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멜레온 Mar 29. 2023

[설레는 시 필사] 11. 퇴근, 전영관


퇴근


생활의 의문이란

바람에게 행선지를 묻는 일

연애도 안부도 없이 상스러운 거리에는

돌아보면 눈빛 깊어지는 사람들

하늘을 보지 않는 사람들


강이 먼 도시에 저녁이 오면 노을로 하루를 씻고

집에 돌아와 갓난쟁이의 맑은 이마에

순은의 별들이 피어나는 것을 보아라

생계의 고단함을

아내의 흐트러진 귀밑머리에서 찾아보아라


습관성 후회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 직후에 스치는 아쉬움

잔 욕심의 이복형제 같은 것들일 뿐이다

다친 손가락 같이

실수가 잦은 오늘을 견뎠으니 애썼다


능란한 바람도 모퉁이에 무릎 다치고

운다






* 의식적으로 하늘을 본다. 봄의 하늘이다.

** 퇴근하자. 오늘도 애썼다. 오늘을 견딘 여러분, 응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설레는 시 필사] 10. 외롭지 않기 위하여, 최승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