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팔 필라테스] 13. 고문기구 그리고 근육의 떨림

by 카멜레온

고문기구


눈이 부셔 새벽에 깼다. 불을 켜고 잠들었기 때문이다. 가끔 침대에 누운채 형광등이나 램프를 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 에어컨 작동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아직 그런 기능을 모르는걸까. 운동이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기절했다. 불을 끌 힘도 없었다. 고문기구가 따로 없었다.


근육의 떨림


내 하체가 튼튼한줄 알았는데 고문기구 앞에서는 종이처럼 힘이 없었다. 1) 선 채로 그리고 2) 누운 채로 허벅지 근육을 단련했다. 1) 리포머를 뒤로 밀고 앞쪽 바닥에 선다. 리포머를 당겨와 한 다리를 굽혀 리포머에 걸친다. 내뱉는 호흡과 함께 리포머를 뒤로 민다. 잠깐 들이마시고 다시 내뱉는 호흡으로 리포머를 앞으로 당긴다. 서있는 한 쪽 다리와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첫 세트는 양손을 골반 위에, 둘째 세트는 양 팔을 앞으로 나란히 해서 리포머를 밀 때 뒤쪽으로 뻗고 당겨올 때 다시 앞쪽에 둔다. 이것만으로 충분했으나 이제 2) 누운 운동 차례다. 스프링을 1개 걸고 다리를 접어 리포머 줄을 발바닥에 걸어둔다. 한 다리로 스프링의 탄성을 이기며 다리를 뻗는다. 앞으로, 옆으로 등을 돌려가며 다리를 뻗는데 내 하체 근육이 이렇게까지 떨린 적이 없었던 듯하다. 강사 표정은 온화하고 말투는 나긋나긋하지만 운동은 최강이다. 이 강사 수업을 계속 들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사십팔 필라테스] 12. 엎드려, 옆으로 나는 수퍼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