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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May 23. 2022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서 미국 여행을 가기까지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저자 고경애



Q. 저자 소개


대학에서 유아 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를 하며 자녀 양육에 대한 남다른 교육관을 갖고 있습니다. 두 아이에게 어릴 적부터 엄마의 지혜를 담아 체험 활동을 다양하게 했고, 가족이 함께하는 일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7년 전 시작한 '어린이 경제 학교'를 시작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신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세 개의 저금통 실천으로 누리게 된 마법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고, 가진 것이 적어도 꾸준히 모으면 행복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몸소 실천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저서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2021.10.19

- 브런치 작가 / ‘방구석 브런치 하자’ 글쓰기, 책쓰기 강사

- 2021년 경기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 ‘얘들아, 경제랑 놀자’ 프로그램 강사 

- 행복한 자녀 양육 실천가

- ‘입양 부모학교’ 자녀교육 디렉터 및 강사

- 씨앗과 나무 씨앗 동화 클래스 강사

- 요리 치료사

- 화성시 식생활 지도사


Q. 용돈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낀 계기


어려운 경제 형편으로 어렸을 때 경제교육을 미리 경험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돈은 있으면 쓰고, 없으면 카드 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몰랐기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결혼생활 초기에도 돈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축과 투자보다 지금 당장 내 욕구에 의한 소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립심이 강했던 남편을 만나면서 이러다가는 가정 경제가 무너지겠다는 생각과 내 아이들 당장 먹을 것이 부족한 현실에 돈 관리를 엄격히 시작했고, 힘든 경제독립 시기를 겪다 보니 내 자녀만큼은 경제교육을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용돈 교육입니다.



큰아이에게 용돈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때 ‘어린이 경제학교’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은 상점 주인으로 쿠키를 판매해 보는 경험을, 엄마인 나는 구연동화 ‘세 개의 잔’을 준비하며 경제 자극을 받게 되었고 7년째 꾸준히 쓰기, 모으기, 나누기 통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Q. 경제 감수성이란? 경제 감수성이 중요한 이유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출처 표준 국어 대사전)이라고 합니다. 흔히 문학에서 예술적 감성의 풍부함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한 인식이 많습니다. 감성은 어떤 대상에 있어서 지적 판단보다 몸이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경제 감수성이란 경제에 대해 느끼는 자극의 여부를 말하는 것으로 아직 구체적인 사전적 표현은 없습니다. 제가 책에 풀어 놓은 경제 감수성에 대해 말하자면, 경제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돈 관리가 습관화되어 있어 갑작스럽게 주어진 경제 변화에 감각적으로 반응하게 되지만 경제 감수성이 낮은 사람은 경제 변화에 둔감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게 됩니다. 내 경우가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 용돈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조차 순서 없이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이런 감정적 반응은 어른보다 이성이 덜 발달한 청소년에게 더 잘 나타납니다. 나는 이것이 감정이라는 것에 국한되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경제라는 외적 자극에 지적 판단보다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가르치고 배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경제적 분별력을 의미한다. 즉 sensitivity(감성, 감정)라는 단어보다 sensible(분별 있는, 합리적인)의 의미가 더 적합합니다. 합리적 분별을 할 수 있는 경제 감수성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아이에게 용돈 교육하는 방법


경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용돈 교육 방법 이렇게 시작해보면 좋습니다.

아이가 돈에 관심을 두고 돈의 사용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적당한 시기가 된 것입니다. 지금부터 가정환경을 용돈 관리 분위기로 만들어 봅시다.



① 자녀와 용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학년에 따라 얼마가 필요할지? 어디에 쓸지? 용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용돈의 쓰임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용돈 관리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면 용돈에 대한 동화책을 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내 경우 살림 어린이 <세 개의 잔>을 함께 읽었습니다. 행복한 부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동화로 쉽게 소개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모으기 쓰기 나누기 잔 이야기가 나옵니다.



②용돈 사용처는 아이와 의논하여 범위를 정하자.


용돈 사용처를 아이와 의논하여 범위를 정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용돈으로 사고, 금액이 용돈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포기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의 경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기본 재료는 아이가 용돈으로 사지만, 캔버스나 유화물감과 같이 비싼 재료는 아이의 용돈으로 사기보다는 부모의 지출로 지원해 줍니다. 혹은 50:50 / 60:40 등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합니다. 용돈을 올려 주는 방법도 있지만 너무 큰돈을 관리하게 하는 것은 돈에 대한 가치를 넘어서기에 신중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아이와 함께 저금통을 만든다. 


세 개의 잔은 모으기, 쓰기, 나누기로 저금통을 3개 만듭니다. 



④용돈은 세 개로 나누어 관리한다. 


돈 관리의 기본은 분산 관리입니다. 투자 또한 한 바구니에 알을 함께 담지 말라고 하듯 어린이 용돈도 마찬가지로 분산 관리해야 합니다.



⑤용돈을 봉투에 담아 준다. 기간은 아이와 의논하여 정한다. 


예를 들면 1달에 1번, 2주에 한 번, 1주에 한 번 등 편리한 방법을 선택하여 시작합니다. 시작 후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⑥매번 용돈을 받을 때마다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


용돈 관리가 잘되고 있다면 어떻게 잘할 수 있었는지? 잘 안되고 있다면 무엇이 잘 안되는지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습관이 되도록 꾸준히 격려합니다.










Q. 푼돈 모으기를 꾸준히 하면 얻을 수 있는 것 4가지


푼돈 모으기는 종잣돈 모으기와 같습니다. 동전처럼 푼돈을 모으는 일이 쉽게 보일지 모르나 이 한 가지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더 많은 인생 선물이 덤으로 따라옵니다.

첫째. 돈이 모이는 것입니다. 동전이나 지폐가 한 장씩 모이면서 돈이 점점 커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성실과 끈기, 기다림을 키울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돈이 모일 때까지 참는 과정은 성실함의 근본이 되며 쉽게 단념하지 않고 견디는 힘을 길러줍니다. 결국, 작은 일에 기다리는 습관이 큰일에도 기다릴 줄 아는 성품을 기를 수 있습니다.

셋째. 목표가 생기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이룰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실천하면서 성취감이 형성됩니다.

넷째.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선물을 살 수 있는 기쁨으로 자존감이 함께 자랍니다.



살면서 자칫 우습게 여길 수 있는 동전일지라도 꾸준히 모으는 일은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한 작은 행동이지만 그 속에서 길러지는 많은 성품은 한 그루 나무에서 숲을 이루는 큰 선물이 됩니다. 하나씩 모은 동전은 만 원이 되고, 십만 원이 되고, 백만 원, 점점 커지는 것입니다. 아이는 돈을 하나씩 모으 할 수 있는 더 많은 일이 선물처럼 생깁니다. 이러한 푼돈이 성인이 되었을 때, 배낭여행 자금, 대학 등록금이 되고 창업이나 자립을 위한 종잣돈이 됩니다.




Q. 경제학교를 운영한 계기 & 준비과정


처음 시작은 경제학교를 참여하면서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아이들이 경제학교 참여를 통해 모으기, 쓰기, 나누기 저금통을 꾸준히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경험이 쌓이자 주변에서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학교에서 용돈 강의도 하게 되고, 요청으로 경제학교를 총괄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경제학교에 대한 안내문이 발송되고-가게(마켓) 신청-팔 물건, 아이디어 준비-가게에 필요한 홍보자료 준비-운영 당일 부스 설치-가게 꾸미고 물건 판매.

온라인 시장일 경우 가게 주인을 온라인 신청을 통해 선정-상호, 판매할 물건, 홍보자료 만들기- 행사 기간에 물건을 올리고 사고, 파는 일이 진행됩니다.




Q. 아이와 쿠키 판매를 하면서 느낀 것


쿠키를 판매하기로 정한 것은, 엄마인 내가 만든 쿠키를 좋아하기도 했고, 시장에 맞게 준비해 줄 수 있는 것을 알고 두 아이가 요청하여 준비하게 된 것. 이후 경제학교 시장에서 문구, 책, 레모네이드, 떡, 김밥, 샌드위치 등 판매도 했습니다.

처음 판매할 때는 쑥스러워서 서 있는 것조차 부끄러워했습니다. 큰아이가 내향적이기도 했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판매 행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팔리지 않은 물건을 떨이로 저렴하게 팔아도 보고, 실제 판매하고 남은 돈을 보니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부끄러웠지만 물건을 팔아보고 나니 무엇인가를 이루어 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런 경험은 다음에 또 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Q. 경제교육의 일환으로 집에서 아이에게 알바를 제안하는 방법


알바를 시킨다는 개념보다는 부족한 용돈을 아이가 벌어보는 경험을 갖는 개념입니다. 가족은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아이가 사회에 나가 알바를 시작하기 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은 아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고, 실수해도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 없이 사회에서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쉽게 그만두거나, 경제활동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갖게 되기도 합니다. 내 경우 인사동에서 머리끈을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어둑어둑해지자 술에 취한 어른들이 부인이나 애인을 위해 머리끈을 사려고 오자, 갑자기 조폭이 나타나 머리끈이 든 가방을 뒤엎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세상 물정 몰랐던 나는 울면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조폭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필자의 가정에서 사용했던 방법으로는 구두 닦기 / 요리하기 / 세차하기 / 엄마의 책 그림 그리기 / 목공예로 만들어 판매하기 / 친구에게 줄 선물 만들기(빼빼로, 쿠키) / 경제학교 시장에서 팔기 이 부분을 추가 참고하려면, 빌 랜칙의 <레모네이드를 팔아라>을 보면 좋습니다. 빌은 도널드 트럼프 밑에서 일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산가입니다. 직접 생산자가 되어서 투자할 돈을 모으고, 사업 계획을 짜고, 실행 계획을 세우고, 홍보와 마케팅을 하는 주인공의 경험담이 담겨있습니다.

예) 레모네이드 사세요! / 내가 만든 팬케이크 / 아이 돌보는 일 / 신문 배달 / 낙엽 치우기 / 잔디 깎기 / 눈 치우기 / 단체 티셔츠 팔기 / 팔찌 장사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홈 알바의 예) 에너지 아끼기 / 구두 닦기 / 애완동물 기르기 / 책 판매하기 / 재활용품 모으기 / 우표와 기념주화 수집하기 / 컴퓨터 가르치기 / 공부 도우미 /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 / 홍보물 돌리기 / 벼룩시장 체험하기 




Q. 집안일 알바를 통해 경제를 가르칠 때 주의할 점


첫 번째는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하는 자기 역할에는 용돈으로 보상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가족들을 위해 노력한 노동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급합니다. 아이 역할, 공부하기, 가방 싸기, 방 청소하기 등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 용돈을 지급하다 보면 용돈을 받고 싶으면 하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자기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알바도 부모를 대신해 아이가 일했을 때 대한 대가입니다. 예를 들면 아빠의 구두 닦기나 누군가의 수고로 가족 공동체에 이익이 가는 일을 말합니다. 설거지, 요리하기, 주방이나 거실, 화장실 등 공동의 장소를 청소하는 일, 분리수거 등입니다. 이것은 누군가의 수고로 가족이 누리는 편리함이지만 아빠나 엄마, 어른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누릴 수 없는 ‘노동’의 산물입니다. 가족 구성원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인한 기쁨이 있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용돈 기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자. 용돈 기입장은 어른으로 치면 가계부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어른이 몇 %나 될까요? 경제교육을 한다는 차원에서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는 가정이 많은데, 당연히 쓰면 좋겠지만 쓰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아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요즘은 용돈 관리 앱도 있으니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합니다. 필요하다면 간단히 한 달에 수입, 지출, 투자, 나눔 정도로 전체 금액을 적거나, 일기장 하단에 수입, 지출을 간단히 메모하는 정도로 하더라도 수입과 지출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통장에 메모하는 형식도 간단하면서 아이가 해 보기 좋은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용돈을 벌기 위해 ‘일 창출’에 대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냈다면 전폭적인 칭찬과 인센티브를 줍니다. 아이가 집에서 용돈을 벌 수 있도록 했던 여러 가지 놀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레스토랑 놀이, 요리하기(호떡 한 장 천 원입니다), 세차하기 등 입니다. 세차는 자동 세차 시스템을 이용한다 해도 최소 3,000원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아이가 세차했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급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일거리를 만들고 아이가 용돈을 버는 일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다면, 보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가족에게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아이의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는 멋진 일로 확장됩니다. 

예)『우리 아이 기초공사』 정은진 작가의 가정에도 창업하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저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서 고3 졸업할 때까지 모은 돈의 두 배를 성인식 선물로 주겠다고 했더니 한 아이는 용돈을 벌겠다고 집에서 가게 1탄 <윤스 김밥>을 오픈하더니 가게 2탄으로 <윤스 토스트>를 만들어 팔겠다며 포스터도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까요? 메뉴도 메인메뉴와 출시 메뉴, 추가 메뉴로 치즈와 소스, 음료, 간식까지 꼼꼼히 적어놓았습니다. 미래에 훌륭한 경제 전문가가 될 떡잎입니다.







Q. 용돈을 3년간 모아서 미국 왕복 항공권을 사게 된 계기와 과정


친구들과 역사 스터디를 했는데, 그중 한 아이의 아버지가 주재원 발령을 받아 미국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서로 헤어지며 꼭 미국으로 놀러 오라고 했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정말 가고 싶다는 꿈을 갖기 시작했고, 뉴욕 통장을 만들어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모으는 아이를 보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100만 원을 모으면 미국 여행을 가자고 했습니다. 큰아이가 12~15살이었는데 당시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기에 모든 물건은 부모와 함께 마트를 가야 살 수 있었습니다. 물건을 살 일이 없으니 용돈을 아주 적게 주었습니다. 2년을 모았지만, 절반밖에 모으지 못해 포기하려던 순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고이 간직하던 새 달러를 편지와 함께 미국에 가면 아이스크림 사 먹으라고 주셨습니다. 이런 응원에 포기할 수가 없어 더 열심히 모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받은 달러는 쓸 수가 없어서 아직도 기념으로 갖고 있습니다.




Q. 아들이 용돈을 모아서 트럼펫을 산 계기와 과정


미국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목적을 이루고 나니 다시금 돈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다 할 목적은 없었기에, 다음 여행할 곳을 찾는 엄마와 달리 아들은 학교에서 트럼펫을 배웠는데 너무 재밌어했고, 연습하고 싶어 악기를 빌려와 주말에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더는 학교에서 트럼펫을 할 수 없게 되자 트럼펫을 사고 싶다는 목적이 생겼고, 가격을 알아보고 모니터 하던 중 아이가 모은 돈에 맞게 트럼펫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연주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악보를 찾아 혼자 연습합니다. 연주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하는 기특함에 1만 점을 주고 싶습니다.


Q. 디지털 화폐 시대에 실물경제가 필요할까요?


돈을 모으는 습관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돈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과정을 경험해야만 확고해집니다. 동전과 지폐를 하나씩 모으는 일은 그곳에서 돈을 느끼는 오감이 발동됩니다. 즉 돈의 냄새, 돈의 양을 눈으로 보는 것, 돈을 손으로 만지는 느낌, 동전을 저금통에 넣을 때 들리는 땡그랑 소리, 아이가 모은 돈으로 사 먹는 간식의 맛까지… 아이의 5 감각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인지하는 이 모든 과정은 전자화폐의 거래로 느낄 수 없는 실물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추상적인 개념이 발달하는 시기는 피아제 인지발달 이론에서 형식적 조작 기인 청소년기에 형성됩니다. 현실 상황에는 없는 여러 가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중학교 전후입니다. 현실에는 없는 개념도 상상하고 그려 볼 수 있는 능력을 이때야 비로소 갖추게 됩니다. 인지 발달이론을 무시한 경제교육은 부작용이 생기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피아노를 치기 위해서는 손가락 근육이 발달되어야 건반을 제대로 눌러 연주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근육이 발달되기도 전부터 피아노를 가르친다면 당연히 시간을 길게 봐야 합니다.










Q. 나누기 저금통이 왜 필요한가요?


코로나19 시대를 살아오면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격차가 커지면서 하늘과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땅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하늘을 올라갈 수 없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모아놓은 종잣돈이 있어야 합니다. 돈을 모으면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정말 너무 없거나, 의지를 갖는 것조차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하겠지만 결국 세계는 하나입니다. 서로 뒤엉켜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스치고 지나는 사람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지 홀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내 아이도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친척이나 지인들이 용돈을 주고 응원해 주니 자신감이 생겨 더 열심히 하고 믿음이 가도록 행동을 했습니다.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함께 걸어가며 아름다운 세상 만들 수 있도록 이모, 삼촌이 되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Q. 아이에게 주식투자를 가르치는 방법


요즘은 미성년자도 주식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식을 해 봐서 알지만, 주식이라는 것이 돈만 넣는다고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경제, 정치까지 세계가 돌아가는 정황도 알아야 하고, 주식시장에 수시로 들어가 모니터 해야 합니다.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에 학생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주식 열풍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장기간 묶어두는 ETF 상품이나 운용사에서 관리해 주는 펀드를 추천합니다. ETF 상품은 여러 종목을 (보통 10개) 묶어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요즘은 운용사뿐만 아니라 은행에서도 상품을 기획해 팔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원금 손실이 있으니 미래가치를 따져보고 가입해야 합니다. 부모가 물려준 큰돈을 꼭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용돈을 모아서도 충분히 해 볼 수 있습니다.











Q. 아이에게 주식투자를 가르칠 때와 용돈을 가르칠 때 무엇이 다른가요?


주식이나 펀드의 수익률이 은행 이자보다 더 높아서 올해 여름 조금씩 모으던 적금을 해지하고 ETF에 투자했습니다. 아이와 직접 은행을 방문해 증권계좌를 만들고 은행 직원의 설명을 꼼꼼히 들었습니다. 만들 때는 힘들다고 하더니 핸드폰 알림으로 꼬박꼬박 수익률을 받아보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월 말이면 얼마나 수익이 났을지 기대하며 그날을 기다립니다. 수익 알림 한도를 10%로 했는데 얼마 전 월 말이 되지 않았는데도 10%가 되었다고 알람이 왔습니다. 주식이 올랐다고 가족에게 자랑하더군요. 그만큼 아이들도 자신의 용돈에 수익이 생긴다는 것을 관심 있어 했습니다. 용돈을 모을 때는 나누어 차곡차곡 모으기만 하면 되니 입금하는 것 외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주식이나 펀드 투자는 시장 경제에 관심을 두고 사회 변화를 빠르게 이해하며, 모아둔 용돈을 더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용돈이 생기면 명품 신발이나 옷을 사는 일에 관심 갖는 아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Q. 용돈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가르치고 싶은 것


첫째는 아이에게 돈에 대해 올바른 사고를 갖게 하고 싶습다. 돈이란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으면 힘든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해 제대로 알고 내가 가진 것에서 올바른 소비를 하며 돈을 다스리게 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모으기, 쓰기, 나누기로 구분하여 돈에 대한 관리가 체득되어 경제 감수성이 키워지고, 경제 근육을 탄탄히 하고자 했습니다. 돈을 벌기 시작하는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를 가르친다는 건 이미 늦었다고 봅니다.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 아이는 사기가 난무한 사회에서 아무 준비 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개로 구분하여 관리함으로써 내가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꿈꾸는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 답은 이 안에 있습니다.




Q. 구독자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삶의 지혜를 구하고자 할 때 늘 달란트 비유를 생각합니다. 돈을 관리할 수 있어야 내게 기회가 오는 것입니다. 주인이 타지를 떠나면서 첫 번째 사람에게는 금 5달란트를, 두 번째 사람에게는 2달란트, 세 번째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습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두 달란트 받은 자도 그같이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으나 한 달란트 받은 자는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결산하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종에게는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일컬으며 잘했노라 칭찬을 하고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고 그대로 가져온 종에게는 게으른 종이라 야단치며 심지 않고 거두려 했냐고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고 말합니다. 


필자는 돈을 대할 때나, 재능을 대할 때나, 텃밭을 가꿀 때도 이 성경 비유를 거울처럼 내 마음에 비추어본니다. 재능은 사용하지 않고 묻어두면 녹슬고 무뎌진 칼과 같이 됩니다. 돈도 마찬가지로 은행에 그대로 묻어두고 있으면 저금리 시대에는 이자조차 받기 어렵습니다. 땅은 어떤가? 씨앗을 심거나 가꾸지 않으면 잡초만 무성할 뿐 아무것도 열매를 거둘 수 없습니다.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은 꾸었으되 투자도 하지 않고, 갈고닦는 경험도 없고, 이루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꿈을 꾸었다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투자와 경험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만큼 꿈을 이루거나 원하는 삶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즉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용돈 교육은 필수조건입니다. 모으기, 쓰기, 나누기 세 개의 저금통을 실천하며 원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일은 부모인 내가 성공한 것보다 몇십 배, 아니 몇천 배는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 고경애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

돈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돈에 대해 설명하기 I 고경애 1부
https://youtu.be/ZCFZVsugs08


돈 교육 이렇게 하니 아이가 미국갔어요 I 고경애 2부
https://youtu.be/feK_85kXciE


디지털시대일수록 실물 화폐를 가지고 돈교육을 해야하는 이유 I 고경애 3부
https://youtu.be/H6uzUHnR9os


아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반드시 시켜야하는 교육 I 고경애
https://youtu.be/RhJ9jOgoY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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