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첼로
설렘의 기대를 품고 시작한
첫 배움의 시간.
선생님의 친절한 이론적 설명과 함께
활을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보기에는 쉬워 보였는데,
모든 일이 그렇듯
뜨거움과 차가움은 본인만이 안다.
직접 경험해 보니,
활 잡는 것부터가 고난이다.
두 번째 손가락에 힘을 주고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은
그냥 가볍게 끝에 얹는 느낌으로.
엄지 손가락은 구부려서.
말은 정말 쉬운데,
내 몸에 붙어 있는 손가락들이
중학생이 반항하듯 좀처럼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다섯 손가락을 세 가지 힘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손가락을 누군가 잡고 있는 것처럼
아파왔다.
’활 잡는 것도 힘든데
연주는 대체 어떻게 하지?‘
첫술에 배가 부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활과 손이 한 팀이 되는 것이
원래 어려운 과정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찰나의 위안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활 잡는 습관이
잘못 굳혀지면 안 된다는 말씀은
흐트러지려고 하는
집중력을 다 잡아 줬다.
익숙하지 않음에 더 진한 아픔이 느껴졌던 것이겠지만,
활 잡기 몇십 분의 트레이닝만으로
세상의 모든 첼리스트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이 고통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자만이
달콤한 음악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나니.
팔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프고.
허리와 다리도 아픈 것 같다.
의외의 고통에 앞으로 호흡이 긴 연주는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얼마 동안의 활 잡기 연습 후
선 긋기도 하게 되었다.
우와, 현을 그으니 소리가 난다.
그래. 첼로는 원래 이런 소리였지?
신기함도 잠시.
활의 각도와 현이 최적의 위치에서
만나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난다.
사람 간의 관계가 그렇듯이
그 위치가 어긋나 버리면
서로를 거부하듯 거친 쇳소리가 난다.
쉑.
자신이 고귀한 존재임을 알려주듯,
앞으로의 어려움을 예고하듯,
묵직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목소리를
좀처럼 들려주지 않는다.
생각보다 콧대가 높다.
이렇게 온몸이 불편한 첫 수업을 하고 나니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음악인가? 체육인가?‘
그렇지만 그토록 바라던
첼로를 마음껏 어루만진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찼다.
다음은 음악 수업이었으면 좋겠다.