. 유교에서는 돈으로 통용되는 물질을 추구하는 것을 천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사농공상이라고 하여 돈을 다루는 상행위를 가장 천하게 생각했다. 양반 계층에 속했던 ‘사(士)’는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통치를 했기 때문에 가장 귀했고, ‘농(農)’은 하늘의 뜻에 따라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을 수 있기에 그 다음이었고, ‘공(工)’은 인간 생활의 편의를 가져오기는 하지만 기묘한 기술로 사람들을 현혹한다하여 하늘의 이치를 거스른다고 보았고, ‘상(商)’은 아무 것도 만들어내지 않고 남의 물건만 팔아 이득을 챙긴다고하여 제일 천하게 보았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는 지금까지도 물질, 특히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아이들이 돈 이야기를 하면 아이답지 못하다고 생각하였고, 아이가 돈 걱정을 하면 부모의 잘못으로 생각하였다. 돈이 없으면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돈을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돈을 중요하다고 가르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처럼 교육을 중시하는 민족 중에 우리와는 정 반대로 경제교육을 중요시하는 민족이 있다. 바로 유대인이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돈의 중요성과 개념을 가르치는 교육을 한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면 자녀들에게 현장을 보여주고 아버지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으며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를 자녀들과 이야기한다. 돈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기시하지 않는다. 돈은 삶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도구로서 생각하고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돈에 대해 가르친다.  그 결과 미국 전체 인구 중 유대인 비율은 2퍼센트 정도에 그치는 800만명 정도지만, 미국 국내총생산에서는 무려 2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다른 민족과 비교해도 10배가 넘는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은 단순히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금융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유대계 자금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신흥국에게 큰 위기를 주기도 하는 헤지펀드 역시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상행위를 중요시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세계적인 금융기관을 자신들의 지배 하에 가져다 놓을수 있었다. 과거 유교가 지배했던 시대에서는 사와 농을 중요했지만, 지금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에서는 완전히 거꾸로 바뀌었다. 상과 공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유대인의 사례 말고도 국가를 보더라도 이는 분명히 나타난다. 지금의 시대에서 강대국으로 평가받는 국가들은 모두 ‘상’과 ‘공’이 강한 국가들이다. 미국은 월스트리트로 표현되는 금융산업과 실리콘밸리로 표현되는 공업을 모두 가진 국가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 ‘구글’, ‘이베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에서 탄생되는 경우가 많다.




  브렉시트로 한차례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럽국가에서도 제조업이 강한 독일이 유럽연합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Mercedes-Benz, BMW, Folks Wagans Audi 3사가 모두 독일 기업일 뿐만 아니라 BOSCH나 Adidas, Braun, OSRAM 역시 독일기업이다.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많은 제품들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건전한 국가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지금 세계를 선도하고 이끌어 나가는 국가들은 모두 상업과 공업이 강한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일찍이 상업과 공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였고, 그 결과 부국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부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움직이고 있다. 아마 이들 국가들이 부를 축적하지 않았으면 오늘날의 지위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축적한 많은 부를 이용해 국제기구를 지원하고,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시대의 흐름을 자신들의 의지대로 이끌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국제기구나 이들 국가들에게 원조를 받는 국가들은 그 국가들로부터 받는 돈 때문에 이들의 뜻에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힘이고 자유이다. 돈을 많이 보유한 자는  자신의 돈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산다. 내가 하기 싫은 청소를 얼마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다른 사람에게 대신 시킬 수가 있다. 내가 하기 싫은 빨래도 얼마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다른 사람에게 대신 시킬 수가 있다. 이처럼 돈은 내가 하기 싫은 귀찮은 여러 가지 일들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게 돈이 가진 힘이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돈이 중요한 이유다.



  사람들은 보통 돈을 벌기위해 직장에 다닌다. 1주일에 주 5일, 10시간 정도를 회사에서 보내게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정도까지 일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 있는 시간만 10시간인데 출퇴근 시간은 포함되지 않은 시간이다. 출퇴근 시간은 보통 2시간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하루에 12시간 정도를 회사에 쓰는 셈이다. 하루의 절반을 회사에 쓰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나면 실질적인 나를 위한 시간은 평일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주말이 되어야 그래도 나를 위해 조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시말해 1주일에 주 5일을 회사를 위해 사용하고 주 2일을 나를 위해 사용한다. 이쯤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회사를 다니기 위해 사는 것인가, 살기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인가. 헷깔리기 시작한다. 주 5일 일하기위해 주 2일의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인지, 주 2일의 휴식시간을 위해서 주 5일을 일하는 것인지.




  돈이 있으면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 개인적인 자아실현이 회사를 다니는 것에 있지 않는 한 말이다. 나의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산에 가고 싶으면 산에 가면 되고, 강에 가고 싶으면 강에 가면 된다. 책을 읽고 싶으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면 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보내는 것. 우리는 이것을 자유라고 부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는 돈을 필요로 한다. 돈이 많다고 모두가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돈은 중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억압에서 자유로 나아가는 여정이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억압과 구속을 싫어하고 거부한다. 동물에게는 없는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밥이 없어도 죽지만, 밥만 있어도 살지 못 하는 존재이다. 국민소득이 2만불 이상되어 하루 세끼의 식사가 해결된 국가의 행복도가 가장 높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빵 말고도 다른 것을 필요로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빵과 다른 것들을 살 수 있는 돈이 중요하다. 우리 가족의 안락하게 머물 수 있는 집,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할 저녁시간, 딸에게 줄 인형,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꽃다발,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여행 등. 이 모든 것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 물론 돈만 있다고해서 가능한 것들은 아니지만,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다. 




  누군가는 돈, 돈, 돈 하는 것에 신물이 날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렇다. 돈만 이야기하다보니 사람보다 중요한게 돈 같아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런 돈에 대한 염증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돈의 중요성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돈을 모을 수 있고 돈으로부터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 허생전 』을 보면 공자왈 맹자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책만 읽는 허생을 내쫓는 부인이 나온다. 죽은 공자와 맹자가 쌀 한톨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데 집안에만 틀어박혀 앉아 글만 읽는 허생의 모습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부인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실사구시를 강조했던 연암 박지원은 지금보다 유교문화가 더 강한 조선에 살면서도 부국이민의 경제사상과 인본주의가 결코 상반되는 것이 아님을 주장하였다. 이에비해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돈을 너무 경시하고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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