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생활의 의문이란
바람에게 행선지를 묻는 일
연애도 안부도 없이 상스러운 거리에는
돌아보면 눈빛 깊어지는 사람들
하늘을 보지 않는 사람들
강이 먼 도시에 저녁이 오면 노을로 하루를 씻고
집에 돌아와 갓난쟁이의 맑은 이마에
순은의 별들이 피어나는 것을 보아라
생계의 고단함을
아내의 흐트러진 귀밑머리에서 찾아보아라
습관성 후회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 직후에 스치는 아쉬움
잔 욕심의 이복형제 같은 것들일 뿐이다
다친 손가락 같이
실수가 잦은 오늘을 견뎠으니 애썼다
능란한 바람도 모퉁이에 무릎 다치고
운다
* 의식적으로 하늘을 본다. 봄의 하늘이다.
** 퇴근하자. 오늘도 애썼다. 오늘을 견딘 여러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