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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즈 ciriz Feb 13. 2019

‘위워크’에서 ‘오프화이트’가 컬렉션을 선보인 이유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에서 열린 하이엔드 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컬렉션

버질아블로가 이끄는 떠오르는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 ‘Off-White 오프화이트'는 영국의 편집샵 ‘MR PORTER 미스터포터’에서만 구매 가능한 단독 캡슐 컬렉션을 열었다.

*캡슐 컬렉션 : S/S(봄/여름), F/W(가을/겨울) 두 시즌으로 트렌드를 제시하던 기존 컬렉션과 달리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소규모로 발표하는 컬렉션

MR PORTER X Off-White의 단독 만남이다. 이 캡슐 컬렉션 컨셉은 ‘Modern Office 모던 오피스’로서, 19. 1/21-25까지 Wework 삼성역 지점에서 팝업 공간을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와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서울 삼성역 위워크 지점을 컬렉션의 팝업 장소로 단독 오픈했다는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이다. 왜 요즘 떠오르는 디자이너 브랜드 '오프화이트'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에서 캡슐 컬렉션 팝업을 열었을까?



1 위워크는 ‘모던 오피스’ 컨셉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장소

보통 하이엔드 브랜드의 컬렉션들은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래픽이나 스타일로 각 시즌 컨셉에 명확하게 반영한다. 예를 들면 오프화이트의 이번 캡슐 컬렉션 ‘모던 오피스’, 18FW컬렉션 ‘웨스트 빌리지’ 등 한 두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이름으로 컨셉 이름도 분명하게 네이밍한다.

이번 위워크에서 선보인 '모던 오피스’는 새로운 세대의 직장인에서 영감을 얻어 전통적이고 모던한 스포츠웨어를 재해석한 컬렉션이다.  


버질 아블로는 미스터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모던 오피스 영감의 배경에 대해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양복을 입은 직장인과 젊은 스케이터가 Lower East Side에 있는 공원에서 같이 어울려 놀고 있었습니다. 이질적인 두 세계가 우아하게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Off-White X MR PORTER 'Modern Office' collection by MR PORTER


모던 오피스는 젊은 스케이터들의 자유한 문화와 직장인들의 정형화된 문화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버질이 본 장면은 뉴욕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스케이트를 타는 개발자, 스톡홀름의 금요일 밤이면 디제잉을 하는 마케터, 파리의 주말을 드로잉 하는 세일즈매니저, 서울의 맥주 제조를 좋아하는 디자이너 등. 새로운 세대의 직장인들은 이제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직장인들이 일하는 지역을 서울에서 꼽으라면 강남, 종로, 성수, 홍대쯤으로 축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동네들을 서울이라는 지역이 아닌 한 지역으로 묶기는 어렵다. 오프화이트는 새로운 세대 직장인을 대표하는 장소로서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위워크는 스타트업들이 주로 애용하는 공유 오피스로서, 특성상 여러 지점으로 흩어져 있고 자유로우면서 혁신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오프화이트는 위워크의 브랜드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오프화이트 모던 오피스 컨셉을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위워크를 선택했다.



2 위워크를 통해 오프화이트의 컨셉 타겟층 공략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의 집결지는 압구정과 청담으로 추릴 수 있다. 오프화이트의 단독 프리스탠딩 매장의 경우도 럭셔리 브랜드들이 즐비한 청담 지역에서 2018년에 오픈했다. 브랜드의 상징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성격과 타겟층을 잘 알 수 있는 한 구심점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젊은 타겟을 대상으로 하는 오프화이트도 일반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위치해 있는 청담을 그들의 첫 무대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은 다르다. 이번 컬렉션의 제품은 온라인 채널 '미스터포터'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캡슐 팝업은 컬렉션 제품들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모던 오피스 컬렉션의 컨셉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타겟층에게 전달이 잘 될 만한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야만 했을 것이다.

자이언티, 최재혁, 죠 리 등이 'Modern Office' 컨셉 화보를 장식했다 by MR PORTER Instagram


오프화이트를 사랑하는 고객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를 이룬다. 이번 ‘모던 오피스' 컨셉의 새로운 세대 직장인들은 각자 자신의 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강남, 종로 등의 사무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캡슐 컬렉션의 출시는 평일에 청담 지역으로 따로 시간 내서 가지 않는 한 보기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은 삼성역 위워크에 오픈함으로써 모던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새로운 세대 직장인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삼성역 위워크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의 새로움으로 다가왔을 테고, 삼성역 위워크 근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오프화이트의 팝업공간을 손쉽게 볼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을 제공했다.


뜻밖의 장소에서 열리는 팝업 컬렉션은 오프화이트를 알지 못했던 잠재적 고객들에게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고, 브랜드의 타겟층에 강하게 어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3 위워크의 컬렉션 팝업은 긍정적인 콜라보레이션 효과 적용

온라인 쇼핑 검색 플랫폼인 리스트(Lyst)는 2018년 10월 5백만 명의 고객들의 검색과 온라인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2018년 3분기 인기 브랜드와 제품 검색 순위를 발표했다. 브랜드 ‘오프화이트'가 지난 3분기 가장 인기 있는 검색 순위 1위 브랜드에 올랐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올라올 수 있었던 큰 요인은 나이키와의 ‘Queen Collection’ 콜라보레이션도 한몫 더했다.

OFF WHITE x NikeCourt “Queen” Collection by nicekics.com

하이엔드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특색이 만나 새로운 신선함을 탄생시키기에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


패션 세계에서는 콜라보레이션을 애용한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도 하고, 덤으로 세일즈까지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핫한 브랜드 중 하나인 오프화이트도 온라인 유통 강자 미스터포터와의 만남으로 새로운 형식의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위워크에서의 팝업 컬렉션은 오프화이트와 미스터포터 만남을 신선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스타트업의 공유 오피스의 기능만 갖고 있을 것 같은 ‘위워크’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패션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추구할 것 같은 ‘오프화이트’에도 의외성을 불어넣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위워크는 한층 세련된 이미지를 얻었고, 오프화이트는 브랜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산업군에 대한 열린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요즘 잘 나가는 패션 선두 브랜드 ‘오프화이트’에서 공유 오피스를 업으로 하는 위워크에서 패션 팝업 컬렉션을 열었다. 캡슐 컬렉션이라는 일시적이고 작은 시도였다.

온라인 쇼핑 검색 플랫폼인 리스트(Lyst)에서 인기 검색어 2순위와 3순위를 얻은 구찌와 발렌시아가도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높은 소셜 미디어 활용으로 인기 순위에 오를 수 있었다. 오프화이트뿐 아니라 다수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새로운 채널,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더 돋보이게 할 선택을 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몰과의 단독 협업, 공유오피스에서의 프레젠테이션뿐 아니라 VR 같은 첨단 테크와의 새로운 만남도 기대해 보고 싶다.



Ref)

1) MR PORTER, http://www.ynap.com/

2)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 가장 인기 있는 검색 1위 브랜드 선정, www.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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